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거문오름(서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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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거문오름(서홍동)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1.29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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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홍동 추억의 숲길

 거문오름(서홍동)

별칭 : 거믄오름. 검은오름.

위치 : 서귀포시 서홍동

참고 : 서홍동 추억의 숲길  난이도:☆☆☆☆ 

 

 

검게 산봉우리처럼 솟았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나 자연 침식작용으로 인해서 심하게 변한.....

추억의 숲길은 서홍동 주민센터에서 기획을 하고 만든 한라산 옛길 탐방로이다. 제목부터 특별함을 알 수가 있다. 코스를 따라 진행을 하면서 보고 느끼는 자체가 원시적이며 자연미가 물씬 풍기는 숲길 탐방이다. 추억으로 가는 길은 깊은 숲과 계곡을 비롯하여 흙길과 작지왓 등을 경유하게 되는데 분위기와 현장감은 초자연적이다. 

이 추억의 숲길은 지난 2012년에 개장을 한 이후 꾸준히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안내표지 외에는 이렇다 할 인위적인 요소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현장이다. 산록도로(산록남로) 일대에는 기존의 한라산 둘레길과 함께 시오름, 살오름(미악산) 등을 탐방하기 위한 초입들이 있다.

이 인근에 힐링 여행지인 추억의 숲길 진입로가 있으며 지금은 여러 경로를 연계할 수도 있다. 총 연장 11km의 국유림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며, 산록남로(1115)~서홍동 숲길~한라산 둘레길(동백길)  등을 거쳐서 검은오름으로 이어지는 숲 탐방로이다. 이 숲 안은 실제 서귀포 서홍동의 선조들이 삶의 터전이었으며 세월을 달리한 지금은 역사와 추억의 현장인 셈이다.

다양한 생태보전의 현장과 함께 역사 유적지도 확인을 할 수 있는데 옛 집터와 몰(馬)방아뿐만 아니라, 통시(뒷간)와 사농바치(사냥꾼)터 등이 현장에 남아 있어 시간을 거슬러 옛 모습들을 관찰할 수가 있다. 6~7부 능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크게 위험하거나 심한 경사가 없어서 힘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숲 안쪽과 위로 갈수록 그윽한 향과 함께 초자연적인 모습들을 만날 수가 있다. 친환경 매트는 고사하고 그 흔한 타이어매트조차 필요로 하지 않은 자연의 길 그대로이며 낙엽길과 흙길, 작지왓을 지나는 느낌이 좋다. 왕복 여정으로 진행을 하게 되지만 여건이 된다면 주변을 연계하는 방법도 좋다.한라산 둘레길 중 동백길을 비롯하여 시오름 구간이나 호근산책로 등으로 이어가기도 가능하다.  

 

종착점 근처에서 만나는 검은오름은 현재 제주의 오름에 포함이 되지 않은 숨은 산 체 중 하나이다. 리턴과 연계의 선택의 폭이 있는 데다 숲길과 오름으로 이어지는 만큼 치유와 명상을 포함하는 힐링지라 할 수 있다. 기점 근처에서 낮은 경사를 따라 계속 이동을 하다가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 있으며, 이 철탑이 가로막은 지점 전에서 우측으로 검은오름 입구가 나온다.

검은오름은 코스에서 마지막 탐방을 하게 되는데 전진을 멈추고 바로 진입을 하면 된다. 검은오름(거문오름)은 세계 자연유산과 관련하여 익히 알려진 걸쭉한 곳을 비롯하여 동명의 오름들이 몇 곳 있다. 하지만 이곳의 검은오름은 지난 1998년에 발표한 오름에조차 포함이 되지 않은 숨은 산 체이다. 

오름의 명칭은 과거 서홍동 주민들이 집이나 농사현장에서 한라산을 바라봤을 때 그 모습이 검게 산봉우리처럼 솟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 등 자연 침식작용으로 인해서 지금은 평탄하게 변했고 오름으로써의 본 모습은 볼 수가 없다.

검은오름의 정상은 8부 능선이니까 서귀포 칠십리 해안을 비롯하여 멋진 풍광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이 되지만 반전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숲이 전부인데다 아래쪽 경사면이 가파르기 때문에 살필 수가 없다. 다만 산록도로변이나 서귀포 지역에서 볼 경우 높이 솟은 산 체를 확인할 수가 있다. 

 

-거문오름 탐방기-

추억의 숲길을 따라 진행을 하다가 리턴 지점 즈음에서 검은 오름 초입을 만났다. 돌담의 흔적들이 있었지만 오름이라고 하기에는 산 체의 높이가 가늠이 안 될 정도였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방향에서는 정상부와 나란히 이어지고 산록도로변이나 마을 등에서는 우러러볼 정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더 이상 오를 곳은 없었다. 잡목들이 우거진 곳을 지나는 동안은 숲을 거니는 느낌도 들었지만 빽빽하게 우거진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어지럽게 흩어진 낙엽들이 산 체를 덮었고 사람의 출입이 별로 없는 곳이라서 길의 구분이 어려운 편이었다. 서홍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매달아 놓은 리본이 안내를 해주었지만 오름과 관련한 내용은 정상부에 세워진 안내판이 전부였다. 비나 풍화작용을 통한 침식으로 변화가 이뤄졌다면 오래전에는 화구가 없는 원추형으로 짐작이 갔다. 바깥쪽으로 가파르게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이곳을 인증할만한 바위가 있어 흔적을 담았는데 비로소 지대가 높은 곳이고 오름 정상부임을 재확인하는 단계가 되었다. 

가까스로 나무를 붙잡고 가지 틈새로 멀리를 보니 살오름(미악산)이 보였다. 한 손으로 카메라를 잡아 셔터를 눌렀지만 아쉽게도 담기지가 않았다. 날씨가 그러했고 위험이 도사리는 때문에 부끄럽게도 좀 더 정확한 촬영을 못한 것이다. 남동쪽으로 틈새가 보였지만 정상부는 많은 침식이 이뤄져 접근이 쉽지 않았다. 남서면의 기슭은 가파르게 이뤄졌는데 오름의 실체를 구분하는 것도 이 방향에서만 가능했다.

또한 산록 남로에서 바라보면 검은오름 산 체가 확인이 되는데 가장 식별이 무난한 방향이기도 하다.  동백길이나 추억의 숲길을 통하여 만날 경우 현장과의 비고(高)가 비슷하여 놓칠 수 있으나 영락없는 화산체였다. 과거에 비하여 다소 환경이 달라졌겠지만 서홍동 주민들의 휴식처였고 전망 놀이를 했다는 곳이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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