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기후변화로 사라질 위험 처한 제주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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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기후변화로 사라질 위험 처한 제주식물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7.1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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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자생지에서 하나 둘 사라져 가는 제주특산식물 한라감자난초

자생지에서 하나 둘 사라져 가는 제주특산식물 한라감자난초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난초들이 자생하는 곳이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윤영균)은 2010년부터 우리나라 난초들이 자생을 하는 분포현황을 조사한 결과 제주도는 전국 112종의 난초 가운데 72.3%에 해당되는 81종이 자생하는 지역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에 자생하는 난초들 중에는 키가 1m까지 자라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난초 중에서 가장 큰 으름난초에서 키가 10㎝도 안 되는 영아리난초까지 다양한 난초들이 자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에는 우리나라 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지정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 된 제주한란이 자생을 하고 있고 2급 식물이 지네발란 등이 자생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제주에만 자생하는 한라감자난초, 한라새우난초, 제주방울난초 등 희귀 난초들이 자생을 하고 있어서 제주도는 우리나라 자생 난초들이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에 다양한 난초들이 자생을 하는 것은 한라산 남북이 기후조건이 서로 다르고 저지대 해안가에서 부터 백록담까지 다양한 식생과 환경조건이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제주도에 분포하는 난초 중에는 땅에 뿌리를 내려 생육을 하는 난초가 74.1%(제주한란, 나리난초, 옥잠난초, 새우난초, 손바닥난초, 나도제비란, 애기제비란, 제주방울난초, 애기방울난초, 방울난초 등 60종)이고, 나무 또는 돌 위에서 자생하는 착생란이 14.1%(풍란, 나도풍란, 지네발란, 콩짜개란, 혹난초, 비자란, 금자란 등 12종), 부엽토에서 자생하는 부생란이 9.9%(한라새둥지란, 제주무엽란, 대흥란 등 8종), 물가에서 자생하는 반수생란이 1.2%(잠라리난초 1종)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 제주한란, 제주무엽란, 한라감자난초, 긴다람쥐꼬리, 은빛세복수초, 바위미나리아재비, 섬쥐손이, 흰그늘용담, 흰알며느리밥풀, 섬잔대, 제주상사화들은 제주도에만 분포하는 제주특산식물들이다.

특산식물(特産植物 : Native Plant, Endemic Plant)이란 특정지역에만 분포하는 식물의 종으로 지리적으로 고립되고 격리돼 전파나 이동능력이 약한 식물들을 말한다.

어느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육하는 고유식물이지만 과거에는 광범위하게 분포하던 종이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분포지역이 좁아지게 된 잔존고유종(Relic Endemics)이거나 새로운 국지적 종(種)분화에 의해 형성된 신고유종(Neo-Endemics)이기 때문에 개체군의 크기가 축소되거나 소집단 상태를 유지하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한다.

 

 

특산식물들은 미세한 환경요인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관리, 보전되어야 할 대상이다.

식물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특정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특징으로 진화를 하는데 이러한 식물들이 그 지역의 고유식물이 된다.

특산식물(特産植物)을 다른 말로는 고유식물(固有植物)이라고도 한다.

한 나라나 특정 지역의 기후 환경에 적응하여 살고 있는 특산식물(特産植物)을 토착식물(자생식물)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지형으로 난대, 온대, 한대의 기후지대가 골고루 갖추어진 기후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토착 식물들이 서식을 하는 최적지가 되고 있어서 수많은 특산 토착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자생식물(自生植物)들은 한 장소에서 오랜 세월 동안 살아오면서 독특한 기후환경과 질병에 저항하며 살아남은 식물이므로 한 지역에 사는 고유식물에 대한 정보는 그 지역의 해당 식물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고 그 지역의 귀중한 유전정보를 축적하고 있어서 자생식물이 유전정보를 활용하여 신품종 개발과 신약 개발을 위해서도 귀중한 유전자원이 된다.

국가에서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유전자원연구는 물론 유전자원 보호와 보존을 위해서 힘을 모으고 있다.

 

토착식물들의 유전자는 국부(國富)를 이루는 중요한 기초 자원이므로 토착식물자원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 자생하는 식물들이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라는 인식으로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보존하고 보호하는데 동참해야 한다.

