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하루발생량 3백여톤..해결방안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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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쓰레기 하루발생량 3백여톤..해결방안 있나?.."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9.02.15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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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6)기자가 직접 민간 환경미화원으로 취직해 일해 보니..
 

제주시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양은 얼마나 될까..

기자가 거의 한달간 매일 매립장을 오르내리며 대강 추산한 발생량은 하루에 약 300여톤..

30여대의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중에는 6톤 차량과 10톤 차량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었다.

6톤 차량이 하루에 두 번 정도를 날랐다면 10톤 차량은 하루에 한번 수거통에 가득 채우고 날랐을 것이다.

이들 30여대의 차량에서 대강 그 정도의 양이 매일 발생한다는 것인데 한달이면 약 9천톤에서 1만톤 1년이면 적어도 10만톤 이상의 음식물쓰레기가 제주에서는 생산되는 셈이다.

현재 30여만명의 제주시 도심 인구가 버리는 양이 그 정도라면 앞으로 이 음식물쓰레기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자가 매일 치워 봐도 똑같은 지역에서 이같은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줄어든 적이 없다.

대강 계산한 양이 그렇다는 얘기지 다른 지역까지 합하면 그 양은 더 늘어날 것이다.

만약 이대로 그냥 방치한다면 제주도는 얼마 오래지 않은 장래에 음식물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누구나 버리면 되고, 치워가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미리 강구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미래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쓰레기를 남긴다.

남겨진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통으로 옮겨져 모여지고 이 모여진 쓰레기를 치워야 하고 옮기는 일까지.. 제주환경 문제를 끊임없이 야기시킨다는 사실이다.

음식물 남기기를 줄이려는 노력, 반찬을 줄이려는 노력, 필요한 정도만 가져다 먹는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전 제주도적으로 운동으로라도 펼쳐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기사는 기자가 직접 취직을 해서 체험한 민간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 일지다.

매일 새벽 4시30분부터 시작되는 이 일을 하는 동안 기자는 단순노동이었지만 제주도의 심각한 환경문제의 현실을 직시했다.

특히 원희룡 제주도정이 현실을 모르는 저급한 도정 운영방식도 새롭게 알게 됐다.

현장을 모르고 책상머리에서만 지시를 내리는 공무원들의 실태를 보면서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이 모두가 제주도정을 이끌고 있는 원희룡 지사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장에 대한 내용은 알고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점에서 이를 지적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런 식으로 제주도정을 운영한다면 제주환경의 앞날은 암울하고 발전가능성도 없고 해결방안도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이다.

본지는 기자의 민간 환경미화원 경험을 토대로 이같은 제주환경 문제의 현실을 지적하면서, 원희룡 제주도정의 환골탈태하는 변혁을 촉구한다는 차원에서 연재를 계속 한다.

 

 

2019년 1월12일 토요일

 

새벽 4시30분에 집결지에 도착하니 이 날은 새로운 지원팀이 나와 있었다.

1년 이상 이 일을 했었다는 사람이었다.

한 사람은 신제주지역으로 지원을 가고, 우리 팀에도 한사람이 지원됐다.

그와 함께 일을 하는 동안도, 그 전 청년에 대해서도, 그 사람들에 대해 느껴지는 건..그들의 숭고하기만한 책임감이었다.

그들은 음식물쓰레기를 치우는 시간동안은 단 한순간도 게으름을 피는 법이 없었다.

그들은 그들의 노고를 노고로 생각하지 않고 세상을 위해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숭고한 직업의식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들은 새벽에 일어나 일터로 나가는 순간 식사는 일이 모두 끝날 때까지 먹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빨리 일을 먼저 끝내야 하다는 소명의식 때문이었다.

그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일을 다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도 민원이 발생하면 다시 나와서 처리해야 하기에 철저히 일을 하지 않으면 아까운 시간을 더 써야 한다”는 점에서 철두철미하게 일을 마무리해 나갔다.

이날은 베테랑(?)과 함께 일을 해서인지 수거업무가 무척 빨리 끝났던 것 같다.

최하 9시간(첫날) 최대 16시간(2일째) 대강 12시간(3일차)이 걸리던 일이 오후 2시 정도에 끝이 나서 오늘은 일찍 집에 들어가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아..꿈이여.

일을 다 마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첫 번째 민원이 들어왔다.

하지만 현장에 가서 민원을 처리하고 기계를 접으려는 순간 기계가 고장이 나버렸다.

수거통을 올리면 쓰레기를 모으는 곳으로 통이 떨어져 버리는 것이었다.

