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유난히 파란 하늘 아래
하늘이 유난히 파란 아침, 기온도 포근하여 잔뜩 긴장했던 근육이 스르르 풀리려 하는군요.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향해 팔을 뻗은 나무의 심정이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합니다.
그런데 나뭇가지마다 둥글게 모여 매달린 것은 나뭇잎일까요?
아, 열매였군요.
‘소사나무’가 아직도 열매들을 품고 있었네요.
마치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는 나뭇잎들이 열매를 품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어쩌면 마른 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4-5월에 잎보다도 먼저 피는 꽃은 그 모양이 특이하지요.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피는데 수꽃이삭은 길게 아래로 늘어지고 암꽃이삭은 포에 싸여서 매달리거든요.
열매는 9-10월에 익게 됩니다.
길이 3-5cm되는 과수에 8-16개의 포가 매달려있고,
종자는 비대칭으로 한쪽에만 톱니가 발달한 포의 아랫부분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잔가지마다 뾰족뾰족 솟아나온 겨울눈들도 인상적입니다.
겨울눈을 보고 있자니 서어나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소사나무는 한자어 소서목(小西木)에서 유래된 것으로,
잎도 키도 작은 서어나무(西木)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오늘은 유난히 파란 하늘 아래서 문득 돋보이는 소사나무가 주인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