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문화칼럼)내 시야에 비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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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문화칼럼)내 시야에 비친 세상
  • 강문칠 기자
  • 승인 2012.04.0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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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전 제주예총회장)

 

중학생이던 시절, 아침이면 냉수마찰을 하기 위해 다녔던 소남머리(서귀포 남동쪽 해안), 그곳을 20여년 만에 방문한다.


그곳은 소나무가 많아 서귀포 시민들이 즐겨 찾아 휴식을 취하곤 하던 장소이다. 언덕에 올라 바다를 바라다보면 서귀포 해안이 전부 보이는 곳이다.

 

아름다운 해안의 절경이 다 들여 다 보이는 곳, 또한 소남머리 밑을 내려가면 용천수가 언제나 콸콸 흘러내려 여름이면 사람들이 들 끌었던 곳, 지금은 말끔히 단장이 되어 과연 깨끗한 서귀포의 명소라고 말을 하고도 남을 충분한 장소였다.

바다와 바로 부딪히는 장소이기에, 때로는 바위에 올라 다이빙을 했던 추억이 아스라이 뇌리에 스쳐 간다. 바위 위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성악을 전공하던 대학생 형님이 불렀던 김동진 작곡의 ‘가고파’라는 곡을 감동스럽게 감상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형님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하며 지내는지--바위에 걸터앉아 낚시를 했던 추억, 헤엄을 치던 기억들---모자이크처럼 스쳐 지나는 추억의 조각들이 마치 필름들이 돌아가듯, 멈춤 없이 어린 시절로 나를 인도한다.

이런저런 생각 속에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냉수마찰을 했던 용천수가 흐르는 곳을 찾았다. 남, 여의 탕이 구분이 되어 있다. 잘 정비되어 있는 그 곳엔 지금도 물이 잘 흐르고 있었다.

 

아마 지금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일 게다. 물이 참으로 깨끗하다. 물에 손을 담그니 차가운 느낌이 가득하다. 내가 초, 중학교를 다니면서 음악을 하게 했던 많은 추억과 아름다운 정서를 담겨준 곳, 마음이 차분해 진다.

‘인생은 경험하는 것만큼 느끼며, 아는 것만큼 보인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의 추억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한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살아 온 나의 경험들은 고통이었던가? 하는 자괴감 속에 마음을 삭혀 본다.

 
 

허나 아름다운 추억, 보이는 것들의 기억과 형상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래도 남은 인생 속에서 추억과 다양한 경험들을 활용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나에게도 남은 인생이 충분하게 있으니 최선을 다해 봐야지, 그동안 인생을 잘못 살아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 시야에 비친 세상들 속에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날들에는 버린 것들에 대한 아쉬움들에 과감해지자,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간직하고 추억과 숱한 경험들과의 소통을 하자.

시야에 비친 다양한 풍경들, 아름답게 보이는 것만큼 생각과 사랑이 커 오르는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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