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을 때 하루에만 수천명 찾는 용눈이오름, 거의 죽음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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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을 때 하루에만 수천명 찾는 용눈이오름, 거의 죽음 직전.."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2.2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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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생채기로 속살이 드러난 아름다왔던 용눈이오름 올라가 보니 맨살 드러나

 

 

 

제주의 오름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오름을 국어사전에서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1. 오름[명사][방언] ‘산(山)’의 방언(제주).

2. 오름[동사] 르 불규칙 동사 ‘오르다’의 활용형. 어간 ‘오르-’에 명사형 어미 ‘-ㅁ’이 붙어서 이루어진 말이다. 조사와 결합하여 문장 성분을 이루거나 문장을 끝맺는다.

이렇게 국어사전에서 오름은 산(山)을 일컫는 제주어(濟州語)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에게는 산(山)이라는 말보다 오름이라는 말이 더 정겹다는 생각이 든다.

오름이라는 말은 제주에서만 사용되는 말이라서 더 자랑스럽고 더 사랑스럽기조차 하다.

제주에 있는 360여개의 오름들은 제주도의 거인 설문대할망이 제주도와 육지 사이에 다리를 놓으려고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날랐는데 이때 치마 틈새로 흙덩이들이 떨어져 오름이 되었다는 전설(傳說)이 있다.

더욱이 오름은 제주사람들의 근거지(根據地)이기도 하다.

오름을 중심으로 촌락들이 형성되었고 신앙의 터전이 되었으며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오름에 묻히기도 했다.

 

 

 

제주의 오름에 붙여진 이름들을 보면 해학(諧謔)이 있고 멋스럽고 맛깔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가 없는 오름은 민오름, 나무가 많아 검게 보인다고 하여 검은오름, 오름에 묻힌 화산재나 화산탄이 들어나 붉게 보이거나 역사적으로 상처가 있었던 오름을 붉은오름이라고 지었다.

동물의 이름을 붙여서 지어진 오름들도 있고 오름의 모양과 형태를 보고 지어진 오름 이름들도 있다.

흔히 하는 말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이 말을 인용해보면 가장 제주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과 같다.

제주의 오름은 가장 제주적인 것이므로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자부심과도 같다.

이처럼 제주의 오름은 이미 세계적인 것으로 인정을 받았다.

2007년 유네스코에서 제주의 한라산과 오름(검은오름과 일출봉)과 동굴계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을 한 것만 봐도 제주의 오름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입증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인들이 제주로 몰려오는 것도 제주의 자연환경이 세계적이어서 그걸 보기위해 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주적인 것을 잘 가꾸고 다듬어서 제주를 찾아온 세계인들에게 잘 내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제주 둘러보다 보면 부끄러운 자화상(自畫像)을 보는 것 같이 낮 뜨거운 오름의 훼손된 모습들을 곳곳에서 볼 수가 있다.

제주의 산하가 무분별한 개발과 몰려드는 사람들, 자연재해, 사람들이 무지와 편견 등으로 인해서 생채기가 너무 많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오름 들도 이같은 되돌리기 힘든 생채기가 나기는 마찬가지이다.

여러 오름들이 갖가지 모양으로 생채기가 생겼는데 그 중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와서 생채기를 낸 오름들이 더러 있다.

용눈이오름이 가장 대표적인 곳이다.

용눈이오름은 용이 누워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여 지어진 오름 이름이다.

용눈이오름은 오름 한가운데가 움푹 패어 있는 모습이 용이 누웠던 자리와 같다고도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분화구의 모습이 용의 눈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용눈이오름은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 올라보고 싶은 로망을 갖게 하는 오름이다.

 

 

 

용눈이오름은 특히 유튜브나 신문, 방송 등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유명세(有名稅)가 더해진 오름이다.

용눈이 오름은 제주 동부지역인 중산간 지역에 있는 오름으로 교통망이 잘 정비 된 곳에 있어서 접근성이 쉬운 오름이라서 더욱 그렇다.

거기다 산세가 완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용눈이오름은 오름 이름도 정겹고 오름 모습도 아름다우며 오름을 오르내리는데 제약이 없어서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인기가 있는 오름 중 하나다.

용눈이오름은 능선(稜線)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오름 탐방에 지장을 줄만한 가시덤불이나 떨기나무, 돌밭, 험한 지형이 없어서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오름을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오름에 올라서 분화구 주위를 한 바퀴 돌고 내려와도 한시간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고 있다.

오름 정상에 오르면 제주 동부지역의 풍광과 한라산과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탐방객들이 몰려드는 오름이기도 하다.

또, 오름 정상이나 오름 사면에서 일출모습이나 억새의 장관을 보겠다고 하여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때는 하루에만 수천여명이나 된다고 하니 용눈이오름으로서는 거의 죽음 직전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면서 오름은 그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오름 등반로 이곳저곳이 훼손되고 패여서 깊은 생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름 분화구 둘레에 만들어진 탐방로는 모두 훼손돼 온전한 곳이 하나도 없고 그런 이유로 인해 사람들은 아무데로나 다녀서 새로운 탐방로가 생기면서 오름은 맨살을 곳곳에 드러내며 오름에 더 많은 생채기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오름 탐방로를 정비하고는 있지만 예산이 모자라서인지 또는 의지가 없어서인지 오름 탐방로를 정비하다 중간에 멈췄다.

이는 당국의 의지부족이다. 이로 인한 오름 훼손을 막겠다는 근본적인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용눈이오름은 날이 갈수록 많은 생채기들이 생겨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오름 원형도 변하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을 더하게 만든다.

 

 

 

용눈이오름도 세계자연유산인 검은오름처럼 탐방객을 예약제로 하여 탐방객을 줄이는 방안과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불편이 없도록 주차장이나 화장실들을 정비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현재의 오름 주차장은 장소도 협소한데 대, 소형차 주차에 구분을 두지 않았고 주차선도 그려져 있지 않아서 탐방객들이 많이 몰리게 되면 이곳 주차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다.

이로 인해 차들이 인근도로까지 점검하여 주차를 하는 바람에 이곳 도로를 오가는 차들의 통행에도 크게 불편을 주고 있다.

관계당국에서는 예산을 확보하여 사람들이 몰려오기 전에 하루빨리 탐방로와 부대시설들이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탐방로 정비를 할 여력이 모자란다면 정비를 마칠 때까지 오름 개방을 유예하여 오름의 생채기를 치료할 시간을 갖는 게 순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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