[오름이야기]장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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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장구목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7.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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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813m 비고:70m 둘레:2,104m 면적:227,978㎡ 형태:원추형

 장구목

별칭: 장고악(長鼓岳)

위치: 제주시 오라동 산 107번지

표고: 1,813m  비고:70m  둘레:2,104m 면적:227,978㎡ 형태:원추형  난이도:☆☆☆☆

 

 

제주도 오름을 통틀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며 장구를 닮은 데서 유래한 명칭.

 

관음사 코스를 이용하여 등반을 할 경우 용진각 대피소 자리 주변은 볼거리가 많이 있기로 유명하다. 화산체로 구분이 되는 곳만 해도 왕관릉을 시작으로 장구목과 삼각봉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곳들은 하나같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가 된 상태이다. 특히나 제주도 오름들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장구목은 오가는 도중에 눈앞에 그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면서, 험난한 산 체도 아니 건만 갈 수가 없기 때문에 그저 바라보는 것이 전부이다.

한라산 서북벽 앞을 시작으로 하여 장구목과 삼각봉으로 이어가는 루트는 오르미나 산꾼들에게는 로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두레왓(큰드레. 족은드레) 형제를 포함하는 여정이 된다면 이는 꿈의 라인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일찍이 숙원이자 바람이었는데  탐방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대단한 행운이 따랐던 셈이다.

현지 환경 및 생태 등을 조사하는 취재단에 합류하는 영광은 새벽을 열며 시작된 이후 늦은 오후까지 설렘으로 이어졌다. 장구목의 표고는 1,813m로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를 하지만 비고(高)는 70m 밖에 안 되며 제주도 오름들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모습이 마치 장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며 한자 표기를 빌어 장고악(長鼓岳)이라고도 한다.

삼각봉 근처에서 오를 수도 있으며 용진각 대피소 자리 부근을 통하여 등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무난한 루트는 역시 윗세오름을 거쳐 서북벽 앞을 지나는 과정인데 출입이 통제된 상태라 그저 꿈의 코스로만 여겨지고 있다. 겨울철 산악 훈련 장소로 많이 이용이 되며 관계처의 사전 허락을 받는 경우에 한해서 허용이 되고 있다.

 

-장구목 탐방기-

이른 시간에 어리목 휴게소를 출발을 한 후 윗세오름 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는 평소 통행이 없는 길을 따라 장구목을 향한 진행을 시작했다. 부악도 아침을 맞고 있었다. 검게 비치는 모습에서 영롱함과 늠름함을 느낄 수 있고 그 위엄과 자태 또한 최고봉의 입지를 자랑하기에 너무 충분했다.

남벽분기점으로 이어지는 데크를 따라가다가 마침내 정상 등반로인 옛길로 넘어섰는데, 이른 시간이라 오가는 사람들이 없어서 눈치 볼 필요가 없이 편안하게 들어섰다. 대원 모두의 배낭에는 출입 허가를 알리는 피켓이 매달렸지만 이왕이면 조용한 진행이 낫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전에 이 루트를 통하여 정상 등반을 하였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새삼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돌멩이로 길의 영역을 표시했고 흙길과 돌길이 대부분이었던 곳에는 오랜 휴식년제로 인하여 식물들이 차지를 하고 있었다. 이 일대는 동북아 생물 다양성 연구소에서 조릿대 관리 방법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나는 동안에 주변을 살피니 어린 구상나무를 비롯하여 시로미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나 해발 1,800m 주변인데도 쑥부쟁이의 모습이 보이면서 식생의 회복이 잘 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북벽 가까이로 이어지는 옛 탐방로는 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능선까지는 가능한 한 빨리 오르자는 대원들과의 논의를 따라 숨 가쁘게 진행을 했다. 지나온 옛길인 탐방로는 그 윤곽이 너무 뚜렷하여 과거 이곳으로 정상을 올랐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서북벽 아래로는 깊은 골짜기를 이루고 있고 이곳으로부터 이어지는 계곡은 이후 윗세오름 아래쪽의 웃막은다리 계곡을 거쳐 Y 계곡으로 연결이 된다.  탐방로로 이용이 되는 산 체는 오름으로 지정이 되지는 않았지만 크고 넓은 등성과 능선으로 이뤄져 있었다. 자체 폭발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한라산이 폭발할 당시에 흐르던 쇄설물 등이 모여서 산 체를 만든 것으로 추측이 되었다.

능선의 트인 공간으로 바라보니 장구목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탐라계곡으로 길게 이어지는 모습을 제법 멀리까지 확인이 되었다. 심하게  바람이 불었지만 절벽처럼  급경사를 이룬 근처까지 조심스럽게 다가가 풍경 놀이를 했다. 다라도 뭔가 달랐고 확실한 절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처음 보는 광경인데다 예상을 넘어선 모습이라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등산로를 기준으로 구분을 한다면 어리목 코스는 Y 계곡 옆을 따라 오르게 되고, 관음사 코스는 탐라계곡 옆을 지나면서 진행을 하게 된다. 따라서 왕관릉은 탐라계곡의 동쪽에 위치하며 장구목과 삼각봉은 서쪽 편에 있다. 이 모습은 정상 등반을 통하여 오갈 때 양쪽의 모습을 쉽고 뚜렷하게 볼 수가 있다.

장구목에 채 도착이 되기 전에 왕관릉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깊고 급하게 이뤄진 경사면을 사이에 두고 장구목과 왕관릉이 서로 마주한 채 있고 그 아래쪽의 경계는 탐라계곡이  맡고 있으며 주변으로 등반로가 있다. 

 

처음으로 발을 디디는 장소. 급하게 이뤄진 경사면은 보는 내내 긴장을 멈추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면서도 열린 풍경은 한눈을 팔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우쭐거렸다. 장구목의 남쪽은 유난히도 조릿대들이 빽빽하게 자생하고 있었다. 키가 작은 모습인 것을 감안하면 바닥 속 등 환경의 조건이 안 좋을 텐데 이들이 산 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었으니 다른 식물들이 진입할 여력이 안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왕관릉 아래로 용진각 대피소 자리가 보이고 다리도 선명하고 오가는 사람들도 식별이 되었다. 늘 올려다보던 장구목인지라 이번에는 내려다보는 상황이니까 기분이 묘할 수밖에 없었다. 조릿대만이 빽빽하게 들어선 등성의 중심부에 비교적 평평한 공간이 있었는데 관계처의 사전 허락을 받고 겨울철 산악 훈련 장소로 이용이 되는 곳이기에 캠프는 이곳을 거점으로 할 것이라는 짐작이 들었다.

바로 그 요지에는 고 고상돈 케른인 돌탑이 쌓아져 있었다. 제주 산악인들은 당시 매킨리 원정대 훈련의 주 무대였던 장구목에 고상돈 케른을 만들어 그를 기리고 있다. 또한 히말라야 등 원정 이전에 이곳에서 훈련을 한 뒤 떠날 때 돌을 얹히며 성공을 위한 다짐을 한다. 

심하게 바람이 불어댔지만 우린 그 공간 한쪽을 차지하였다. 털썩 주저앉은 채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그 자리를 살폈다. 수많은 산악인들이 이곳을 다녀갔고 앞으로도 겨울 동안 훈련 장소로 이용하게 되는 곳. 그리고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이제 삼각봉과 큰드레(두레왓)를 거치는 과정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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