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보랏빛 구슬을 보았지
빨갛게 익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가막살나무를 지나 휘어진 길을 따라 걷다보면 생각지 않았던 무엇인가가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마침 그 길을 휘돌아 가는데 키가 그리 크지 않은 나무의 가지들이 인사를 하듯이 낭창 휘어져 살랑거리더군요.
사실 단풍이 들 듯 말 듯 애매한 모습의 나무를 무심코 지나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나뭇잎 밑으로 보라색 동그란 열매들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자그마한 열매들이 그늘 아래서도 영롱하게 반짝이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지요.
작살나무 열매가 보랏빛으로 익어갑니다.
작살나무는 높이 2-3m정도 자라는 낙엽활엽관목입니다.
꽃은 7-8월에 연한 보라색으로 피고, 열매는 10월에 보라색으로 익습니다.
열매의 빛깔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꽃의 모양과 빛깔 또한 아름답지요.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나무의 이름입니다.
가지가 서로 마주보고 달렸으면서 특성이 굵고 단단하여 예전에는 고기를 잡을 때 쓰는 작살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살나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지요.
줄기는 작살 외에도 연장의 자루나 지팡이, 젓가락, 양산자루 등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아, 작살나무 너머에서는 벌써 사람주나무가 붉게 물들어 있었네요.
사람주나무 곁에 서있는 아그배나무 또한 물들임에 동참을 하는군요.
산책로가 곱게 물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