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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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 고현준
  • 승인 2019.12.0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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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인디언들의 이야기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지금 제주와 다르지 않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우리로서는 이상한 생각이다.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그것들을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에게는 이 땅의 모든 부분이 거룩하다.

빛나는 솔잎, 모래 기슭, 어두운 숲 속 안개, 맑게 노래하는 온갖 벌레들,

이 모두가 우리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는 신성한 것들이다.

나무 속에 흐르는 수액은 우리들 황색인(혹은 붉은 얼굴)의 기억을 실어 나른다.

백인은 죽어서 별들 사이를 거닐 적에 그들이 태어난 곳을 망각해 버리지만,

우리가 죽어서도 이 아름다운 땅을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은

이곳이 바로 우리 황색인들에겐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고 땅은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우리의 형제자매이다.

사슴, 말, 큰 독수리, 이들은 우리의 형제들이다.

바위산 꼭대기, 풀잎의 수액,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이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류시화 엮음)라는 제목의 책은 인디언의 기도문과 연설문을 상세히 담고 있는 두꺼운 책입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놀라운 책을 하나 더 얻었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이들 인디언들이 겪었던 모든 이야기가 현재의 우리 제주와 전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디언들의 이야기는 아메리카 대륙에 백인이 들어오면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개척하던 시대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인디언들의 땅을 빼앗고 인디언들을 그들의 땅에 몰아내는 과정에서 인디언들이 겪었던 이야기가 추장들과 이들 인디언들에 의해 전해지고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어쩌면 지금의 제주도가 그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지도 모릅니다.

다만, 총을 들고 와서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정부 주도로 원주민의 땅을 빼앗는 과정이 악랄하다는 점만은 결과적으로 똑 같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처음 만나는 위의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을 비롯 각 부족이 말한 연설문의 거의 모든 내용이 대지는 하늘이 우리에게 준 땅이며 누구도 이를 소유할 권리가 없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인디언들은 그곳에는 우리 선조들의 피와 무덤이 있는 땅이라 절대로 빼앗길 수 없다고 선언하지만 총,균,쇠로 무장한 하얀 얼굴의 사람들이 와서 신의 영역에서 사는 인디언들과 자연에 함께 살고 있는 숲의 정령들을 파괴했다고 비난하지요.

인디언들은 얼굴 하얀 사람들이 처음에 왔을 때 굶주리고 아픈 사람들에게 먹을 것과 약을 제공해 줬고, 그들의 방문을 싫어하지도 않았다고 전합니다.

모두가 신이 창조하신 자연의 일부이기에 친절하게 대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얼굴 하얀 사람들은 총을 들고 와 인디언들을 위협하고 인디언들만 따로 사는 구역으로 가라고 한다면서 눈물 겨운 투쟁의 역사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인디언들은 선교사들이 와서 말로는 선을 말하면서 행동은 말과 다른 그들의 행태를 보면서 ‘당신들의 신보다 우리의 신이 더욱 훌륭하다“고까지 선언합니다.

당신들은 신을 이야기하면서 약속도 지키지 않았고 말로는 평화를 이야기하면서 폭력과 파괴를 일삼는 그들의 행태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엄청난 전쟁의 결과로 많은 인디언이 숨지고 난 뒤에 그들이 평화롭게 살던 모든 터전을 빼앗기고 인디언거주지역으로 가야만 했던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모든 역사가 이 책에는 나옵니다.

평화롭게 살던 인디언들의 삶의 터전이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다 파괴되고,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신과 함께 살았던 터전을 백인들에게 빼앗긴 그들의 삶은, 지금의 제주도와 너무 닮아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개발계획은 제주도의 파괴를 가져오고, 인구 유입의 증가는 결국 이 땅 곳곳을 파헤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제주도가 지금 각종 개발계획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제는 공허한 말이 돼 가는 개발이라는 광기와 환경보호..

