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담임 선생님은 우리 집에 종종 들리셨는데, 선생님 댁이 우리 집을 통과해야 하는 길가였기에 방문의 기회는 잦았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선생님이 오시고 한참 뒤에 나를 불러 안방으로 갔다.
아버지와 대화를 하고 계셨는데 선생님은 나에게 ‘너는 몇 가지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했다. 특히나 문학 등 예술 분야에 재능이 있다는 말을 한다. 그 이외에도 다른 분야의 재능을 말을 했다.
나는 그 이후에 음악을 선택을 했고, 오늘 까지도 그 분야에 계속 몰두하고 있다. 문학에 대한 관심도 병행해 왔지만, 제대로운 문학 수업을 받지 못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을 쓸 때마다 점점 어려워짐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문학 서클과 백일장과 같은 대회에 종종 나가기도 하고 상도 받았다. 각종 신문에 독자란에 글을 보내어 내 글이 싣기도 하였다. 대학에서는 대학 신문에 시와 수필을 써서 학생들로부터 문학도라는 호칭을 듣기도 하였다.
시인이 되고 싶었다. 대학 4학년 초부터 신동집 시인이 내가 재학 중인 대학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계셔서 교수님을 찾아가서 시를 지도 받았다.
근 1년간을 연구실에 들락거렸는데, 11월 중순 경에 드디어 마지막 원고 교정이 끝나고 다시 한번만 교수님께 지도를 받으면 추천을 받게 되었는데, 나는 그제서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지금 내가 전공으로 하고 있는 작곡에서 도피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은 문학이 아니라 작곡에만 전념을 해도 될똥 말똥한데 분명코 내가 하고 있는 이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나는 편집장을 하고 있어서 늘 나의 주변은 문학을 하거나 학생들 중에는 그래도 글깨나 쓴다는 문학도들과 늘 대화를 하고 있었던 터라 문학이라는 세계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도 글을 쓰면서 일주일에 한번 씩 글을 쓴다는 일이 얼마나 힘이 드는 것인지에 대하여 생각을 한다. 일주일에 그리 변화가 많은 것도 아니고,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었기에 그러저러한 내용들을 감추고 오직 자신의 내면에의 감상들로 글을 쓰려고 하니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에 한번 씩 글을 쓰면서, 나를 돌아보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의 인생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글로써 나열하기도 하고, 추억들을 펼치다 보면 분명 잘잘못들이 새겨지기도 하고 반성과 다짐들을 하게 된다.
앞으로 남은 인생의 길을 걸어가기 위하여, 오늘 글을 쓰는 기회는 분명 미래의 길을 능률과 효과적인 것으로 가기 위한 충분한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살아가는 제주라는 범위와 그 속에서 함께하는 숱한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들, 행복과 불행이라는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에 대한 소통들과 같이 하면서 나는 인생을 조금은 보람되게 살아가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누구든지 태어난 날과 어디인지는 몰라도 어느 날, 말 많고 탈 많은 이 세상을 떠나야할 시간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웅다웅 다투지 말고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방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다짐을 하게도 된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과 반성을 하는 일이 정말로 보람된 일이다. 남은 기간에도 알찬 내용으로 글을 써야지. 나의 한탄과 주장만이 아니라, 이왕이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내용으로 글을 전개하도록 노력하려 한다.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일에 대한 사랑과 책임이 더욱 소중한 것임을 반성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