쓰레기는 그대로 있고 수거통은 안으로 들어가 빼 내야 하는 일이 계속 됐다.

일을 계속 할 수가 없었다. 난감한 일이었다.

내일 새벽에 다시 일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보니 리프트를 고정시키는 바가 휘어져 있었다.

아마 리프트를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차를 조금 움직였던 모양이다.

사장에게 이러한 심각한 상태를 전했다.

사장은 “회사직원을 곧 보내겠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직원이 와서 보더니 용접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혹시나 해서 가까운 화북공업단지로 달려가 봤지만 토요일이라 모든 공장이 쉬는 날이었다.

내일이 정말 큰일이었다.

공단에서 사장이 올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사장이 타고 있는 수거팀은 아직도 일을 계속 하는 중이어서 마냥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사장은 “일을 다 마치면 식사를 같이 하면서 대책을 의논해보자”고 했다.

 

그런 와중에 민원이 또 생겼다.

민원인에게 전화를 해서 “기계고장이 나서 고쳐야 하니 내일 가서 치우겠다”고 했더니..

“그 기계는 왜 맨날 고장이 나느냐”고 고함을 치더니 “영업하는 집 쓰레기를 이틀간이나 치우지 않았다”며 “무조건 당장 치워가라”고 호통을 쳤다.

이런.. 기계가 고장이라는데 무조건 치워가라고 하면 어떡하라는 말인가.

다시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사장은 “일을 마치고 오면서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우리를 안심시켰다.

그런데 다시 민원이 생겼다며 또 연락이 왔다.

난감한 일이 계속 되었다.

사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지금 오는 길”이라며 “밥이라도 먹고 처리계획을 모여서 의논하자”고 했다.

 

오후 2시 30분경 전 직원이 식당에 다시 모였다.

사장은 “기계를 공장에 맡기고 다른 수거차를 이용해 민원을 처리하자”고 했다.

사장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장과 함께 하루종일 죽도록 일을 마친 한 직원이 키를 식탁에 놓더니 “나는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겠다”며 식사를 시켜놓은 상태에서 그냥 나가버리는 것이었다.

해야 할 일이 끝이 없으니 그럴 만도 했다.

“밥은 먹고 가라”고 했지만 그는 “집에 가서 쉬겠다”며 그냥 가 버렸다.

하루종일 커피 밖에 먹은 게 없었던 우리는 꾸역꾸역 밥을 먹고 다시 공장으로 향했다.

공장에서는 “수리비만 기백만원이 니온다”고 하니 사장도 난감해 했다.

사실 이 수거차량은 이미 낡아서 수거통 아래쪽이 구멍이 뚫린 상태이긴 했다.

그러나 이 차량마저 없다면 음식물쓰레기 수거는 할 수조차 없는 일이다.

공단에 아는 사람을 수소문해 수리공장 사장을 회사로 나오도록 해서 일단 고치기로는 했지만 기계고장에 따른 번거로움이 여간 괴로운게 아니었다.

민원은 일단 기자와 다른 차량 운전자가 가서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소만 갖고 길을 찾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여러 곳을 헤매다가 겨우 민원을 처리했다.

민원을 냈던 과일가게 사장님은 우리 팀에게 사과를 주면서 “함께 나눠먹으라”며 격려를 해주는 모습이 참 고마웠다.

사장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차량이 있나 알아보겠다”며 제주시청에 가 있는 동안 사장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2시간 만에 시청에서 돌아온 사장은 "시청에 2대의 차량이 있는데, 하나는 계속 세워두어야 하고 하나는 비상용으로 움직이는 차라 빌려줄 수가 없다고 한다"는 얘기를 전했다.

드디어 이날 사장은 중대결심을 했다.

2팀 갖고는 서로 힘이 드니 수거팀 한 팀을 더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3팀이 함께 움직인다면 오전 중에는 일을 마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담당구역이 너무 넓었던 것이다.

그렇게 기계고장에 민원처리에 시간을 보내며 하루 일과를 마치니 이미 오후 8시30분이 넘고 있었다.

새벽 4시에 집을 나선 후 16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또 출근을 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은 하루도 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간을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기자는 너무나 많은 경험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인생에서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쨌든 열심히 배우려고 노력했다.

이날도 우리들 팀은 그런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우리는 직업란에 환경미화원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두달 해보고 쓰는 직업이란 말이 안 되고 그대로 몇 달은 열심히 해야 직업란에 자랑스럽게 환경미화원이라고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열심히 합시다..”

 

 

 

 

(이 기사 계속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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