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거주불능의 지구를 넘겨줄 수는 없다”는 원희룡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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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 “거주불능의 지구를 넘겨줄 수는 없다”는 원희룡 지사
  • 고현준
  • 승인 2020.06.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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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6월5일은 제25회 세계환경의 날..'제주환경을 지켜야 지구가 산다'

 

 

“거주불능의 지구를 넘겨줄 수는 없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3일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이같은 제목의 내용은 5일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제주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이 내용에 따르면 “제가 태어나 자란 곳은 제주도의 남단 중문마을.. 어린 시절에는 반딧불이 깜깜한 밤을 밝힐 만큼 시골 중에서도 시골이었고. 후두둑 비가 온 뒤, 맨발로 집 앞 밭이랑을 걷다 보면 부드럽게 밟히는 흙의 감촉 속에 지렁이가 움직이는 게 느껴져 살며시 발을 빼던 기억이 나곤 한다”고 전하고 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흐른 지금 저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서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이어 생활방역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싸움을 계속해야 하느냐는 도민들의 물음에 속시원한 답을 드리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돌이켜보면 우리가 자연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함부로 다룬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일 수 있다”며 “자연과 함께 자라나 압축성장의 혜택을 누린 세대로서 미세먼지에 이어 바이러스의 습격까지 받게 된 지금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는 ‘공존의 경제학’”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원 지사는 이어 “우리를 이어갈 다음 세대에게 ‘공존불가의 자연, 거주불능의 지구’를 물려줄 수는 안된다”며 “그들이 우리로 인해 피해 당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5일은 환경의 날. 깨끗하고 안전한, 그러면서도 활력 넘치는 미래를 만드는 책임은, 좌우를 넘어, 바로 우리 세대에게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자 한다”고 기고문을 마치고 있다.

원 지사가 뜬금없이 언급하고 있는 ‘거주불능의 지구’는 무슨 말일까..

이는 우리의 상식과 사회의 근간을 뒤엎을 기후재난의 미래에 대해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아 지난 4월에 출간된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책의 제목에서 근거하는 것 같다.

다음은 이 책을 다이제스트한 내용이다.

 

이 책은 최신 연구 자료와 통계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믿을 만한 기후변화의 미래 시나리오와 기존 기후변화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종합해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지구온난화의 실제적인 영향과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환경운동’이나 개인의 윤리적 각성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을 규명하는 이 책은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 등으로 총체적 위기를 맞이한 인류 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기후재난 대응 매뉴얼이자 미래보고서라는 점에서 지금 주목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더 이상 찬반을 나누어 한가로이 논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변화된 환경에서 인류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방법을 강구해야 할 생존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뉴욕매거진’의 부편집장이자 칼럼니스트로 미국 싱크탱크 기관인 ‘뉴아메리카’의 연구원이다. 2017년 7월 9일 지구온난화가 가까운 미래에 일으킬 수 있는 재난 시나리오를 밝혀낸 리포트 '거주불능 지구THE UNINHABITABLE EARTH'를 ‘뉴욕매거진’에 기고함으로써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기록적 한파가 왔으니 지구온난화는 거짓말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과학자들이 제출한 기후변화 보고서를 거부하며 한 말은 “나처럼 지적인 사람도 안 믿는다.” 였다.

2017년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하고 더욱 자신만만하게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트럼프는 결국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에 들이닥쳤을 때 사망자가 3,000여 명에 이르렀는데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2100년까지 1.5도 내지는 2도 상승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2050년 아니 그 이전에 찾아올 끔찍한 미래를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은 제시한다.

그러나 실상은 훨씬 더 무시무시하며 일상 자체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고, 우리에게는 일상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무서운 경고를 하고 있다.

현재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2100년까지 기온이 2~2.5도 상승하리라 예측하므로, 2100년까지 약 3도 혹은 3도를 약간 웃도는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사회적 갈등, 전쟁, 불공정 등 수많은 역경이 지구상에 해결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와중에 기후변화라는 문제가 하나 더 얹어진 상황이 아니라며 오히려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 온갖 역경이 한데 모여 있는 상황인 셈이고 다시 말해 기후변화란 미래의 모든 문제와 해결책을 담고 있는 지구환경 그 자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해수면이 50미터만 높아지더라도 플로리다 주는 북서부 지역에 일부 언덕만 남긴 채 97퍼센트 이상이 사라진다며 … 도시로 따지면 뉴욕, 필라델피아, 프로비던스, 휴스턴, 시애틀, 버지니아비치는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까지 바다 아래에 가라앉는다고 경고했다.

…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 유럽에서는 런던에 더해 더블린, 브뤼셀,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스톡홀름, 리가, 헬싱키,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물속에 잠긴다며 … 아시아에서는 도하, 두바이, 카라치, 콜카타, 뭄바이 등의 연안 도시들이 기억조차 나지 않을 수 있으며 지금으로서는 사막에 가까운 바그다드에서 내륙으로 160킬로미터 들어간 곳에 위치한 베이징까지 쭉 수중 도시 유적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지난 100년에 걸쳐 지구상의 거대 호수는 대부분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는 한때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였지만 최근 수십 년 사이에 부피가 90퍼센트 이상 줄어들었다고 전하는 이 책.

특히 인간 활동 때문에 생물종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속도가 1,000배 가까이 증폭됐을지 모른다는 대멸종 시대를 인류가 살아간다는 말은 오늘날 꽤 흔한 이야기가 됐다고도 전한다.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오존은 더 많이 형성되며 국립대기연구소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에 미국인이 오존 스모그로 고통받는 날수는 70퍼센트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는 것.

2090년대쯤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안전’ 등급을 넘어서는 공기를 마시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20억 명에 이를 것이라며 지금도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매일 1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주녹색당은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전한 이 원희룡 지사의 기고문에 대해 “거주불능의 지구 이전에 이미 제주는 거주불능 상태가 되고 있다”며 “거주불능제주, 거주불능지구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는가?”라고 되묻고 있다.

"현실로 돌아와 원지사가 펼치는 행정을 들여다보면 위의 글과는 정반대여서 도민으로서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비난이다.

한편 세계 환경의 날은 지난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로, 매년 6월 5일로 정해져 있다.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는 국제사회가 지구환경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 첫 번째 국제회의였는데, 이 회의를 통해 인간환경선언이 발표되었고 UN 산하에 환경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을 설치하기로 결의했던 것이다.

이 결의에 따라 설립된 UNEP는 1987년부터 매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그 해의 주제를 선정·발표하며, 대륙별로 돌아가며 한 나라를 정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의 환경의 날 행사 개최국은 콜롬비아로,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해 행사를 개최한다고 한다.

제주에서의 환경의 날 행사는 예년과 같이 열리지 못했지만, 온라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진행중이다.

지난 4일에는 제주제2공항을 반대하는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열리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제주환경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은 개발보다 제주환경에 대한 체계적이고 안정적이고 실현가능한 환경보전대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 제주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이 지구를 함께 지켜나가는 일이 될 것이라는 점을 환경의 날에 다시 한번 더 강조한다.

제주환경을 지켜야 지구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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