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취임1주년 맞은 원희룡 지사의 기자회견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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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취임1주년 맞은 원희룡 지사의 기자회견 유감
  • 고현준
  • 승인 2019.07.0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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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100년 대계 위한 통찰력을 기대한다"
원희룡 지사가 취임1주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얼마전 제주도의회 추경안 심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승아 도의원이 제주도 관광국장에게 물었다.

”제주도는 예산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관광공사 자료에는 아직 예산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예산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

도청 국장은 답한다.

”아, 계수 정리에 착오가 있는 것 같다. 다시 확인하겠다“

제주도의회에는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서류를 완벽하게 만들었지만 도의회의 크로스체크에 걸린 것이다.

서류만 완벽하게 준비하면 감사에 걸릴 일이 없다는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제주도정의 환경관리 방식에도 문제는 또 나타난다.

본지가 1일자로 보도("난산리 '몬조리물' 무단 매립..맹꽁이가 서럽게 울고있다..")한 난산리 습지 무단 매립문제는 제주도정이 얼마나 무책임한 행정을 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몬조리물 등 습지관리 문제에 대해 묻자 서귀포시 관계자는 ”난산리 몬조리물의 경우 습지에서 누락된 것 같다“면서도 ”습지로 지정돼 있지 않거나 절,상대보전지역이 아닐 경우 개인 토지 습지는 메꾸어도 관리할 방법이 없다“는 답을 내놓았다.

습지를 습지로 정리가 안 돼 있다면 이를 당초에 누락시킨 행정의 잘못이지만 그렇게 ”습지로 표시가 안됐으니 관리할 수가 없다“는 말은 무책임한 행정의 전형이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따로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제주도의 900여개에 이르는 용천수 등 습지를 일부만 정리해 놓고 이렇게 사라지건 말건 무단방치하고 있다는 얘기나 다름이 없어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제주도청이나 행정시 관계자의 얘기가 이처럼 대동소이하다는 것은 제주도의 습지관리가 얼마나 엉터리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무책임의 최고봉이다.

그만이 아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공약사항이라면서 43억원이나 쏟아부은 힐링마로 사업은 매년 돈을 들여 마로를 만들고 관리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마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풀이 자라고 야자매트는 썩어가며 무단방치 상태로 예산낭비의 전형이 되고 있다.

사용하지도 않는 마로사업에 왜 그런 아까운 예산을 투입하는 지 아무리 도지사 공약사항이라 해도 이해난이다.

더욱이 절대보전지역인 대섬이나 예촌망지역이 불법개발돼도 누구 한사람 잘못을 지적받지도 않는다.

모두를 겉만 번지르르한 말들의 성찬만 난무하는 형국이다.

원 지사는 지난 1일 취임1주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제주의 핵심가치인 청정자연을 지키기 위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중산간 개발을 엄격히 제한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의 소각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제주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 대부분이 처리되어 상당 기간 쓰레기 처리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도두하수처리장은 4,000여 억 원이 투자돼 현대화 시설로 탈바꿈한다”고도 했다.

원 지사는 더욱이 제주도의 가장 큰 반목의 핵심인 제2공항 건설에 대해서도 “제2공항의 핵심은 안전, 균형발전, 미래”라고 강조하고 “더 이상 대안을 찾아가야할 도정 책임자로서의 의무를 회피하거나 미루지 않겠다. 제주에 필요한 제2공항이 미래를 위한 ‘도민의 공항’으로 만들어갈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며 여론을 호도했다.

“제2공항은 제주의 경제 지도를 바꿔 지속가능한 미래로 비상하는 안전한 날개가 될 것”이라며 “재조사 용역 당시 합의된 바와 같이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지 않은 이상 제2공항은 정상 추진되어 나갈 것“이라며 추진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아무래도 도지사는 도민 의사건 여론이 어떻건 상관없이 이를 무조건 밀어붙여보겠다는 심산인 것 같다.

이에 대해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제주공항의 안전과 이용불편의 원인과 다양한 해결방안 모색은 차단하고 5조원의 국세를 들여 공항 하나를 더 지어야만 된다고 강요하는 것은 국토교통부 항공정책 관료들과 원희룡 지사"라며 "이것이 제2공항 갈등의 시발점“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원 지사는 공항 건설을 기정사실화 한 다음 공항예정지 주변 발전계획을 세우기에만 급급했고 찬반으로 주민 편 가르기에 앞장 서 갈등만을 양산했다“는 지적도 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원 지사의 독단 불통행정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이들 단체는 ”500만㎡의 녹지가 사라지는데 친환경적이면서 지속가능한 공항을 짓겠다고 자찬한다“며 ”쓰레기처리도 대책 없고 하수처리도 대책 없으면서 지속가능한 제주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아무 대안도 없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제주바다가 썩어 들어가 월정리 해녀들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고 제주 전역의 해안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 하수종말처리장 용량만 증대하면 끝인가?“라고 물었다.

그리고 ”도민이 원하는 정치는 도민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며 ”도민에게 묻고 도민의 목소리를 들어라“라고 촉구했다.

취임1주년을 맞은 원희룡 지사는 무엇을 잘했다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도민들을 향해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자꾸 뒤를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원 지사의 현란한 언변은 늘 도지사라기보다 노회한 정치인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도지사의 말이 도민의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도 도민을 배려하는 조장행정이 아닌 정치가의 단호함으로 보여 인간미가 없어 보이는 것이다.

리더는 아무리 잘해도 욕을 먹는 법이다.

도지사는 제주도민의 의견에 귀를 더 잘 기울이고 제주도의 100년 대계를 위한 통찰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찾아 도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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