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야기]고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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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이야기]고내봉
  • 홍병두 객원기자
  • 승인 2018.12.1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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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 : 175.3m 비고:135m 둘레:3,240m 면적:739,484㎡ 형태:복합형

 고내봉 

별칭 : 고니오름. 고노오름. 망오름

위치 : 애월읍 고내리 산 3-1번지 

표고 : 175.3m  비고:135m  둘레:3,240m 면적:739,484㎡  형태:복합형  난이도:☆☆☆

 

저마다 명칭이 있는 다섯 봉우리와 수중화산 쇄설성 퇴적층의 고릉유사가 있는 오름.

이 산 체가 있는 마을 이름이 고내리이고 이는 고지대(高) 안(內)에 형성이 된 곳이라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런 연유로 고내봉이라 부르게 되었으며 잘 쓰지는 않지만 변이된 표기로 고니나 고노오름이라고도 한다.

한자 역시 마을 명칭에 맞게 표기하고 (高內峰. 高內岳)있으며, 과거 이 오름 정상부에 봉수대가 있었던 것과 관련하여 망오름(望)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오름 정상에 봉수대가 있었기 때문에 붙은 별칭으로 느지리(오름)나 토산봉 등과도 같은 맥락이다. 오름 기슭에는 1920년대에 창건된 보광사(普光寺)가 있으며 정상 쪽 봉수대가 있던 옆에는 이동통신 기지국이 세워져 세월의 흐름 속에 변화와 발전에 의한 상징물이 되고 있다.

그 외에도  운동기구와 정자 등이 있고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으며 기슭과 그 아래에는 유서 깊은 샘터가 몇 곳 있다. 외부에서 볼 때는 그저 평범한 화산체로 보이지만 실상은 크고 작은 5개의 봉우리가 남북으로 길게 어우러진 복합형 산 체로서 저마다 각각의 명칭이 따로 있다. 이 중 북쪽의 주봉은 망오름이라고 부르고 남동쪽 봉우리는 진오름(眞), 서쪽은 방에오름, 남서쪽은 넙은(넓은廣)오름,  남쪽 봉우리는 상뒷오름이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전 사면을 둘러 빽빽하게 숲을 이루고 있지만 나눠진 산 체 만큼이나 탐방로 역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제주올레와 관련한 코스를 비롯하여 여러 방향에서 진입이 가능하게 탐방로가 단장이 되어 있다. 특히나 근년에 재선충병 작업 차량이 드나든 흔적 때문에 오름의 허리 부분까지 길 아닌 길이 나 있는 곳도 있다. 북쪽 기슭에는 고릉유사 터가 있으며 이곳에서는 수중화산 쇄설성 퇴적층을 직접 확인할 수가 있다.

이는 수월봉이나 용머리해안 등에서 볼 수 있는 응회암층으로서 해안과 인접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고릉유사는 휴식 공간으로 적당하고 수양을 하기 좋은 곳이라는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 과거에 문사(文士)나 한량들이 이곳에 모여 풍류와 호연지기를 길렀다고 하여 명칭이 붙었다고 하니 가히 짐작이 된다.

또한 이 터는 절이 있던 곳이기도 하며 스님이 수행을 했던 굴이 있는데 이는 궤라고 부르는 모형의 암층으로 이뤄졌고 암층의 구조는 활처럼 둥그스름하게 이어졌다. 이런 환경을 지닌 오름이기에 여러 면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전망의 조건이 좋은 데다 산책과 운동을 포함하는 탐방으로도 적합한 편이다.

비고(高)는 135m이며 접근성과 이동성이 좋고 주변을 연계하는 여정도 무난한 오름이다.

 

-고내봉 탐방기-

초행이 아닌 데다 이번 탐방은 고릉유사와 관련하여 관심을 실었던 때문에 현장 진입이 가까운 동지샘 옆을 초입으로 하였다. 오름 기슭을 따라 진행을 한 후 고릉유사 터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전진형이 아니고 현장을 들러본 후 다시 나오게 된다.

갈림길에 안내 표식이 있으며 이곳을 따라 지나는 과정은 오름의 허리를 따라가는 형태이다.  정천유수라는 표식이 보이는데 이는 기슭 아래의 유서 깊은 샘터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동안 고릉유사 터에 머물면서 현장을 살피는데 흥미를 느꼈다.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떠올리는 장소이지만 그보다는 수중화산 쇄설성 퇴적층을 직접 확인하면서 오름의 생성 과정 등 신비로움을 느끼게 했다. 자연의 위대함과 제주도라는 섬의 잉태 과정 중 한 면을 추측하게 한 과정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135m의 비고(高)는 둘째하고 거리상으로는 비교적 가깝게 느껴지지만 경사가 계속 이어졌다.

오르다 힘이 부치면 선 채로 돌아서서 전망을 즐기면서 여유를 부렸다. 빽빽하게 숲을 이뤘지만 곳곳에 열린 공간이 있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서 걸음을 멈추면 되었다. 유난히도 벚나무가 많은 경사면을 따라 오르다 멈출 즈음에 비로소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남의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하게라도 해풍이 실려 온다면 좋으련만 바람 한 점 없는 상황이라 제법 굵은 땀방울이 흘렀다. 혼자만의 여유는 이런 과정에서도 편리하게 적용이 되었다.

눈치도 체면도 필요가 없다. 순위와 경쟁은 물론이고 기록조차 불필요한 탐방이니 얼마나 자유롭겠는가.  정상부에 도착을 하니 전망대가 보이면서 거친 숨소리도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다. 봄바람도 경우와 이치를 잘 아는 모양이었다.

높은데 올라야 이윽고 저 할 바를 다하면서 온몸을 식혀주기 시작했다. 봉수대가 있었던 자리에는 안내문이 있고 그 옆으로 전망대가 만들어졌다. 오름의 허리를 지나는 동안에도 이미 날씨나 전망의 조건을 파악한 만큼 계단 하나씩 오를 때마다 기대와 작은 흥분을 지니게 되었다. 

하늘도 내 편  바다도 내 편  바람도 내 편  차라리 시계가 안 좋은 서쪽 편부터 점령을 하기 시작했다. 먼 곳까지는 욕심이 되었지만 어대오름과 과오름에 이르는 풍경은 결코 내 두 눈을 피하지 못했다. 오르고 내려오는 동안 만난 여러 풍경들로 족하건만 하산 중에 멋진 풍경이 열리면서 다시 한 번 더 걸음을 멈추라 하기에 기꺼이 자연과 날씨의 부름에 응하고 한동안 바라봤다.  나오는 방향 역시 여러 갈래이지만 애써 하가리 마을 쪽을 선택했다.

초입까지 가는 과정에서 도로의 일부를 지나치게 되지만 더럭 분교장과 연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수도 없이 지나치거나 들르곤 했지만 다르게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 그것은 자연 속에 있다가 다른 세상을 만나는 과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변화 때문이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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