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보전지역 개발 용인, 심각한 문제입니다"
상태바
"절대보전지역 개발 용인, 심각한 문제입니다"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8.12.02 19:4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철저한 아웃사이더로 사는 화가 서춘권 화백

 

그는 건축도 하고 조형물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지만 철저한 아웃사이더로 산다.

실력이 있지만 스스로 나서려고 하지도 않고 알아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에게 많은 것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이미 포항과 춘천시 등에서 그의 작품이 프로젝트로 진행돼 유명한 명소가 되어 있다.

그는 최근에 춘천시에서 같이 작업을 하자며 그곳으로 이사까지 오라고 요청했지만 가지 않았다.

제주에서도 그가 할 일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그가 하고싶은 일이 제주에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미 그가 허브동산에 근무할 때 만들어놓은 아프리카풍 작품들이나 도내 곳곳에 그의 예술의 혼을 담아 지은 집들..사람들은 그를 모두 '서 화백'이라고 부른다.

그가 해 놓은 일은 많지만 별로 티가 나지 않는 것은 그가 분명 아웃사이더로 살고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는 서춘권 화백(51세)을 수년전부터 일고 있었지만 워낙 과묵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기에 대화를 깊이 있게 많이 나눠보지는 못했었다.

우연히 그의 부인이 운영하는 토산1리 그림상회에 갔다가 그와 만나 진짜 대화라는 것을 나누게 됐다.

지난 11월28일 찾은 그림상회라는 곳은 그가 집을 짓고 부인이 소품들을 전시해 놓은 공간으로 일종의 카페 겸 식당이다.

분위기가 다른 식당들과 사뭇 다른 것은 오직 그곳에만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지만..

사실 스테디 셀러처럼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이기도 해 그곳에서 만나 갑작스런 인터뷰를 하게 됐다.

그림을 그리던 그가 왜 제주에 와서 살게 됐는지, 제주도는 살만한 곳인지를 물어봤다.

서춘권 화백

 

-이곳에 와 보니 자화상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그림이 모두 화가 나 있는 모습인데..이유가 있는 것인지요.

“제가 계속 그리고 있는 자화상시리즈입니다. 저는 20대부터 계속 자화상을 그려 왔습니다. 자화상을 그리려면 거울을 보며 그려야 하는데 거울을 보며 그리려다 보면 웃을 수가 없고..그래서 화가 난 것처럼 얼굴을 찡그리는 경우가 많지요.

처음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 때는 총각이었기 때문에 젊은 심상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누군가와 얘기하면서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 거울을 보며 그려야 해서 눈이 조금 곁눈으로 돌아가야 내가 보입니다. 그래서 째려본다는 시선이 되는 것이지요.

자화상과 초상화는 틀립니다.

고호도 자화상을 많이 그렸지만 밝게 웃는 자화상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약간 성난 모습 화가난 모습이 많고 특히 어떤 누구의 자화상도 웃고 있는 모습은 많지 않지요."

 

-그림 외에 많은 작업을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품들이 아프리카풍 조형물로 보이는데..

“제주에서도 조형물이나 평면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프리카상을 만든 것은 아닙니다만 조형물을 다룰 때의 감성이 이집트나 아프리카의 개념은 토속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아프리카풍 조형물로 작품성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이들 작품에는 동화적인 컨셉도 있지만 영혼을 불러내는 토테미즘 성향도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제주도에 돌하르방이 그런 개념을 갖고 있지 않나요..“

“그런 차원에서 돌하르방은 최고입니다

돌하르방은 아프리카지역에도 있는데 제주도 돌하르방이 굉장히 아프리카와 닮아있습니다.

특히 조형성을 가지면서 넓게 보면 돌하르방도 영혼을 담고 있는 아프리카형 조형물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돌하르방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해볼 생각입니다“

그가 그린 자화상이다

   

-제주도에서 그동안 해오신 작품활동도 소개해 주시지요.

“건축 관련 작업은 허브동산을 만든 것이 가장 기억에 남구요, 여기저기 의뢰인들에게 해준 작업 등 여러 곳에 많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컨셉은 예술이 가미된 주거형태를 많이 생각 합니다.

