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문화칼럼)새벽의 서귀포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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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문화칼럼)새벽의 서귀포 부두
  • 강문칠 기자
  • 승인 2012.03.05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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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전 제주예총회장)

 

 


새벽의 서귀포 부두를 찾았다. 밤새 출어를 마치고 방금 들어 온 배들이 분주하게 수확한 고기를 하선하느라 바쁘다. 어부들의 얼굴에는 작업에서 얻어진 미소가 얼굴에 가득하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들 사이로 들어간다.


밤을 설치며 고기를 사기 위해 급히 달려 온 사람들과의 사이에는 차가운 새벽 공기 마냥 싱그럽고 맛갈스러운 대화가 오고 간다. 마치 그들이 호탕하게 웃는 소리로 새벽을 깨우는 것 같다. 하루의 시작을 언제나 새벽과 함께 열어가는 사람들이 보고 싶었다. 이전에도, 그들의 이후에도 언제나 그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이들이 어디엔가 있기에 열심히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왠지 그들과의 대화가 긍금하다. 오늘 수확은 좀 어떠세요? “그럭저럭 이네요”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묻는다 “사는 게 별 수 있나요? 그럭저럭 살아 가지요---” 그렇다. 수확이 신통하지 않지만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 사는 것이 별게 아니다. 사노라면 좋은 날도 있겠지. 자식들이 장성하고 또 그들을 출가 시키고--- 우리네 인생이 그러한 일들 속에서 울고 웃고 하는 게지.

 


바쁜 일손들이 움직이는 부두의 장면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늘 생각해 오던 것들이며, 언제나 내가 살아가는 모습 바로 그것이다. 나도 바쁘게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살아가는 것이 특별할 것이 없는 데도 나는 왜 가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 하는 걸까? 별게 없어,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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