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하필 이런 날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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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하필 이런 날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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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2.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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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하필 이런 날씨에

               

매서운 날 1

 

 

연못 한 귀퉁이가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짙은 회색 하늘이 잔뜩 내려앉았고 연못 가장자리에선 누르스름해진 갈대와 억새들이 고개를 숙이며 숨죽이고 있습니다.

 

 

매서운 날 2

 

 

날카로운 바람이 코끝을 에이듯 스쳐 지날 때면 차라리 살얼음 낀 수면 아래에 갇혀있는 수초들이 따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매서운 날 3

 

 

연못 가장자리에는 그런 풍경을 바라보는 나무가 있었습니다.

 

 

매서운 날 4

 

 

새까맣게 익은 열매들을 떨어내지 못하고 굳건하게 부여잡고 있는 ‘콩배나무’입니다.

 

 

매서운 날 5

 

 

그런데 콩배나무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까만 열매를 매달고 있는 가지마다 잔뜩 붉어진 겨울눈들이 불쑥 불쑥 솟아나왔는데 이 사이에 하얀 꽃봉오리들이 보이는 것입니다.

이 추위에 어쩌자고 꽃잎을 펼쳐버린 것인지, 하얀 꽃봉오리에 따뜻한 기운을 한껏 불어넣어준다 해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콩배나무는 종종 불시개화(不時開花)를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매서운 날 6

 

 

우연찮게 피어난 꽃이 어여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제때 피는 꽃이 풍성하고 활기 넘쳐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콩배나무의 꽃은 4-5월에 핍니다.

짧은 가지 끝마다 5-9송이씩 모여 핀 모습은 그렇게 풍성하고 화사할 수가 없지요.

열매는 10월에 녹갈색에서 흑색으로 익습니다.

열매는 먹을 수 있으며 한방에서는 녹리(鹿梨)라는 약재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묘목은 배나무의 대목으로 쓰입니다.

 

 

매서운 날 7

 

 

우연찮게 발견한 꽃 때문에 가지 끝마다 붉게 솟아난 겨울눈들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군요.

유난히 예민해 보이는 콩배나무에게 따뜻한 눈길이라도 한껏 건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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