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거문오름(신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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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거문오름(신례리)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2.0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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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 590.1m 비고:40m 둘레:685m 면적:32,197㎡ 형태:원추형

 거문오름(신례리)

별칭 : 거믄악. 검은오름. 흑악(黑岳).

위치 : 남원읍 신례리 산 2-1번지 

표고 : 590.1m  비고:40m  둘레:685m 면적:32,197㎡ 형태:원추형  난이도:☆☆ 

 

 

신성스럽게 여겼던 산 체의 중심은 문명의 이기로 인하여 변화가 이뤄졌고.....


 여느 거문오름의 유래가 그러하듯 숲이 무성하게 덮인 모습이라 하여 붙은 명칭이다. 검(黑)은 고조선 시대부터 쓰였다고 전해지는 신(神)이란 뜻을 지닌 검(검. 감. 곰. 굼)의 유래라는 설도 있다. 한자로 흑악(黑岳)이라 표기를 하듯이 상황이 짐작되는 산 체이다.


 지금의 5.16도로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숨은 오름으로 존재하며 한라산 기슭을 받드는 형세이었을 것이다. 도로변에서 바라본 모습이 검을 리가 없지만 신례리나 다른 방향 등 멀리서 바라본 모습에서는 빽빽하게 숲이 우거진 모습이 검게 보였었던 것 같다. 사철 푸른 숲이 보이기에 차라리 푸른 오름이라고 해도 좋았으련만 표기에 어색함이 있었던 모양이다. 

검은오름 또는 거문오름으로 부르기에는 한 계가 따랐을 것이다. 동명의 유명 오름들과의 차별이나 구분을 위함이었을는지 이곳은 거믄오름이라는 변음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를 오가는 한라산 5.16도로변에 위치했으며 오름으로써의 가치나 특징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표고는 590.1m이고 비고(高)는 40m의 원추형 화산체이나 도로 옆으로 산 체가 있어 탐방의 맛은 없는 곳이다. 따라서 일부러 흑악 한 곳만을 찾아가는 어리석은 오르미들은 없을 것이다.  도로변 안전 주차를 의식해야 하며 어느 정도 이동을 해야 진입을 할 수 있다.

다만 국공 내에 위치한 때문에 함부로 진입을 하는 것은 위반이 된다. 그러나 도로가 만들어져 오름 기슭의 일부를 빼앗았고 이동통신 기지국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잠식을 한 상황에서 눈치를 보고 진입을 하는 것도 아리송하게 느껴지기는 한다.

 


 -거문오름 탐방기-

오름에 도착했다기보다는 도로를 벗어난 숲의 안전지대라고 여길 즈음에 이동통신 기지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전에는 한라산 중턱을 차지하여 고고함을 지닌 채 신(神)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을 만도 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산 체 옆구리의 일부를 도로로 내주었고 상부마저 내주어 문명의 이기를 받아들인 셈이다.

딱히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슭을 따라 조금 들어가니 흔적을 담기에 적당한 바위체가 보인다. 화산탄으로 보이는 이 기암이 행여 흑악지기로서의 사명감을 부여받은 것일까.  다녀간 오르미들이 매달아 놓은 흔적들이 보였고, 리본에는 자신의 이름을 적은 사람들도 있었다. 정상부에는 삼나무 몇 그루와 잡목들이​ 있으며 바닥 층은 ​떨어진 낙엽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겨우내 기간을 막 넘긴 즈음이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흑악의 모습은 평소에도 사철 내내 푸른빛이 보였다. 인근의 동수악(오름)에 바라본 모습 역시 ​그러했다.  그래도 주변에서 높은 지대를 선택하여 이동통신 기지국이 세워져 있다.

 

변화와 발전이 진행되는 동안 문명의 이기도 자연의 신세를 져야 하는 법. 불만 없이 선뜻 어깨와 허리를 내어준 흑악이기에 어디 착한 오름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불과 40m에 불과한 비고(高)가 말해주듯 도로변에서의 진입 자체로 등성을 넘는 진행이 되는데, 정상부를 기준으로 반대편의 상황은 제법 큰 경사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탐방의 묘미나 깊고 그윽한 맛을 느낄 입지가 아닌 만큼 멀리서 바라보는 외에는 기슭과 등성을 따라 잠시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정답이라  할 수 있다. 흑악으로 진입을 하는 어귀에 고사목이 있었는데, 이미 성장의 진행이 멈춰진지는 오래되었지만 송악 등 넝쿨들이 기생을 하면서 지탱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행여 흑악을 만날 경우 이 나무 근처를 표식으로 여기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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