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가문이오름(가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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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가문이오름(가시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0.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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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 496.2m 비고:106m 둘레:1,951m 면적:116,176㎡ 형태:말굽형

 가문이오름(가시리)

별칭 : 가믄이. 거믄오름. 거문오름. 흑악(黑岳)

위치 : 표선면 가시리 산 158-2번지

표고 : 496.2m  비고:106m  둘레:1,951m  면적:116,176㎡  형태:말굽형  난이도:☆☆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검게 보인다고 하여 가문(거문)오름이라 하였고 이는 제주 방언(검은)이다. 또한 고조선 때부터 나오는 검. 감. 곰. 굼에서 검을 뜻하는 신(神)을 지칭했다는 견해도 있다. 한자로 흑악(黑岳)이라 표기하며 거문오름이라고도 하나 잘 부르지는 않는다. 

남조로변 붉은오름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오름으로 서쪽으로는 구두리오름, 동쪽은 쳇망 오름과 이웃해 있다. 산 체는 남서쪽으로 얕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으나 침식이 된지 오래되었으며 자연림이 무성하여 식별이 어려운 상태이다.

정상에는 깊이 팬 화구가 있고 그 안에 솟은 작은 봉우리와 용암이 흘러나가며 만든 말굽형 화구의 형태가 나타난다. 오름 중턱까지는 해송과 삼나무가 조림되어 숲을 이루며 정상부에도 낙엽수림 등 여러 잡목들이 우거져 있다.

울창한 숲을 볼 수가 있듯 오름 명칭이 그런 것처럼 환경적인 입지를 이해할 수가 있다. 동사면 기슭의 일부는 삼나무와 잡목들이 우거져 있으며 그 아래로는 자연산 양애(양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은 광경이다.

 

 남조로 붉은오름 못 미쳐서 건너편에 진입로가 있으며, 5분 정도 들어오면 우측으로 안내판과 초입지가 있다. 물론 더 안으로 들어가서 다른 곳을 초입으로 할 수도 있지만 탐방로 정비가 안 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주변 몇 곳에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어느 곳을 초입으로 하던지 사람이 다닌 흔적을 따라가면 되고, 탐방로 주변에는 페트병이나 리본, 끈 등이 매달려 있어 참고하면 된다. 주변을 연계할 경우는 구두리오름나 쳇망오름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건너편 방향의 붉은오름도 포함이 된다. 

오름으로서의 깊고 그윽한 맛이나 탐방의 묘미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와 비례적으로 초자연적인 수림 속을 찾는 느낌이 든다. 여러 환경적인 요소를 감안한다면 하절기보다는 계절을 달리하는 것이 무난한 편이다.

어떻게 본다면 서쪽 편 진입로에서 구두리오름을 오른 후 가문이도 함께 탐방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하절기 숲 안은 수풀들이 좁은 길목을 덮고 있어서 여간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한편. 구좌 권역의 송당리 성불오름 서쪽에도 동명의 오름이 있으나 명칭의 어원은 다르게 전해지고 있다. 

 

  -가문이오름 탐방기-

도로변에서 진입 후 소로를 따라가다 보니 표고버섯 재배 현장이 나왔다. 종균 배양의 모습이 가까이에 보이고 범위가 넓은 곳으로 봐서 기후나 습도, 일조량 등이 적합한 곳인 것 같았다. 기슭 아래에 도착을 하고 입구에 들어서니 조릿대가 빽빽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친환경 매트까지는 아닐지라도 타이어 매트라도 깔렸으면 좋으련만 한발씩 내딛는 자체가 버겁기만 했다.

차라리 원시림이나 초자연적인 숲속을 간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부분적으로는 자연의 흙길이 노출된 곳도 지만 지나는 옆으로 허리 높이를 넘어서는 수림들이 있어서 불편함은 마찬가지였다. 숲으로 가려져 햇볕이 덜 들어오는 때문인지 한쪽에는 상산나무의 일부가 푸른빛을 간직하고 진한 향을 발산하고 있었다.

햇볕이 들어오는 곳의 상산나무 향은 더 그윽하게 풍겨오면서 응원을 해줬다.  울창한 낙엽수림들이 가로막고 있으며 그나마 화구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푸름으로 다 채워져 있었다. 이윽고 정상 주변에 도착을 했는데 남서쪽으로 침식이 되어 낮은 말굽형 화구로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정상 능선을 따라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울창한 낙엽수림들이 가로 막고 있었고 그나마 화구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푸름으로 빽빽하게 다 메워져 있었다.  여름에 선택할 오름이 아닌 줄 알면서도... 올라오면서 두 번이나 유혈목이를 만났다. 햇살이 비치는 공간을 택해서 '선텐'을 하는 녀석과 지나는 길 앞에서 유유히 사라지는 놈이었다.

예상을 했지만 세 번 만나고 싶지는 않았고 더 이상의 전진은 무리라는 생각에 부끄러운 발길을 돌렸다. 방향을 달리했는데 아예 길의 흔적을 덮어버린 황모시와 잡풀들이 있어 내려가는데도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햇볕이 덜 들어오는 곳이라 바닥은 습하고 미끄러운 데다가 꼬물 데는 녀석이 금방이라도 다시 출몰을 할 것 같아서 긴장이 되었다 결국 다른 편 진입로로 나오는데 돌담들이 보였다.

주변에 잣성들이 있는 것을 감안 한다면 아마도 이곳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짐작이 들었다. 그 옛날 테우리들이 넘나들면서 마(馬)목장을 지켰던 하나의 경계이기도 했다. 이윽고 길게 느껴졌던 숲을 빠져나오고 비로소 길게 심호흡을 했다. 물론 원래 예정했던 코스나 길은 아니었다.

청명한 하늘과 드넓은 목장 그리고 맑은 공기가 있어 잠시 동안의 고달픈(!) 순간을 다 잊게 해줬다. 앞쪽으로 구두리오름이 보이면서 끊임없는 유혹을 해왔지만 다음으로 미뤘다. 결국..... 이어지는 걸음은 목장을 지나 한진 퓨어워터 공장으로 침투를 하는 장거리 코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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