클라이언트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일은 시작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경제적인 문제에 따라 작품과 작업을 서로가 양보해서 한 작품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아트는 내가 알아서 하는 거고 그런 것을 서로 조금씩 융합을 하는 것들을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를 통해 풀어가고 있습니다.

가우디는 어떤 거대한 스폰서가 있었지만 저는 경제생할을 위해 일을 하기 때문에 제주에서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큰 작품을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림상회라는 곳도 서 화백 작품인데 부재들이 참 독특합니다. 이 모두를 다 구입해서 만드는지요..

“이런 특별한 보재를 파는 곳이 골동품상 같은 곳입니다.

골동품상은 그런 것들만 수집해서 팔기도 하는 곳이지요.

제주도 초가집이나 돌집에 쓰여진 나무는 굉장히 튼튼하고 좋습니다.

지금 저희 그림상회에 쓰인 큰 나무들은 선박에서 사용했던 고재를 사용한 것입니다만 제주도 초가집에서 나온 나무들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제주도 고가에서 나온 나무는 좀이 좀 먹어있는데 그것만 걷어내면 새살이 나옵니다. 나무 자체가 불목이 가시낭 등을 사용해서 굉장히 강합니다. 그 나무들은 미송 등의 나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습니다.“

-그림상회에 있는 전시공간은 어떤 곳인지요.

“전시공간에는 그동안 아내가 수시로 모아놓거나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옛 물건들은 보여주기 위해서, 소품 등 작은 물건들은 판매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이 물건들을 보고 많이들 좋아합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온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가 직접 광고를 하지도 않았는데 이곳에 왔던 많은 분들이 SNS에 많이 소개해 주셔서 많이 알려졌지요.

영업은 월화수 3일만 12시-6시까지 문을 열고 있습니다.

일주일 내내 하기에 벅차고 사람을 써서 일주일 계속 일하는 것보다 3일을 혼자하는 것이 낫겠다고 해서 3일만 문을 열고 있지요“

 

-제주도는 언제 어떻게 내려오게 되셨는지요.

“제주에 내려와 산지 햇수로는 올해 20년째가 됩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3년 정도 있다가 내려오게 됐습니다. 그때 당시는 활발히 전시회 등 활동을 많이 했지만 작업환경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고향이 전라도쪽이지만 전혀 가 보지 않은 곳에서 작업활동을 해보자고 해서 제주도에 잠시 들렸었지요.

제가 내려올 당시 제주에는 당시 폐교가 20여개가 있었습니다. 교육청에서 리스트를 뽑아줘서 분교를 다 찾아봤지요.

작품할동을 하려면 폐교보다 좋은 곳은 없지요 그런데 폐교를 사용하려면 세를 내야 했는데 당시에는 그런 능력이 되지 않아 표선에 있는 제주민속촌 공방으로 들어가게 됐지요. 그때부터 가시리에 정착을 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그림상회를 운영하는 부인 박숙진 대표와 함께 한 서 화백

-제주에 내려와서 계획대로 됐는지..

“저는 제주에 내려와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꿈꿔왔던 모든 걸 다해 가고 있습니다

가정을 꾸렸고 하고 싶은 일이었던 그림과 건축 등 사람들과 관계도 맺게 됐고 일할 공간도 생겼고 집에서 작업도 하는 그런 꿈이 다 이뤄져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와서 성공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방에서도 많은 프로젝트 요청이 있다고 하는데 제주에서도 하고싶은 프로젝트가 있는지요..

“포항시에서 조형믈작업을 하자고 해서 그 프로젝트는 다 끝났습니다. 이후 춘천시에서 뭘 같이 해보자면서 이사를 오라고 했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주에서 해본 프로젝트는 없습니다.

제가 처음에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는 돌집을 살리고 싶었던 일입니다.

저희 집도 돌집입니다만 제주에 살면서 이런 집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는 게 가장 슬펐어요

지금은 많은 분들이 돌집을 개조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초기에는 모든 건물을 다 때려부수고 새로 짓는게 가장 아쉬웠지요.

당장 급한 것이 경제생활이었기 때문에 추진은 하지 못했지만 제주도의 농촌 주거문화를 길게 갈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싶었습니다,

옛날 제주도식 건축물인 돌집의 경우 이런 토담형식이 우리나라 전통방식입니다

흙을 넣고 물을 고실고실하게 만들어 나무를 양쪽에 넣어 다지는 방식이지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제주 전통가옥을 지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 화백은 제주도 돌담집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에 아파트가 많아지고 있는데..

