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하소서. 전우들이여!"..제주도 출신 월남전 전사자 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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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하소서. 전우들이여!"..제주도 출신 월남전 전사자 위령제..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19.10.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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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주도지부, '여든 여덟 분 참전 전사자를 위한 위령제' 봉행

 

“월남에서 전사한 전우들이여. 고향 땅에서 편안히 안식하소서..”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강인헌 지부장대행)는 지난 18일(금)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동안 제주시 충혼묘지 베트남참전 위령탑 앞에서 월남전참전 전사자 위령제를 가졌다.

이날 위령제에는 제주도내 각급 기관장과 보훈단체장, 월남전참전자, 월남전참전유가족, 해병대 제9여단 장병 등 8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엄숙하게 거행됐다.

월남전 당시 제주 출신중 전사한 전우는 모두 여든 여덟 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위령제는 해병대 제9여단 군악대 반주로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및 월남전에서 전사한 전우에 대한 명복을 비는 묵념을 올렸다.

 

 

이어서 해병대 제9여단 장병들이 조총발사가 이어졌다.

헌화와 분향에서는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제주특별자치도지부 강인헌 지부장대행과 서창완 베트남현충회 회장, 정진호 상임고문, 문홍익 상임고문, 이대언 현충회 유족회장 등이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어 김현민 제주특별자치도 기획조정실장, 조영수 해병대 제9여단장, 김선수 379군사안보지원부대장, 각급 보훈단체장, 월남전 참전자회 한철용 고문, 현동엽 제주시지회장, 강문숙 서귀포시지회장, 이영자 유족회장등이 헌화와 분향을 했고 송서규대령 유족이 헌화와 분향을 했다.

제주도지부에서는 이들 여든 여덟 분의 유족을 찾고자 백방으로 노력 하던 중 위령제 행사 신문광고를 보고 연락을 해와 찾게 된 유족으로 부평길, 부성순 형제분 유족이 소개됐고, 두 분 유족의 특별 헌화와 분향을 하는 특별 순서를 가졌다.

 

 

 

위령제에는 제주특별자치도 김현민 기획조정실장, 해병대 제9여단 조영수 여단장, 379군사안보지원부대 김선수 부대장, 광복회 김율근 제주지부장, 전몰군경유족회 강응봉 제주지부장, 전몰군경 미망인회 한순자 지부장, 무공수훈자회 김도삼 지부장, 고엽제 홍희철 지부장, 6.25참전유공자회 송치선 지부장, 제주도 재향군인회 김달수 회장, 제주도 재향경우회 김영중 회장, 해병대전우회 제주도연합회 강대성 회장, 월남전참전자회 중앙회 이대섭 조직국장, 월남참전자회 고문 한철용 예비역 육군소장, 월남참전자제주시지회 현동엽 지회장, 서귀포시지회 강문숙 지회장, 월남전참전유족회 이영자 회장,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제주도지부 김홍철 고문, 베트남참전현충회 정진호 상임고문, 베트남참전현충회 문홍익 상임고문, 베트남참전현충회 김덕용 본부장, 베트남참전현충회유족회 이대언 회장, 월남전참전자회 강인헌 제주도지부장대행, 베트남참전현충회 서창완 회장 등이 참석했다.

 

 

베트남참전현충회 김덕용 본부장이 제2회 월남전참전 전사자 위령제에 따른 경과보고와 강인헌 제주도지부장대행이 주제사, 위령제 봉행 대회장인 문홍익 상임고문이 추념사를 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사를 대신해서 참석한 김현민 기획조정실장이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제주도정은 월남전 참전용사들이 존경을 받고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오늘의 위령제가 월남전 참전용사들의 애국정신을 기억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밀알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추도사를 전했다.

추도사에 이어서 추모헌시는 현동엽 님의 노병의 기도 "안식하소서 전우들이여!"를 제주 시사랑회 김정희 님이 낭송했다.

​다음은 이들 전우들을 위한 추모헌시다.

 

 

추모 헌시

"노병의 기도"

 

또 오늘이 오면

미소 머금고 오시는 당신들인데

행여 잊혀질까 두려웠습니다.

 

생생한 환영(幻影)은 또렷하고 진하게 남아

자꾸만 다가옴을 어찌해야 합니까!

우리를 이렇게 아프게 하고 떠난

당신들인데..

우리를 대신한 숭고(崇高)한 희생을

또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요.

 

포탄에 짖이겨진 가슴을 움켜잡고

피 묻은 손을 허공에 휘젓던 단말마의 비명!

김일병, 이소위를 그곳에 버려둔 채

끝내 함께 하지 못하고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피투성이 다리를 절며 돌아섰습니다.

 

포탄이 작렬했던 그 전선!

포연이 자욱했던 그 정글!

찢어지는 비명과 아비규환의 검붉은 지옥엔

죽음의 비가 내리고 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상처 아물어가고 태고의 전설이 된 양

뜨거운 태양아래에는 적막함이 깔려 있습니다.

 

고즈넉한 지친 땅위에서는

당신들의 혼을 달래 듯

아지랑이가 조용히 피어 오릅니다.

 

자랑스러운

맹호, 백마, 청룡, 비둘기,백구, 은마, 십자성..

용맹스럽게 활거하던 그 곳

지금은 초록빛 가득한 질펀한 평야가 되어

지천에 벼이삭들 여물어 늘어지고

참새 떼 지저귐이 가득합니다.

 

아스라이 아오자이 자락 펄럭이는

아낙들의 뒷모습이 한가롭고

악몽들은 먼 전설이 되려고

점점 멀어져 가려 합니다.

 

당신들의 가족들은

살아서 돌아 온 못난 우리들과

용감했던 아버지 무용담을 밤새워 이야기하며

자랑수러운 무공훈장을 가슴에 안고

그 위업(偉業)을 기리고 있습니다.

 

미움도 증오도 스쳐간 지 오래인데-

그토록 아리던 기억들을 지우려 하는데-

억겹의 세월이 도리질 하던

슬품과 그리움이 첩첩인 그곳에서

당신들이 안고 간 거룩한 희생은

우리를 위함이 아니였던가요.

 

그것은 모두가 우리들의 탓인데...

이제랑 원한을 거두시고

모두를 가슴에 품어

님들이 다사로운 미소로

영원히 영원히 용서하소서.

 

기다려지는 내일이 오늘이 되는 날

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원하나이다.

안식하소서. 전우들이여!

 

 

이날 행사는 위령제를 마친 후 참가자들 모두가 개별 헌화와 분향의 시간을 갖고 이들을 추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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