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붓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자생지에서 자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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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붓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자생지에서 자랄 때입니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5.13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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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12)금붓꽃은 흔치않은 식물..현저히 개체수 줄어 제주에서는 멸종직전 단계

 

깊은 산속에 꼭꼭 숨어서 사는 식물이 있다.

평소에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를 않는 식물이지만 꽃이 피면 화려하고 중후한 금색 빛이 잘 들어나는 식물이다.

금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황금(黃金)처럼 보이는 꽃이다.

금붓꽃이다.

금붓꽃은 꽃색이 황금(黃金)색이다.

사람들은 예부터 황금(黃金)이나 황금색을 좋아했다.

임금님이 옷도 황금색이고 임금님이 쓰는 모자도 황금으로 만든 금관(金冠)을 썼다.

황금은 권위를 나타내는 색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황금(黃金)이라는 말을 국어사전(명사)에서는 누런빛의 도는 금속으로 다른 금속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번쩍이는 황금) 또는 돈이나 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황금 방석에 앉다) 그리고 귀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황금 같은 세월)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황금만능주의(黃金萬能主義)라는 말도 황금에서 파생된 말이다.

황금만능주의(黃金萬能主義)를 다른 말로는 배금주의 (mammonism, 拜金主義)라고 한다.

황금만능주의(黃金萬能主義)란 돈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여겨 지나치게 돈에 집착하는 주의를 말한다.

돈을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 모든 것을 돈과 연관시켜 생각하고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돈 제일주의를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황금만능주의(黃金萬能主義)는 인생의 목적을 돈을 모으는 데 두기 때문에 심할 경우에는 돈을 신격화(神格化)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물질만능주의라고도 한다.

 

사람들이 금을 좋아하는 이유로는 역사적으로 볼 때 세계에서 크고 작은 전쟁들이 많았고 전쟁으로 인해 국가가 바뀌면 화폐도 바뀌는 일도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전쟁과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화폐, 곡식, 비단 등 재물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피난시 휴대하기가 쉽고 화폐가 바뀌더라도 환금성(換金性)이 좋은 금을 소유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하여 황금을 소유하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국가 존망이 불투명할 때마다 '금'이 안정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선호하게 되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한때 연금술(鍊金術)이 유행하기도 했다.

연금술(鍊金術)이란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 변환설’을 바탕으로 값싼 물질을 값비싼 금으로 바꾸려는 생각에서 실시했던 기술인데 연금술(鍊金術)은 결국에는 모두 실패를 했다.

아이러니(irony)하게도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여러 가지 물질의 새로운 발견과 각종 실험 기구의 개발 등은 현대 과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한다.

황금(黃金)을 좋아하다보니 명절이나 공휴일이 이어져 있는 연휴를 비유적으로 황금연휴(黃金連休)라고도 한다.

 

1990년대 우리나라는 IMF외환위기로 어려움을 당했을 때 전 국민이 자발적으로 국가에 금을 기부하던 운동으로 “금모으기운동”을 벌여 외채를 갚아 전 세계인들이 부러움을 사기도 했던 적이 있다.

금은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물질중 하나이다.

물질의 이름에 금이나 황금(黃金)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뭔가 고상해 보이고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식물에도 금이라는 말로 이름이 붙여진 식물들이 있다.

금강아지풀, 금관화, 금괭이눈, 금꿩의다리, 금난초, 금낭화, 금마타리, 금매화, 금방망이, 금불초, 금붓꽃, 금새우난초, 금잔화, 금창초, 금혼초.......

이러한 식물들은 이름만 들어도 노란꽃이 피는 식물이라고 연상이 되는데 그 이유는 이름에 금이라는 말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금색과 같은 색으로 노란색이 있다.

노란색과 금색이 차이점은 같은 계열의 색인데 금색이 노란색에 비해서 채도가 낮아 노란색은 가벼운 느낌을 주는데 비해서 금색은 묵직한 느낌을 준다.

그러므로 식물의 이름에 금이라는 말이 들어간 식물은 노란 또는 노랑이라는 말이 들어간 식물에 비해서 색감이 차분해 보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늘 이야기 하려는 식물은 금붓꽃이다.

금붓꽃은 붓꽃과 붓꽃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붓꽃속 식물의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200~300 종이 된다고 한다.

