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벼 이삭이 익어가듯~조록나무
늘 푸른 상록수가 줄지어 서 있는 교목원에
제주상사화가 예쁘게 꽃봉오리를 터뜨렸습니다
꽃과 잎이 다른 계절에 피고 돋아나
잎과 꽃이 서로 만날 수 없는 애처로운 사연을 안고 피어난 꽃이지요
그 곁에 서 있는 조록나무는
그 슬픈 사연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그저 예쁘다고 가느다란 가지를 살랑대며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벼 이삭이 익어 가듯
자잘한 열매를 갈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조록나무는
제주도와 완도 등 따뜻한 섬지방에 주로 자라는 조록나무과 이지요
녹나무과 참나무과 등 상록수가 많이 살아가는
산기슭이나 저지대 숲속에서 흔하게 볼수 있습니다
조록나무 Distylium racemosum Siebold &Zucc.
줄기는 교목 또는 관목으로 자라며
수피는 적갈색을 띱니다
어긋나기로 달리는 도톰한 잎은
타원형 또는 좁은 거꿀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광택이 흐르는 초록잎에 충영(벌레집)을 만들어 놓았네요
꽃은 4~5월 잎겨드랑이에서 수꽃양성화 한그루로
꽃부리없이 붉은 꽃받침으로만 구성된 작은 꽃이 피어 납니다
열매는 삭과로 단단하며 9~10월에 익습니다
벼 이삭처럼 줄줄이 메달려 익어가는 열매~
제주에서는 자루를 조롱이라고 하는데
잎에 생긴 충영(벌레혹)이 조롱이 달린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조롱낭이라고 불리어 지기도 합니다
벼 이삭이 익어 가듯 풍성하게 달린 열매를 보니
벌써 가을이 곁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