우리는 수백년전 그들의 땅에서 그들의 삶을 빼앗긴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이 책에서 전하는 인디언들의 말입니다.

 

그들은 자연을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세계로 여기고, 우리를 야만인이라 불렀다. 하지만 우리에게 야생이란 없었다. 우리에게는 다만 자유가 있었을 뿐이다. 자연은 질서에 순종하지만, 문명은 그 질서를 깨려고 노력한다.

─ 서문 중에서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대지에게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일어난다. 사람이 삶의 거미줄을 짜 나아 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 역시 한 올의 거미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가 거미줄에 가하는 행동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대지에게 가하는 일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가해진다. 사람이 땅을 파헤치는 것은 곧 그들 자신의 삶도 파헤치는 것과 같다. 우리 는 이것을 안다. 대지는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오히려 대지에게 속해 있다.

─ 시애틀 추장 중에서

 

우리 인디언들이 대대로 살아온 드넓은 대륙을 발견한 얼굴 흰 사람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밀려오기 시작했다. 파도가 한번 밀려갔다가 돌아오면 더 많은 낯선 자들을 싣고 왔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들을 친구로 맞이했으며, 그들 역시 우리를 형제라 불렀다. 우리는 그들을 믿었고, 그들에게 더 넓은 지역을 내주었다. 머지않아 그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그들은 더 많은 땅을 원했다. 나중에는 아예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전체를 손에 넣으려고 덤벼들었다… 또 그들은 독한 물을 들여와 우리더러 마시게 했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 빨간 윗도리 중에서 접기

 

우리가 보기에 그들은 삶의 기준을 돈에 두고 있으며, 진실과 거짓조차 돈 앞에서 그 위치가 뒤바뀐다. 죽음 앞에서도 진실을 말하는 우리 인디언들과 사뭇 다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진리에 대해 잘 설명하고, 진리가 적혀 있다는 책을 늘 지참하고 다닌다. 그러나 그들만큼 진리와 동떨어진 행동을 하는 자들도 없다.

─ 오히예사...

 

”인생을 두 번째 사는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모두 인생초보자들“이라는 도인 백담 심상원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는 남의 인생을 통해 그들의 살아온 인생을 통해 삶을 배워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선택해야할 삶의 터전은 인디인들이 말하는 신의 영역인 대지와 정령이 사는 숲, 자연입니다.

제주도민들이 언제나 원주민이라는 이름으로만 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한 인디언의 기도문을 하나 더 옮깁니다.

 

인디언의 기도문

 

바람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나는 당신의 많은 자식들 가운데

작고 힘없는 아이입니다

내게 당신의 힘과 지혜를 주소서

 

나로 하여금 아름다움 안에서 걷게 하시고

내 두 눈이 오래도록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이 만든 물건들을 내 손이 존중하게 하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내 귀를 예민하게 하소서

당신이 내 부족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것들을

나 또한 알게 하시고

당신이 모든 나뭇잎, 모든 돌 틈에 감춰 둔 교훈들을

나 또한 배우게 하소서

 

내형제들보다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장 큰 적인 내자신과 싸울 수 있도록

내게 힘을 주소서

나로 하여금 깨끗한 손, 똑바른 눈으로

언제라도 당신에게 갈수 있도록 준비시켜 주소서

 

그래서 저 노을이 지듯이 내 목숨이 사라질때

내 혼이 부끄럼없이

당신에게 갈수 있게 하소서.

 

-노란 종달새 (수우족의 추장)

 

 

이 내용은 인디언 수(Sioux) 족 추장 옐로 라크(노란 종달새)의 기도문으로 가장 널리 애송되는 인디언 기도문 중의 하나입니다. 이 기도문은 미국 교과서에도 실려있다고 합니다.

제주도가 인디언처럼 되지 않으려면 도민 모두가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제주도를 미래가 없는 개발로만 몰아가는 그들의 몽매함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자연이 사라지면 우리의 후손이 살이야 할 터전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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