 

붓꽃속 식물을 아이리스(Iris)라고 하는데 그리스어로 무지개를 뜻하는 "이리스"에서 만들어진 말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자생을 하는 붓꽃속 식물로는 대청부채, 꽃창포, 흰꽃창포, 자아만아이리스, 노랑붓꽃, 타래붓꽃, 제비붓꽃, 만주붓꽃, 금붓꽃, 신부채붓꽃, 노랑무늬붓꽃, 흰노랑무늬붓꽃, 보라노랑무늬붓꽃, 노랑꽃창포, 각시붓꽃, 흰각시붓꽃, 넓은잎각시붓꽃, 솔붓꽃, 붓꽃, 흰붓꽃, 진보라붓꽃, 부채붓꽃, 시베리아붓꽃, 중국붓꽃, 난장이붓꽃 등이 있다.

이중에서 제주에 자생하는 붓꽃속 식물들은 꽃창포, 흰꽃창포, 타래붓꽃, 금붓꽃, 노랑꽃창포, 각시붓꽃, 흰각시붓꽃, 솔붓꽃, 붓꽃, 흰붓꽃 등이 자란다.

솔붓꽃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Ⅱ급인 국가적으로 보호하는 식물이다.

솔붓꽃과 더불어서 제주에서는 매우 보기 드믄 붓꽃속 식물이 있는데 이 식물이 금붓꽃이다.

금붓꽃은 깊은 산속에 꼭꼭 숨어서 자란다.

평소에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를 않으나 꽃이 피게 되면 화려하고 중후한 금색 빛이 잘 들어나 사람들 눈에도 잘 띄는 식물이다.

금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황금(黃金)처럼 보이는 식물이다.

귀한 식물로 쉽게 볼 수 없는 식물이지만 식물체가 작고 아담해서 분재(盆栽)로 안성맞춤인 식물이므로 사람들이 선호도가 높은 식물이다.

사람들에게 선호도가 높다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에게 남획(濫獲)을 당하기가 쉽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조상들은 들에 핀 꽃을 보면 꽃이 있는 곳을 찾아가서 보는 것으로 만족을 하고 꽃을 보면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불렀는데 요즈음은 아름다운 꽃이 핀 식물들을 보면 저걸 내가 어떻게 하면 가져갈 수 있을 까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개중(個中)에는 있는 것 같다.

꽃을 보면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처럼 물욕(物慾)이 생기는 모양이다.

심심산골에 숨어 피는 꽃일수록 사람들이 더 호기심을 가지고 소유를 하려고 한다.

그래서 요즈음은 산이나 오름, 들에 가면 전에 보이던 식물들이 사라져 무언가 빠진 것 같은 허전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귀한 꽃일수록 자생지에서 오래도록 피고 질 수 있도록 보전을 해야 하는데 자고 나면 없어지고 사라지는 현상을 보면 씁쓸하기까지 하다.

금붓꽃은 산기슭 양지쪽 낙엽수아래에서 자라는 식물로 노란색 꽃이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 사이에 길고 가는 꽃대가 나와 꽃이 달리는데 한국 특산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제주에서는 서식지가 한정되어 있고 개체수도 적어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은 아니다.

 

금붓꽃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 식물이 얼마나 탐스럽게 생겼는지 상상이 가는 식물이다.

흔치않은 식물이므로 사람들이 손을 많이 탔는지 몇 년 전에 봤던 개체수에 비해 올해에 찾아보니 현저히 개체수가 줄어들어 제주에서는 멸종직전 단계에 까지 이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으로 간다면 머지않아서 제주에서는 금붓꽃을 자생지에서는 볼 수가 없게 되고 자생지에서 피는 금붓꽃을 보려면 비행기를 타거나 선박을 타서 물 건너 육지로 가야 할 판이다.

금붓꽃은 줄기 끝에서 붓을 닮은 봉오리가 나오고 그 봉오리가 세 갈래로 갈라지면서 노란 꽃 송이가 피는데 꽃말은 ‘기쁜 소식’으로 꽃말처럼 기쁜 소식이 전해질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꽃이다.

봄날 깊은 산속에서 황금빛 금붓꽃을 만나면 누구나 기쁘고 행복한 마음을 느끼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금붓꽃을 김재황 시인은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가득 머금고

봄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추는 금붓꽃

이 세상의 슬픔은 모두 단번에 베어 버릴 듯 높이 뽑은 잎사귀

그리고 먼 세월의 원한이란 원한은 전부 한 번에 용서해 줄 듯

착하게 웃는 꽃으로 하여 봄은 더욱 밝는다.”(김재황시인의 시 “금붓꽃”을 옮겨오다.)

금붓꽃을 사람들이 많이 사랑해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금붓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자생지에서 스스로 피어있을 때라는 생각을 가질 때 금붓꽃이 더욱 빛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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