관계기관에서는 자생식물들이 도채되지 않도록 주민들을 계도하고 이러한 식물들에 대한 개발 및 이용에 대한 연구도 계속적으로 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식물자원 선진국에서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특정 지역에서 자생하는 토착 자생식물(自生植物)들이 유전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도 환경자원연구원에서 3년 동안 제주도 전역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한 결과 제주지역에 분포하는 제주특산식물은 모두 56종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김철수 전 한라산연구소장은 “특산식물은 제주지역이나 우리나라만이 가진 고유한 자원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고 신물질이나 신품종 개발 등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산림청 국립수목원과 협조해서 특산식물을 대상으로 증식을 통한 종 보존을 추진하는 등  추가 조사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식물분포는 해안지역에서 자라는 식물, 해발 600m 이하의 중산간 지역의 곶자왈이나 오름에서 자라는 식물, 한라산 정상 부근과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자라는 식물로 구분 할 수 있다.

제주에서 자라는 특산식물들은 대체적으로 해발 1400m 이상의 산간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되고 있어서 분포 범위가 한정적이고 개체 수가 적은 것이 타 지역의 식물과 비교되는 현상이다.

대부분 특산식물들은 개체 수와 분포 범위가 한정돼 있는데 인위적 또는 자연적 요인으로 자생지 면적이 감소하고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어서 체계적인 종(種) 보전 전략이 마련돼야 할 필요성을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주 특산식물 중에 한라감자난초가 있다.

한라감자난초는 두잎감자난초라고도 한다.

한라감자난초는 입술모양으로 생긴 꽃부리에 혀 모양으로 생긴 꽃이 피는 제주 특산식물이다.

꽃은 7월 초에 긴 꽃대에 여러 개의 황갈색 작은 꽃이 어긋나게 달리면서 밑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꽃대 윗부분까지 피는 총상꽃차례로 키는 40cm 정도 자라는 식물이다.

한라감자난초는 다른 난초에 비해서 군락을 이루면서 자라지 않고 개체별로 자라는 습성이 있는 것 같은 들꽃이다.

한라감자난초가 많이 자라는 자생지라고 해도 군락을 이루지 않으므로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개체수가 많아야 3~4개 정도이다.

다른 난초들은 대부분 포기지어 군락을 지어 자라는데 한라감자난초는 개체들마다 멀찍이 떨어져서 홀로 자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라감자난초를 사진으로 담으려면 대부분 한 두개의 개체만을 카메라 앵글에 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라감자난초는 꽃자루가 길고 가늘어서 앵글에 담으려면 어색하게 담기는 특이한 식물이다.

처음 이 꽃을 보고는 어떻게 앵글에 담을지 어디를 기준으로 해서 담아야할지 한참을 망설였던 생각이 지금까지도 한라감자난초를 담을 때 마다 떠오른다.

제 딴에는 잘 담았다고 생각을 하고 왔는데도 막상 컴퓨터에서 재생을 해보면 어딘지 모르게 허전해 보여서 내가 뭘 담고 왔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식물이다.

그런데도 다음에 다시 담아 와도 만찬가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들꽃이다.

들꽃들 중에서 카메라 앵글에 담는데 까다로운 들꽃 중 하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들꽃이다.

한라감자난초는 꽃자루에 꽃들만 달랑달랑 붙어 있고 무엽란도 아니면서 잎이 하나도 붙어 있지를 않아서 폼이 나질 않는 들꽃이다.

한라감자난초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년전 한라산 700m 고지에 있는 숲속이었다.

다른 난초에 비해 꽃이 화려하지도 않은데 꽃줄기는 다이어트를 했는지 삐삐 말라서 볼품이 하나도 없는 들꽃이라서 맘에 들지 않아 사진을 담지 않고 그냥 돌아 왔던 기억이 있는 들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나태주시인의 말처럼 한라감자난초를 자세히 보고 오래보니 어느새 다정한 친구가 되어 “제 눈에 안경”이란 말처럼 지금은 한라감자난초가 아름답게 보인다.

대부분 들꽃들은 원예종(園藝種)에 비해 작고 볼품없는 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들꽃에 관심을 가지고 깊이 들여다보면 들꽃들도 원예종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꽃이라는 진면목을 볼 수가 있다.

나와 함께 소중한 우리 이웃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행동할 때 나의 자존감이 높아지듯이 들꽃을 볼 때도 하찮아 보이는 들꽃도 우리의 소중한 이웃처럼 생각하면서 볼 때 들꽃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다.

한라감자난초는 꽃이 아름답거나 화려한 편이 아니어서 사람들이 눈여겨보는 난초과 식물은 아니지만 번식력이 약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변화로 이들도 하나 둘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어서 개체수는 날로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자생지에서 하나 둘 사라져 가는 제주특산식물들을 보존하려는 우리들의 애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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