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눈 위에서 새빨갛던 열매
오늘은 자욱한 안개 속에서 비가 촉촉이 내리는군요.
덕분에 며칠 쌓여있던 눈이 스르르 녹아 땅으로 흡수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눈 쌓인 언덕배기에서 가느다란 가지들을 휘청 늘어뜨리며 반원을 그린 키 작은 나무가 떠올라 사진을 들춰봅니다.
반원을 그리며 휘어진 나무에는 새빨간 열매들이 매달려있었거든요.
마치 자그마한 고추처럼 생겼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구기자나무의 열매입니다.
하얀 눈밭 위에서 빨갛게 익은 열매가 매달려있으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가지에는 아직 떨어지지 못하고 말라가는 잎이 몇몇 남아 열매 주변에서 딸깍 거리고 있지만 열매만큼은 윤기 반지르르하게 아직 생기가 돌더군요.
지난여름 열매가 맺힌 자리에는 보랏빛 꽃이 곱게도 피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꽃 곁을 파릇한 잎들이 보듬고 있었지요.
구기자나무의 꽃은 6-9월에 보라색으로 피고 열매는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습니다.
한때 불로장수 혹은 만병통치의 약이라 알려지기도 했던 구기자나무는 쓰임새가 다양합니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고, 잎과 열매를 차로 달여 먹거나 술을 담그기도 하며, 열매와 뿌리를 채취하여 약용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나무의 쓰임새가 어찌되었든 하얀 눈밭 위에서 빨갛게 익어 반들거리는 열매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오늘은 빗물에 얼굴을 말끔히 씻고 더욱 반들거리고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