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 곳에서만 사는 희귀 식충식물(食蟲植物) 땅귀개, 제주에서 사라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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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 곳에서만 사는 희귀 식충식물(食蟲植物) 땅귀개, 제주에서 사라질 위기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4.15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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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8)습지가 사라지고..땅귀개는 아주 작아서 밟히면 단번에 사라진다.

 

식물들도 영역 다툼이 심하다.

눈에 안 보이는 전쟁이 식물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식물들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서로 속이고, 훔치고, 죽이기까지 한다.

이런 말에 수긍이 가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럴 수도 있겠지 하고 생각을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식물의 세계에는 끊임없이 생존을 위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 식물들은 자신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양분을 광합성이나 토양에서 직접 얻고 있다.

그러면서 식물들은 이웃과 협력하면서 살아가기도 하지만 이웃과의 끊임없는 생존 투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식물들이 생존을 위해서 전쟁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식물 중에는 기생식물(寄生植物)들이 있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 난초과 식물에도 기생식물(寄生植物)들이 있다.

이러한 식물들은 다른 식물에 붙어살면서 양분(養分)을 얻는 형태이므로 사람들이 눈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 있으나 당사자인 식물에게는 대수로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다른 식물이 어렵게 만들어 낸 양분(養分)을 또 다른 식물들이 뺐어가는 것이므로......

덩굴 식물들은 스스로 일어 설 수 없어서 다른 식물체에 자기 몸을 지탱하면서 자라는데 이러한 식물들은 다른 식물들을 칭칭 감고 올라가므로 다른 식물들에 감긴 식물들은 생장에 장애가 오고 그로 인해서 죽을 수도 있다.

 

칡 같은 식물은 처음에는 다른 식물과 공존을 하면서 사는 것 같지만 살금살금 다른 식물을 타고 올라간 후 위쪽에서 퍼져 자라므로 위쪽을 빼앗긴 식물들은 광합성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므로 죽게 되고 칡은 죽은 식물체에서 양분을 얻게 되므로 결국에는 원래의 식물들은 자리를 잃게 되고 원래의 자리에서는 자라지 못하게 된다.

제주조릿대 같은 식물들은 군락(群落)을 형성하여 전쟁터에서 전선을 넓혀 가듯이 야금야금 상대 식물의 영역을 차지하다 결국은 그 일대를 몽땅 차지하여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

제주의 한라산과 오름, 들판이 제주조릿대로 인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식물과 식물간의 전쟁을 하는 대신에 동물의 사체(死體)에서 양분을 얻는 식물들도 있는데 이러한 식물들을 식충식물(食蟲植物)이라고 한다.

 

식충식물(食蟲植物)들은 동물들을 유인해서 잡아먹기 때문에 작은 동물의 입장에서 볼 때 무시무시한 식물들이다.

식충식물(食蟲植物)들도 광합성(光合成)을 하면서 양분을 얻지만 살아가는 곳이 물속이거나 늪지가 대부분이므로 일부 양분이 부족하게 되는데 부족한 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작은 동물들을 잡아 부족한 양분을 보충한다.

식충식물(食蟲植物)들은 작은 동물들이 좋아하는 향이나 색, 과즙 등으로 유혹하거나 포획하기 위한 특별한 조직을 가지고 있다.

식충식물(食蟲植物)들이 작은 동물들을 잡는 방법으로는

첫째 : 작은 동물들이 좋아하는 냄새나 과즙을 이용하여 유인하고 먹이가 꽃 속으로 미끄러져 떨어지도록 하는 함정 트랩(Pitfall trap)방법을 쓴다.

둘째 : 끈적끈적한 점액을 이용하여 작은 동물들이 밟으면 도망치지 못하게 하여 먹이를 잡는 점착성 트랩(sticky trap)방법을 쓴다.

셋째 : 꽃 안쪽에 접촉시 민감하게 작용하는 털이 있는데 작은 동물들이 꽃 안쪽에 접근하면 민감한 털이 꽃 입구를 닫아서 작은 동물들을 잡는 스냅형 트랩(snap trap)방법을 쓴다.

넷째 : 꽃 입구 구조가 작은 동물들이 미끄러지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되어서 먹이를 잡는 방광형 트랩(Blader trap)방법을 쓴다.

다섯째 : 꽃 입구가 Y 자형으로 되어 작은 동물들이 들어올 수는 있지만 나가지는 못하게 하고 내부로 향한 털들이 먹이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새우잡이형 트랩(Lobster pot trap)방법을 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식충식물(食蟲植物)들은 통발과 같이 포충낭(胞蟲囊)을 가진 종류, 파리지옥과 같이 개폐기구(捕蟲器具)가 있는 포충엽(捕蟲葉)을 가진 종류, 벌레잡이제비꽃과 같이 점액을 분비하는 선모(腺毛)가 있는 종류로 나누는데 이러한 식충식물(食蟲植物)에는 끈끈이주걱, 통발, 파리지옥, 땅귀개, 이삭귀개, 벌레잡이제비꽃 등이 있다.

가을철이면 늪지에서 꽃이 피는 작은 식물이 있다.

야트막하게 물이 고인 습지에 노란색 귀이개를 땅바닥에 곶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아주 작은 식물이다.

귀이개처럼 생긴 작은 식물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소인국(小人國)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하는 식물이다.

땅귀개다.

땅귀개라는 이름은 땅에서 자라는 귀이개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크게 자라봐야 10cm도 안 되는 작은 식물이다.

땅귀이개, 이알초라고도 하는데 얕은 습지에서 자란다.

 

작지만 땅귀개는 식충식물(食蟲植物)이다.

땅귀개에는 실같이 가는 흰색의 땅속줄기가 땅 속을 기면서 뻗는데 줄기 군데군데에 벌레잡이주머니가 달려 있다.

너무 작은 식물이어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식물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식물은 희귀식물로 지정된 식물이다.

희귀식물로 지정이 되었다는 것은 서식지가 적어 멸종으로 갈 수 밖에 없어서 보호하는 식물이다.

제주도에서는 한 장소에서만 서식하는 식물이다.

이 식물을 보호해야 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캐가서가 아니고 땅귀개가 꽃이 피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겠다고 몰려들기 때문에 습지가 망가뜨려져서 땅귀개가 서식하는 면적이 해마다 줄어들고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땅귀개가 자라는 곳은 이름이 알려진 숲길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기도 하다.

땅귀개는 아주 작은 식물체라서 발에 밟히면 되살아나기가 어렵다.

땅귀개의 서식지에 발길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아주 작은 식물체는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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