“아파트 건설은 일면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좁은 도시를 넓게 쓰는 방식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옛도시는 살리는 노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신도시가 생길 경우 신도시에 아파트를 짓는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그 주거형태는 작은 땅에서 넓게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니까요.

그러나 그 외의 지역은 제주를 살릴 수 있는 곳으로 그대로 살려놓아야 합니다

더욱이 많은 땅을 아무렇게나 개발할 것이 아니라 개발이 되더라도 제주다운 타운을 만들어 제공하는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20년 전의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를 바라보는 모습과 지금 변화된 모습만 봐도 그때 그대로의 정경이 더욱 멋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은 성산지역도 신도시 개념이 들어서 전혀 다른 곳을 만들어 버렸지요.

그런 곳까지 신도시개념들로 가 버리면 제주도다움은 사리져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을까요..?

“이제는 건축도 디자인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축물 심의를 하는 것도 이것 만은 꼭 지켜나가자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제주도 본연의 양식으로 집을 지으면 설계비용을 지원을 해주거나 제주도를 살리는 건축을 지으면 세금을 면제해준다거나 하면 건축비가 더 올라가고 예산을 더 쓴다 해도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으로 봅니다.

공공주거문화가 훨씬 더 제주다와질 것이기 때문에 건축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건축에도 제주를 담아내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19년 전과 지금의 제주는 너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주다움을 찾는 노력을 건축부터 해야한다는 것인지요

“월정리 바닷가에 가 보면 이곳에서 대부분 뭔가 돤다 싶으니까 계속 건축물을 짓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도시를 가건 이들 지역의 주거문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자연을 보러가기도 하지만 어딘가에 여행을 가면 우리는 그 나라의 정체성을 느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 건축물의 정체성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전통한옥이나 이런 것들도 모두 달라져 버렸습니다.

한옥은 현대생활에는 안맞는 구조인게 확실합니다.

예전에는 정제에서 불을 떼고 방을 덥히기도 했지만 지금은 세탁기도 넣어야지 침대도 들어가야 해서 한옥과는 안어울리는 모습이 됐습니다.

그걸 현대사회와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축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 사실상 단절된 건축문화가 돼 버렸지요.

외국은 단절됐던 문화들을 고유의 개념을 갖추고 살려내는 중입니다.

우리는 전통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갖고 있는 그게 예쁘고 유산이라고 보면 절대로 부숴버리지는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개념부터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도 또한 도나 시에서 코치를 해주지 않으면 쉽지가 않은 일입니다.

혜택을 주어서라도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제주도는 자연을 품고 있는 곳이라 건축이 세면 안되는 곳입니다.

자연과 어울리게 빈티지(역사)적인 자연이 묻어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진록색과 검은색 파란색이 제주도색인데 노랑이나 빨강은 안 어울리는 색입니다“

 

-최근 절대보전지역인 대섬이 무차별 개발되고 또 비자림로 건설이나 제2공항 등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깉은데..이에 대한 생각은..

 

“일단 건설을 하는 사람들의 말은 얘기는 될 것입니다.

비자림로도 그렇고 무조건 넓히자는 것이니까요,

이 문제도 결국은 개념을 갖고 있느냐 안 갖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할 건 하고 지켜야 할 건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절대보전지역은 절대로 개발이 안되는 곳이지요.

절대로 보전해야 할 지역에 개발을 용인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주도는 지금 가장 경관이 좋은 곳만 개발돼 있습니다

최고 좋은 자리만 개발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개발이 가능한 곳은 어쩔 수 없이 개발을 허용하지만 절대적으로 안되는 곳은 절대로 개발이 안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 다음엔 건축법을 바꿔서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 혜택을 주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개념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무조건 되는 것과 절대로 안되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되는 건 절대로 안된다는 그런 정책을 펴는 그런 점이 중요합니다“

 

-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서춘연 2021-04-14 15:08:03
있는그대로의 자연보존의 가치는 그무엇과도 바꿀수 앖지요.제주의 가치 입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