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먼지 낀 하늘 아래 황갈색 열매
큰 키를 자랑하는 나무 꼭대기에 황갈색 동그란 열매들이 대롱대롱 매달려있군요.
이 나무를 심으면 자녀에게 화가 미치지 않는다고 하여 ‘무환자(無患者)나무’라고 불립니다.
하늘에는 미세먼지가 끼었지만 잘 익은 무환자나무 열매의 빛깔을 탁하게 만들지는 못하네요.
무환자나무(Sapindus mukorossi Gaertn.)의 속명 Sapindus는 라틴어 sapo indicus(인도의 비누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지요. 열매껍질에 비누성분이 있어 인도에서는 예부터 세탁용으로 이용하였습니다.
황갈색으로 익은 열매 안에는 새까만 종자가 1개씩 들어있습니다.
사찰에서는 이 종자를 염주(念珠)를 만드는데 이용하기도 합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5-6월에 피는데 가지 끝에서 원뿔모양꽃차례를 이룹니다.
그쯤 한껏 피어난 작은 꽃들을 찾아오는 곤충들이 많아 나무 밑에 서있으면 요란스럽지요.
그리고 열매는 10월 중순이후 황갈색으로 익어 지금껏 매달려있습니다.
무환자나무를 뒤로 하고 돌아서려는데 나무 꼭대기쯤 대롱대롱 매달린 열매를 향해 큰부리까마귀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