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검은들먹(알거믄들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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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검은들먹(알거믄들먹)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2.1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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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 712.4m 비고:87m 둘레:1,633m 면적:120,797㎡ 형태:말굽형

 검은들먹(알거믄들먹)

별칭 : 거믄들먹. 거문들먹. 알거믄들먹. 흑월하악(黑月下岳). 흑운월악(黑雲月岳)

위치 : 애월읍 봉성리 산 1번지 

표고 : 712.4m  비고:87m  둘레:1,633m 면적:120,797㎡  형태:말굽형  난이도:☆☆☆

 

 

신령스러운 들판에 이르는 아래쪽의 목(먹)으로 깊은 숲을 이룬 채 자연미를 지닌 오름.

제주의 수많은 오름들 중에서 검은(거문. 거믄)은 오름의 지질과 관련한 흑(黑)색을 거론하기도 하고, 숲이 우거져서 먼 곳에서 바라보기에 검게 보이면 검은오름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곳의 내용은 다르다. 검은(거문. 거믄) 등과 관련하여 ‘검’의 유래를 신령스러운 봉우리나 터를 뜻한다고 알려졌다.

오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검(黑)은 고조선 시대부터 쓰였다고 전해지는 신(神)이란 뜻을 지닌 검(검. 감. 곰. 굼)의 유래라는 설도 있어 이에 가깝다는 결론이다. 들먹에서 ‘들’은 들판 정도를 의미하고 ‘먹’은 좁은 통로나 길목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공간이나 어귀 정도로 추상해볼 수가 있다.

정리하자면 신령스러운 들판에 이르는 아래쪽의 목(먹) 정도로 풀이가 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으로 여기고 있을 뿐이다. 한자로 흑월하악(黑月下岳)이나 흑운월악(黑雲月岳) 또는 거문돌악(巨門乭岳) 등 여러 표기가 되는 것을 보면 뜻도 다양하게 나온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남서쪽 기슭 아래는 드넓은 공초왓(농사를 짓지 않는 넓은 들판이나 초지)이 있으며 북동쪽은 웃거문들먹(다래오름 북동쪽)에 이르면서 산 체가 맞닿아 있다. 일찍이 두 산 체는 하나의 오름으로 알려졌으며 거문들먹으로 부르다가 오름 재조사 당시 별개의 화산체라는 사실을 알고 분리를 한 것이다. 당시 마땅한 명칭을 붙이지 못하여 근처오름의 이름을 따서 다래오름 북동쪽이라고 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대부분 웃. 알 거문들먹으로 부르고 있다.

 

명칭의 유래에서 전달이 되는 느낌은 크지 않으나 깊은 숲을 이루고 있으면서 기슭과 등성의 대부분에 잡목들이 자라고 있어서 탐방의 맛과 힐링의 효과는 넉넉한 산 체이다. 이동성과 접근성은 불편한 편이지만 이곳과 연계를 하면 다래오름이나 한대오름 등으로 이어지므로 오르미들에게 있어서는 꿈의 루트로 잘 알려져 있다. 

제주시를 출발하여 평화로를 지나면서 남쪽을 바라보면 서부권의 걸쭉한 오름들의 모습들이 보인다. 최고의 비고(高)를 자랑하는 큰 노꼬메를 비롯하여 산 체의 높이나 크기가 이에 버금가는 바리메 등이 그 대표적이다. 노꼬메나 바리메를 만나는 과정은 산록도로변에서 다시 소로를 통하여 진입을 한 후에 초입지가 나오는데, 특히나 바리메로 향할 경우는 일대의 다른 오름으로 연계가 되면서 탐방에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깊은 자연 속에 숨은 오름들이지만 비포장길로 임도가 잘 만들어진 때문에 접근성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다. 검은들먹 역시 바리메 앞을 지난 후 영암사가 있는 소로를 따라 들어가면 초입지가 나온다. 주변 오름들 중 대표적인 곳들은 한대오름을 시작으로 노로오름과 붉은오름을 비롯하여 천아오름 등이라 할 수가 있다.

국립공원에 포함이 안 된 때문에 오름과 오름을 이어가는 탐방이 가능하며 어느 방향으로 이어가기를 해도 무방하다. 좀 더 위쪽에 있는 삼형제오름이나 살핀오름 등이 국공지역이라 출입에 제한이 따르는 것을 감안하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와 함께 접근성이나 유명세로는 비교할 정도가 아니지만 검은들먹과 다래오름 북동쪽 역시 이 일대의 자연 깊숙이 숨은 오름이다. 걸쭉한 오름들이 진을 치고 있기에 찾는 이들이 적지만 위의 오름들과 연계를 하는 탐방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나눠진 별 개의 산 체라는 것을 알아낸 후 다래오름 북동쪽이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웃검은과 알검은들먹이라고 하는 게 더 쉽고 편하게 느껴진다. 알 검은들먹은 높이가 712.4m이고 비고(高)는 87m로서 북향의 말굽형 화산체이나 굼부리를 식별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족은 바리메를 지나고 영암사 삼거리에서 그대로 직진을 하고 가다 보면 작은 사찰이 나온다.

근년에 함박재농장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이를 참고하면 된다. 좌측으로는 노로오름이나 한대오름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며 붉은오름 역시 같은 방향이다. 영암사가 사찰로서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다. 건물 자체도 그러할뿐더러 넓은 초지가 있고 뒤편에 알거문들먹 산 체가 있는 거 외에는 허름한 별장 정도로 보인다.

 

-알거문들먹 탐방기-

낮은 언덕을 오른 후 바로 좌측으로 진입로가 있어 이용을 하였다. 수령이 제법 되어 보이는 숙대낭들이 쭉쭉 뻗어있고 그 아래로는 잡풀들이 자생을 하고 있으며 특히나 쓰러진 천남성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바닥을 자세히 보니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이 보여서 그 길을 따라서 진입을 하였다. 검은들먹은 워밍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지는 경사를 따라 오르게 되는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의 숲은 거친 숨소리를 다 받아들이며 진행에 큰 방해를 주지는 않았다.  정해진 탐방로나 산책로의 구성이 없기 때문에 잡목들이 빽빽하게 우거진 틈 사이를 따라 적당히 선택을 하며 오르면 되는데 기슭이나 등성 어디에서도 바깥으로의 전망은 어려웠다. 

능선의 허리 부분보다는 정상 가까이에 오르면서 오히려 잡목들이 숲을 이룬 모습이 더 뚜렷이 나타났다. 자연 생태의 순리도 저들만의 영역을 이용하면서 생존의 법칙을 따르고 있는 모습이었다. 좀 더 늦은 가을이라면 어느 정도 물든 잎새들의 모습도 볼 수 있으련만 다소 빠른 시기인 것 같았다.

정상부라 하지만 전망은 어디까지나 욕심이고 사치일 뿐이었고 그저 이를 대신하여 우거진 숲 사이로 열린 가을 하늘​을 바라보는 것으로 달래야 했다. 이제 흔히 표현하는 웃거믄들먹으로 가야 하거늘 어쩐지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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