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문화칼럼)목련꽃 피는 어느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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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문화칼럼)목련꽃 피는 어느 봄날
  • 강문칠
  • 승인 2012.03.2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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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전 제주예총 회장)


 

 


길을 가다가 곱게 얼굴을 단장한 목련을 발견했다. 우아함으로, 품위 있고 단아하게 피어 있는 목련, 누구를 위하여 꽃단장을 했을까?


담으로 둘러싸인, 양지바른 텃밭에 심은 목련 나뭇가지에서 이렇게 봄을 대표하고, 제일 먼저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 달려 나온 꽃, 목련화야!


누구를 마중 온 걸까? 아니면 만나고 싶은 분이 있는 걸까---?

 

우아한 자태를 뽐내면서도 전혀 화려하지 않은 모습, 질투도 없이 시선을 자신의 모습 한곳에 모우는 색의 오묘함, 목련의 위대함과 찬란함이랄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봄이 오기는 오는가 보다. 살다보니 시간이 흐르고, 기다리던 따스함과 포근함도 서서히 우리 인간들에게 다가서니, 그러한 날이 오기를 나는 얼마나 기다린 걸까? 텃밭에 심은, 양지바른 곳에 핀 목련 꽃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며칠 있으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도, 쌀쌀함도 다 잊혀 지겠지,
불어오는 봄바람으로 하여 우리들의 삶도 조금은 나아지려나?

목련의 색이 이렇게 화려한 줄 미처 몰랐네? 너의 자태에 흠뻑 내 마음을 뺏긴다.

 

 


봄꽃들이 자신의 모습에 최선을 다하여 몸단장을 열심히 할 때, 봄꽃들은 그들과 어울리는 주변의 분위기가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느낌을 갖게 된다. 봄소식은 비단 목련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다. 담쟁이, 유채화, 봄기운이 가득한 바닷가---봄소식은 바다에서 가장 먼저 전해 온다.

목련이 피는 언덕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 그곳에서 그윽한 봄소식을 듣는다. 또한 봄의 전령사와 같이 일찍 자랑스러운 자태를 뽐내는 목련의 미소에 사랑스러운 마음이 된다.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佳人과 같고---‘

봄을 알리는 목련 꽃의 화사함과 함께 내 맘을 들뜨게 만드는 봄기운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지나간 춥고 어려운 삶들에 대한 추억과 말로 다 할 수 없는 그리운 시간들이 내 맘속에 아른거린다.


 (강문칠 전 제주예총 회장/본지 문화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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