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가을이 깃든 연못

               

 

 

한라산 꼭대기를 가리며 느리게 흘러가던 구름이 살짝 아주 살짝 정상을 보여주려 합니다.

커다랗게 무리를 지은 구름떼가 몰려다니지만 파란 가을하늘 빛을 가리지는 못하는군요.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가을빛을 담으려 찰칵 카메라 셔터를 눌러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연못 가장자리에서 흰뺨검둥오리 한 무리가 혼비백산 날아오릅니다.

셔터 소리가 조용한 연못가에 돌을 던진 꼴이 되어버렸지요.

 

 

 

 

억새가 하늘거리는 연못 가장자리를 따라 걷다보면 주변에서 재잘재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잔잔한 멜로디로 들려옵니다.

아무래도 가을숲에는 새들에게 먹을거리가 많으니 그 지저귐이 흥겨울 수밖에 없지요.

괜스레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침 억새 사이에는 붉은 열매를 매달고 있는 윤노리나무가 보이더군요.

 

 

 

 

열매가 맛깔스럽게 생겼습니다.

 

 

 

 

연못 가장자리를 따라 휘이 한 바퀴 돌다보니 물 위에서 단풍드는 수련과 순채 잎들이 새로워 보이더군요.

사실 그 사이에 흰뺨검둥오리 몇 마리가 고요히 떠 있었습니다.

 

 

 

 

이 때다 싶어 찰칵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새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날아가 버리더군요.

푸드득 철퍽 푸드득 아주 짧은 시간 커다란 요란함을 남기며 흰뺨검둥오리들이 떠나버리니 연못에는 다시 고요함이 찾아 들었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