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들꽃]산골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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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들꽃]산골무꽃
  •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 승인 2019.12.23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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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

산골무꽃

 

 

 

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라는 시를 세편이나 썼다.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매우 간결한 시인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생명력이 강한 ‘풀꽃’들에 대한 함축적인 메시지가 가득 담긴 시라는 생각이 든다.

 

 

‘풀꽃’들은 예로부터 불리는 이름이 있다.

표준말로 하면 ‘잡초’다,

제주에서는 ‘검질’이라고 한다.

 

옛날부터 쓸모없이 농사에 방해가 되는 ‘검질’은 없애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을 했다.

옛날에는 잡초를 없애는 방법으로 ‘검질’을 매는 소극적인 방법을 사용했으나 요즘은 농약을 치거나 대규모로 짧은 시간에 베어내는 기계를 사용하여 쉽게 없애고 있다.

농약이 ‘검질’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에게 까지 해를 미친다는 내용들이 발표되면서 농사짓는 방법도 유기농으로 바뀌고 있다.

 

한때는 귀찮은 존재로만 여기던 ‘검질’들이 농토를 살찌우고 사람들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 눈에 고운모습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크고 곱고 화려한 꽃들에만 사람들이 눈길을 주었으나 이제는 산이나, 들, 냇가, 해안가, 밭, 습지에서 볼 수 있는 작고 볼품없다고 생각이 되던 ‘풀꽃’들에 눈길을 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작은 풀꽃인 ‘검질’에 시선을 주다보니 부작용도 같이 동반하고 있다.

이 ‘검질’이 혹시 돈이 될 수가 있지 않나, 우리 집에 가져와 혼자 봐야지 하는 생각에 ‘검질’로만 여기던 ‘풀꽃’들이 원산지에서 사라지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종종 볼 수 가 있다.

 

사람들이 눈여겨보지 않았던 ‘풀꽃’들을 나태주 시인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고 한 말을 일부사람들이 역 이용을 해서 산과 들에서 자라던 ‘풀꽃’들이 화원이나 안방 높은 곳에 모셔지면서 원산지가 훼손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원산지 훼손을 막기 위해서 정부에서 ‘멸종위기’ 식물들을 발표하고 있으나 ‘멸종위기’ 식물들은 개인 식물원이나 개인집 온실 등에서 싱싱하게 자라는 아이러니가 우리나라의 ‘들꽃들의 현주소’이다.

산과 들에서 만나는 수많은 ‘들꽃’들을 시인이 말처럼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곱지 않은 ‘들꽃’들이 없고 사랑스럽지 않은 ‘들꽃’들이 없다.

 

한라산정상에서 오름을 거쳐 내창을 따라 곶자왈과 들판을 지나고 밭과 들길을 거쳐 바다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들꽃들이 때에 맞추어 꽃을 피운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들꽃’들이 ‘낙원’ 또는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다.

육지지방 산엘 가보면 9월 중순만 되면 산은 겨울채비를 마치고 ‘들꽃’들은 자취를 감추는데 제주의 ‘들꽃’들은 겨울에도 꽃을 피우므로 제주가 ‘들꽃’들이 살기에는 최적인 장소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2019년 기해년(己亥年)도 이제 일주일정도만 남았다.

한해를 마무리해보니 지난 나날들이 ‘추억’이라는 주마등이 되어 머리를 잠간씩 스치면서 지나가 버린다.

그래도 추억은 ‘소중’한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좋은 추억도 있고 지우고 싶은 추억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먼 훗날 되돌아보면 좋았던 추억이나 그렇지 못했던 추억들이 모두가 소중하고 귀중한 것들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고귀함'이라는 꽃말을 가진 식물이 있다.

골무꽃 종류가 그렇다.

가난했던 시절 골무를 끼고 터진 양말을 기워주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골무꽃의 꽃말이 나를 옛날로 돌아가게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고귀한 사랑’을 생각하게 한다.

골무꽃속 식물들은 우리나라에 12종정도가 자생을 하고 있다.

‘골무꽃’을 비롯해서 바닷가에서 자라는 ‘참골무꽃’, 한 여름 산속에서 꽃을 피우는 ‘산골무꽃’, 제주에만 있는 ‘비바리골무꽃’과 '제주야생화' 회원들에 의해 발견된 ‘제주골무꽃’, 좀골무꽃, 연지골무꽃 등이 있다.

또 골무꽃과 비슷하지만 잎 표면이 굴곡이 심해 보이는 ‘떡잎골무꽃’도 있다.

 

산골무꽃.

산골무꽃은 꿀풀과 골무꽃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산에서 볼 수 있는 골무꽃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이름으로 각시골무꽃, 광릉골무꽃, 그늘골무꽃이라고 한다.

산지의 숲에서 잘 자란다.

 

꽃은 연한 자줏빛으로 6~7월에 피고 꽃자루는 짧으며 꽃받침은 녹색이고 꽃부리는 입술 모양이며 암술대는 2갈래로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세모모양으로 둥그스럼하며 잎 끝은 둔하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는 1cm정도 된다.

줄기는 땅속줄기가 길게 옆으로 벋으면서 군데군데 원줄기가 나오는데 원줄기에는 위로 굽은 흰색 털이 나며 줄기가 네모지고 20cm 정도 자란다.

열매는 껍데기가 단단하여 익어도 벌어지지 않는 열매로 꽃받침 속에 들어 있으며 돌기가 있다.

 

한비 김평일 한라야생화회 회장은..

   
한비 김평일 선생

한비 김평일(金平一) 선생은 지난 40여년동안 도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퇴직 후 (사)제주바다사랑실천협의회를 창설, 5년동안 회장직을 맡아 제주바다환경 개선에 이바지 했으며 지난 2015년도 한라일보사가 주관한 한라환경대상에서 전체부문 대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전국 실버인터넷경진대회(2002년)에서도 대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교직근무시에는 한국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에 취미를 가지고 풍경사진 위주로 제주의 풍광을 담아 오다 제주의 들꽃에 매료되어 야생화 사진을 촬영하고 있으며 현재 한라야생화회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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