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마꽃 향기가
불현듯이 진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쳐 고개를 돌려보았더니 그곳에 마꽃이 피었더군요.
마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지요.
자줏빛 감도는 줄기에 매달린 잎 곁으로 길쭉하게 솟아올라온 꽃차례마다 하얀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참, 마는 암수딴그루입니다.
사진의 꽃은 수꽃차례이지요.
수꽃차례는 곧게 서고 암꽃차례는 밑으로 쳐집니다.
그런데 참 묘한 일입니다.
작은 꽃들을 들여다보면 활짝 벌어진 꽃들이 없는데 향기가 그리 진하니 말입니다.
마꽃 앞을 서성이다 자연스레 마줄기가 휘어감은 나무의 잎에 관심이 옮겨갔습니다.
거친 잎을 가진 나무가 열매를 매달고 있더군요.
참개암나무입니다.
3월 나뭇잎을 돋아내기도 전에 길쭉한 꽃차례를 늘어뜨리며 바람에 흩날리던 참개암나무가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열매는 뿔 모양의 총포에 싸여있는데 그 겉에 아주 거친 털이 밀생하여 가벼이 생각하고 건드렸다가는 다치기 십상입니다.
문득 가을에 열매가 익어 떨어지면 누가 제일 좋아할지 궁금해지는군요.
참개암나무를 휘어감은 마가 피워낸 꽃향기가 참개암나무 열매를 감싸고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