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정월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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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정월오름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07.31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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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106.2m 비고:56m 둘레:1,645m 면적:192,446㎡ 형태:복합형

 정월오름

별칭: 정월이. 정오름. 정월악(正月岳). 당오름

위치: 한림읍 금능리 565-61번지

표고: 106.2m  비고:56m  둘레:1,645m 면적:192,446㎡ 형태:복합형  난이도:☆☆☆

 

 

개간이 이뤄진 알오름의 분화구와 치부까지 묘지로 변하여 망자들의 넋을 달래는 정월이...

 

화산체의 모양새를 두고서 정월 보름달처럼 환하게 생겼다고 해서 정월오름이나 정월이(正月伊)로 부른다. 정월이의 동쪽에는 망오름(느지리오름)이 있고 서북쪽에는 금능리가 자리하고 있다. 이런 위치와 관련해서 소재지인 금능리와 정오(正午) 방향에 위치해서 정오오름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유래에도 정월이의 확실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고 뜻 역시 구전의 정도가 애매하다.

과거의 모습과 일대를 그려보면 복잡하게 얽힌 산 체를 떠올릴 수 있는데 묘지와 농지를 비롯하여 소로가 생겨난 지금 그 상황은 더하다. 소로가 만들어진 곳을 기준으로 건너편에는 알오름이 있으며 이 산 체는 정월이의 줄기가 아닌 별도의 독립형 화산체이다. 이 알오름에는 과거 무속신앙의 당이 있었다고 해서 이런 연유로 알오름 외에 당오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전반적인 조망권이 좋은 때문에 경방 초소도 이 당오름 정상에 있으며 정월이와 더불어 명당으로 여겨왔다.  

일찍이 묘 터로 좋다고 알려져서 화구의 사면과 기슭의 대부분은 가족 공동묘지와 개인 묘지로 조성되어 있다. 알오름 북서쪽으로 향한 커다랗고 둥근 형태의 말굽형 굼부리를 지니고 있으나 화구 역시 개간이 되어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다. 구전되는 내용에 의하면 화구 안쪽에서 물이 솟아나서 방목하는 마소들의 음용수로 사용을 하였다고 전하고 있으나 지금은 그 흔적이 사라진 상태이다.

비탈면 전체가 해송을 비롯하여 보리수나무와 가시나무 등 여러 종류의 잡목으로 우거진 숲이었으나 일부는 묘지 조성을 인하여 훼손이 되기도 했다.  화구의 일부는 경작지로 내어주고 기슭과 등성은 망자들의 한을 달래주고 넋을 기리는 묘지로 변했으니 정월이의 운명은 완전히 바뀐 셈이다. 

금능 농공단지 입구에서 금능리 방향으로 조금 들어가서 좌측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진입하면 오를 수 있다. 소로를 기준으로 좌측에 당(알)오름이 있으며 정월이는 우측 방향이 된다. 경방 초소가 말해주듯 해안과 일대를 전망하기에는 알오름이 좋기 때문에 진행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월오름 탐방기-

소로의 갈림길에서 당오름으로 먼저 올라가는 것을 순서로 여기는 것이 좋다. 맞은편으로 정월이의 등성 한 부분이 보이며 입구에는 물탱크가 있다. 사유지인 탓에 이미 가족공동묘지로 변한 당오름의 기슭은 비석과 묘들이 즐비하게 이어져 있었다.  아직 정상부까지 오르지 않았건만 동쪽으로 느지리(망오름)가 보였다. 한림읍 권역에서는 그래도 유명세를 치르는 오름이며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갖춰진 오름이다.

느지리에 올라서면 정월이와 당오름을 한눈에 볼 수가 있겠지만 이곳에서도 느지리의 북사면을 뚜렷하게 볼 수가 있었다. 해안 방향으로는 비양도가 보였는데 경방 초소가 정월이가 아닌 당오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대를 살피기 좋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과거에는 숲이 우거진 모습과 바다 풍경만 보였는데 변화와 발전의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월이의 서쪽으로는 널개(판포)오름이 보였는데 해안과 가까운 오름이지만 나름 산 체의 균형이 잘 나타나 보였다. 더도 덜도 없이 당오름의 인증은 초소가 있는 지점이 끝이기에 정월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다시 갈림길로 따라갔다. 시멘트로 포장이 된 소로 옆으로는 곱게 단장한 가족 공동묘지가 있고 이곳 옆을 따라 정월이 정면을 시작으로 건너편까지 화구를 두고서 빙 둘러 이어져 있다.

이곳에서 봐도 넓이나 화구의 크기가 짐작이 되었다.  정월이를 만나는 루트는 여러 갈래이지만 소로를 통하여 안쪽으로 진입을 했다, 비포장길이지만 차령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넓이이며 농사용 차량은 물론이고 장례를 치르는 차량들도 이용을 하는 만큼 꽤나 넓은 폭이었다. 들어가다가 화구 자리에 농사를 짓는 모습이 관찰되었는데 굼부리는 경계가 있고 소유주들도 다르며 끝까지 들어가면 그 자체가 분화구이다.

 

그런 만큼 어느 면에서 봐도 화산체의 굼부리로 여기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등성의 안쪽 기슭은 온통 묘들이 차지를 하였고 드문드문 해송들이 자라는 모습이 보이고 정상의 비고(高)점을 찾기 위하여 허리를 지나는 동안에도 공동묘지를 통과하게 되었다. 마침 벌초시기가 막 지나는 즈음이라 진입하기에는 수월한 편이었는데 딱히 정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눈짐작으로 높음을 거론할만한 곳에 올랐다. ​

차라리 봉우리가 있으면 그곳에 선 채로 외부를 전망하련만 이렇다 할 장소가 없었기에 그저 산 체의 안쪽을 빙 둘러 바라보는 것으로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 벌초를 마친 묘지들인지라 확연하게 식별이 되었는데 산담을 두른 곳도 있고 그냥 봉분만 있는 곳도 있었다. 자신의 치부까지 망자들의 넋을 기리는 곳으로 내어준 정월오름임을 생각하면 차라리 정월이(伊)라는 게 어울릴 것 같았고 착하고 너그러운 성품의 정월이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당으로 알려졌고 묘지 터로 좋다고 여긴 조상들은 정월이 품에 선조를 맡기기에 선택의 여부가 없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돌아 나온 후 다시 원점을 향하여 가다가 멈추고서 당오름을 바라봤다. 당이 있던 자리가 어디인지 알 수는 없으나 명당을 운운하기에 적합했을 것 같고, 명칭 역시 정월오름의 알오름보다는 당당하게 당오름이라 불러도 될 법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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