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편지]"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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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편지]"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 고현준
  • 승인 2020.04.21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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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상회, 동백꽃, 동백아가씨..그리고 4,3
문 닫힌 동백상회

 

제주올레 2코스를 걸을 때 오조리마을로 들어서서 조금 걸어가니 어설프게 만들어놓은 낡은 벤치가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올레꾼을 위해 아마 누군가 만들어놓은 듯 했습니다.

물론 매번 올레길을 걸을 때마다 쉬기도 하고 앉아보기도 했던 곳입니다.

얼마전 올레를 함께 걷던 난전 강법선 선생과 올레꾼 고광언 그리고 필자는 쉬라고 만들어놓은 의자이니 쉬고 가자고 해서 벤치에 앉아 차를 한 잔씩 마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앉아있는 바로 앞에는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동백상회라는 조그만 가게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가게 앞에는 동백나무도 한그루 서 있었지요.

동백상회 동백꽃 이야기를 하다가..

그때 문득, 난전 선생이 가수 이미자의 대표곡 '동백아가씨'에 대한 한가지 비화를 전해 줬습니다.

난전 강법선 선생(왼쪽)과 올레꾼 고광언

 

어떤 가수가 “‘동백아가씨(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라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작곡가 백영호 선생에게 “불러도 되겠느냐”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러나 백영호 선생은 “그 노래는 이미자 노래이니 다른 가수는 절대로 부를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하는데요.

이 가수는 “한번 들어나 봐 달라”며 이 노래를 녹음해서 작곡가에게 보냈고, 작곡가는 이 노래를 듣고는 “불러도 좋다”고 허락했다는 얘깁니다.

그 가수는 우리에게도 너무 잘 알려진 장사익이라는 가수였습니다.

동백상회 앞에서 동백나무를 앞에 두고 장사익이라는 가수가 부르는 동백아가씨라는 노래를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이 노래는 마치 4,3의 노래 같았습니다.

올해 72주년 4,3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습니다만..

이날 부른 노래는 김진호의 ‘가족사진’이었습니다.

만약 다음 4,3추념식에 장사익이라는 가수가 부르는 동백아가씨를 듣는다면 정말 가슴이 찡해질 것 같아 다음과 같이 동백아가씨라는 노래가사를 옮겨봅니다.

 

동백꽃(팔겹)

 

 

동백아가씨

 

헤일수 없이 수 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동백꽃잎에 새겨진 사연

말 못할 그 사연을 가슴에 묻고

오늘도 기다리네 동백 아가씨

가신 님은 그 언제 그 어느 날에

외로운 동백꽃 찾아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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