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칼럼)겨울 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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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칼럼)겨울 山行..
  • 강문칠
  • 승인 2012.01.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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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의 문화칼럼)아름다운 경치..눈시울 뜨거워져

 


  

 

강문칠 전 예총회장
오랜만에 겨울 산을 오른다. 겨울 산은 왠지 마음이 웅크려 지기도 하지만, 상념에 잠길 수 있는 기회가 되어 한편으로 안식의 시간이기도 하다.


시야에 펼쳐지는 풍경과 아름다운 장면들에 마음의 시간들이 머물면, 짧은 순간이지만, 그러한 모습들에 나의 마음 한구석에서 꿈틀대는, 경치와 닮은 내면의 공간에서 쏟아져 오르는 울컥하는 구토의 기분을 느낀다.

그것은 무엇일까? 왜 내 마음에 그려왔던 경치를 보면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걸까? 그와 같은 감정을 갖는다는 것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많은 시간들이 지나고, 속절없이 나를 스치며 지나는 시간과 많은 공간들, 그러나 나는 용케도 건강하게 살아남아서 오늘 이렇게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늘 생각하며 실천하고자하는 바램과 일상의 괘도 안에서 살아가야하는 명제 중 하나인 감사하라는 의미가 내 앞에서 당당하게, 그러면서도 포근하게 나를 위안하듯, 내가 그 속으로, 그가 나에게로 다가와 일순간 모든 것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그러한 장면 앞에 나는 주저앉고 만다.

허망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걸어가노라면 다음에 펼쳐지는 경치는 이전하고는 다른 모습들이어서 이야기 거리가 된다. 자연은 이렇게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를 준다. 걸아가면서 만나는 사람과 자연, 시간이 흐르고 내가 그 앞을 걸어 나가면 결국 지나간 것들에 대한 기억들도 점차 사라지게 되고, 나는 기억을 뒤로한 채 모든 것을 안고 새로운 장면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걸어가게 되리라.


겨울 산이 참 좋은 것 같다. 춥다. 그러나 이미 그것은 각오가 되었다. 추위가 걱정이었다면 山行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의미가 기다리지 않는가?

지나간 것에 대한 그리움과 다가 올 것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이는 그 순간의 혼란함만 지나면 정상적인 산행을 할 수 있으리라. 오늘 내가 정한 목표는 정상이다. 여하히 정상을 정복하고 그것이 안고 있는 의미를 체험해야한다.

어제의 시간들이 나에게 숱한 과오와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다 주었던 것이었기에 오늘 산행은 또 다른 나에게 커다란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산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동안 자연(自然)이 오르고 내림, 높고 낮음이 없다면 행복과 피곤함의 의미도, 휴식의 의미도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이 있는 것처럼, 인생에는 당연한 일들이 내가 처한 일상에서는 마음이 왜소해 지는 것을 느끼면서 산행은 지속이 된다. 이 언덕만 지나면 놀라운 신세계가 펼쳐질 것이리라. 희망이 보인다. 새해의 태양이 눈부시게 빛난다.

추신: 새해에는 환경일보 독자들 모두가 신나고 놀라운 신세계를 경험 하시기를 바라면서, 저는 매주 이 '강문칠 문화칼럼 살며 생각하며..' 자리를 통해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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