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장이 두번 읊은 비감한 '시일야 방성대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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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제주도의장이 두번 읊은 비감한 '시일야 방성대곡' ..
  • 고현준
  • 승인 2019.07.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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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도민들이 제대로 평가해야 할 주관없는 회색분자 도의원들..

 

지난 11일 제주도의회에서는 ‘시일야방성대곡’이 울려퍼졌다.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장이 도민다수의 뜻에 따라 직권상정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홍명환 의원 대표발의)이 부결처리됐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이날 폐회사에서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말을 두 번 읊었다.

한번은 자신의 비감함과 도민들에 대한 미안함을 담아,또 한번은 그 자리에 앉아있는 도의원들을 향해..

 

이날 제주녹색당은 긴급논평을 통해 ‘제주도의회는 죽었다’고 선언했다.

지난 11일 오후 2시에 열린 제주도의회 제37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는 도의원들이 도민다수의 뜻을 무시한 결과 결국 과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부결 처리됐다.

 

이 부결은 도대체 도의원들은 무엇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의문을 준다.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은 제주도의 난개발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반에 단 1-2표가 모자라 부결처리됐다.

 

제주녹색당은 “제주도의원들이 눈치를 봐야할 사람은 원희룡과 국토부가 아니라 바로 제주도민”이라며 “이번 개정조례안 부결로 인해 제주도의원들이 제주도민들의 뜻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보다 더 명확해졌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7월 11일, 바로 오늘. 제주도의회는 죽었다”며 “도민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도의회를 비판했다.

 

문제는 찬성이나 반대를 결정하지 못한 5명의 도의원들(고용호(성산읍) 강성균(애월읍) 고태순(아라동) 김희현(일도2동을) 김경학(구좌읍․우도면))과 부공남, 김장영 교육의원 등의 회색분자같은 태도다.

기권은 반대나 다름 없다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반대표라도 던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들이 모두 반대표라도 던졌다면 기분이라도 덜 나쁘련만..

자기 주관도 없는 사람들이 도의원을 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무얼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자괴감만 들게 만들었다.

이는 도지사가 앞에 앉아 있어 일부 도의원들이 눈치를 봤다고 밖에는 해석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더욱이 평소에는 그렇게 환경의 중요성을 부르짖던 사람들조차 반대표를 던졌다.

앞뒤가 맞지 않는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부결처리를 제2공항 탓으로 돌리지만 정작 문제는 그게 아니다.

제2공항은 앞으로 제주도에서 벌어질 각종 개발과의 싸음에서 생길 어쩌면 작은 일 중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은 제주도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또는 각종 개발을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도의회는 한심한 결정을 한 것이다.

이는 더욱이 국책사업이란 명분으로 제주도를 절단 내도 도의회가 검증할 수 있는 근거가 없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부결은 아쉬움이 참으로 크다.

우리가 살고 있고 살아야 할 제주도를 누군가 국책사업이라며 마음껏 개발해도 도민의 대표인 도의회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도의회의 존재의미가 없어진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그들의 존재의미가 있든 없든 도의원으로 편안히 월급만 받아먹겠다는 속셈인 모양이다.

이날도 성산읍에서는 국토부와 성산지역 주민간 제2공항 전략영향평가 설명회를 앞두고 목숨을 건 생존투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의원들은 이를 견제해야 할 그들의 의무를 망각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제주도의회에 의지할 도민들의 희망인 마지막 싹 마저 도의원 스스로 잘라버린 것이다.

 

이번 조례개정안에 반대를 했거나 기권을 한 도의원들을 향해 앞으로 도민들은 아마 눈 부릅 뜨고 그들을 주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놀고 먹겠다는 그 행태를 언젠가는 제대로 평가받을 날이 올 것이다.

 

다음은 도민들이 알아두고 평가해야 할 도의원들의 이날 결정한 태도다.

 

찬성 : 강민숙(비례) 현길호(조천읍) 김태석(노형갑) 이상봉(노형을) 홍명환(이도2동갑) 송창권(외도․이호․도두동) 이승아(오라동) 강성의(화북동) 김경미(비례) 문경운(비례) 양영식(연동갑)

정민구(삼도1․2동) 문종태(일도1․이도1․건입동) 강철남(연동을) 김용범(정방․중앙․천지동) 박원철(한림읍) 좌남수(한경면․추자면) 고은실 의원(비례)과 김창식 교육의원 등 19명

 

반대 : 강성민(이도2동을) 박호형(일도2동갑) 송영훈(남원읍) 임상필(중문․대천․예래동) 조훈배(안덕면) 김황국(용담1․2동) 오영희(비례), 강충룡(송산․효돈․영천동) 한영진(비례) 이경용(서홍․대륜동) 강연호(표선면) 안창남(삼양․봉개동).강시백 오대익 등 14명

 

기권 : 고용호(성산읍) 강성균(애월읍) 고태순(아라동) 김희현(일도2동을) 김경학(구좌읍․우도면) 부공남, 김장영 의원 등 7명

 

회의불참 ▲고현수, ▲윤춘광 의원 등 2명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최근 TVN이라는 방송에서는 60일 지정생존자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그 드라마의 첫 장면은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국회가 폭파되는 광경이다.

대통령과 장관 국회의원들이 모두 죽고, 60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사람은 이날 국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헌법상 가장 낮은 지위의 환경부장관이었다는 설정이 드라마의 시작이었다.

 

다음은 이 방송이 전하고 있는 드라마 기획의도다.

 

tVN '60일 지정생존자' 방송캡쳐

 

tVN '60일 지정생존자' 방송캡쳐

 

‘저 놈의 정치꾼들, 싹 다 쓸어버렸으면...’

한번쯤 홧김에 내던졌던

그 말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지금 바로 당신 눈앞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심장부.

국회의사당이 무너졌다.

 

감히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폭탄테러로 -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국회의장도, 국무위원들도..

한날 한시에 사라져 버렸다.

 

살아남은 건, 오직 한 사람..

승계 순위가 낮은 환경부 장관 박무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한발 한발 레드라인에 다가서고

권력의 공백을 허락할 수 없는

국내 정치판은 요동치기 시작하는데...

 

내각 최하 말단에서 한 순간에 최고 권력이 되어버린

60일의 신데렐라-

대.통.령 / 권.한.대.행 / 박무진.

 

권력을 잡는다는 건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일.

결론은 둘 중 하나.

호랑이 밥이 되거나, 밥을 주는 주인이 되거나..

 

자, 팔짱 끼고 지켜보자! 짓궂은 관람객이 되어.

그의 위험천만한 고군분투를.(TVN 홈페이지에서 발췌)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바로 이런 것이다.

제대로 제 일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들..

일 안하는 공무원들..

국민과 괴리된 현실..

이같은 문제를 국민들의 염원같은 마음을 담아 드라마로 그럴 듯 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제주도의회도 언젠가는 폭파시켜버리자는 도민들의 볼멘 소리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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