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한라생태숲』 포근한 날
포근해진 기온에 힘입어 노랑나비가 나풀나풀 날아다니더군요.
이른 봄에 나온 나비는 아직 기운이 없는지 그리 높게도 그리 빠르게도 날지 않습니다.
마치 실바람에 몸을 맡긴 듯 살포시 날아올랐다가 멀리 가지 못하고 내려앉는 나비를 뒤쫓아봅니다.
그래도 나비가 내려앉는 자리마다 꽃이 피어있더군요.
금창초 꽃 위에 앉은 나비는 대롱처럼 긴 입으로 꽃을 더듬으며 한동안 앉아있었지요.
나비가 날아간 후 근처 바위 위를 덮은 선태식물이 포자낭을 자랑하는 모습에 눈길이 가더군요.
적당히 수분을 머금고 따뜻한 햇살에 한껏 몸을 부풀린 선태식물의 모습이 편안해 보입니다.
아, 그 너머로 새우난초가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시야를 더 넓혀보면 마른 잎 사이로 파릇하게 돋아나오는 새우난초들과 눈을 마주치게 됩니다.
어느새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를 내보이고 있군요.
머지않아 새우난초 꽃을 볼 수 있겠네요.
뾰족뾰족 솟구쳐 올라오는 자란도 보입니다.
아이쿠, 곰솔 곁에서 긴 잎을 뻗어낸 보춘화는 벌써 꽃을 피워놓고 있었습니다.
봄을 알리는 꽃이라고 하여 보춘화(報春化)라는 이름을 얻게 된 식물이지요.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바위 곁에서도 보춘화 꽃이 피어납니다.
그리고 겨우내 배가 고팠던 노루들에게 잎을 반 이상 내어준 보춘화에게서도 꽃이 피어나고 있지요.
봄볕이 이곳저곳으로 스며들며 꽃들을 감싸 안은 모습이 따사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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