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짙은 녹색 잎에 끌려
쌀쌀하고 흐린 날이면 괜스레 상록식물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키 큰 녹나무, 종가시나무, 후박나무, 새덕이 등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가다 새삼 키 작은 식나무에게 관심이 쏠렸습니다.
찬바람에 휘둘리면서도 짙은 녹색으로 반들거리는 잎이 씩씩하다 느껴졌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이 나무는 뭔가 특별한 것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이 발동했을 수도 있지요.
역시나 짙은 녹색 잎들 사이에 붉게 익어가는 열매를 숨기고 있더군요.
그런데 벌써 익고도 남았을 법한 열매가 이제야 익어가기 시작하네요.
그래서 열매 주변의 잎들은 열매가 붉게 익어 새들이 찾아올 때까지 애써 떨어지지 않고 단단히 감싸 안은 모양입니다.
아, 다른 나무의 모양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런..... 포에 겹겹이 싸여있던 꽃봉오리들이 이 추위에 꽃망울을 터뜨려버렸지 뭡니까.
안타깝네요.
보통 식나무는 3-4월에 가지 끝에서 검은 자주색 꽃을 피웁니다.
암수딴그루로 피어서 이 나무가 피워낸 꽃은 수꽃입니다.
그리고 열매는 10월 경 붉은색으로 익어 겨울동안 가지에 매달려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만난 식나무들은 상태가 걱정되긴 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지요?
그래도 대부분의 나무들은 시기에 맞춰 겨울을 버텨낼 준비를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날이 춥습니다.
건강 조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