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교주되기는 다 틀렸다..숨 막혀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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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교주되기는 다 틀렸다..숨 막혀 죽겠네.."
  • 김평일 명예기자
  • 승인 2020.07.2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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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제주특산식물이라는 존재감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는 한라새둥지란

제주특산식물이라는 존재감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는 한라새둥지란

 

지구상의 수많은 동물들 중에서 살아가기 위해 특별히 집을 짓고 사는 동물들은 많지 않다.

사자나 호랑이, 곰, 코끼리, 악어, 상어 등 먹이사슬 상충부에 속하는 동물들 은 자기가 살 집을 짓고 살지 않는다.

대부분 짐승들도 자기가 살아갈 집을 스스로 짓고 살지는 않는다.

그에 비해서 사람들은 자기가 거처를 할 집을 짓고 산다.

사람들이 사는 집을 보면 나라마다 민족마다 고을마다 서로 다른 모양의 집을 짓고 살아간다.

사람들이 사는 집들은 민족이나 기후와 자연환경에 따라 집을 짓는 재료도 다르고 집 모양도 모두 다르다.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와집, 초가집, 슬레이트집, 양철집 등 건축 재료에 따라서 집의 이름을 붙였다.

동물 중에도 집을 짓고 사는 동물들이 몇 종류 있다.

대표적인 동물들로 벌, 개미, 곤충, 수달, 새들을 들 수 있다.

동물들은 나무 위, 나뭇잎, 고목의 홈, 나무뿌리, 땅속, 물가 등 동물들이 사는 장소에 따라 집을 짓고 산다.

동물들이 사는 집에도 이름이 붙여진 집들이 있다.

벌들이 사는 집을 벌집이라고 하고 개미들이 사는 집을 개미집이라고 하며 새들이 사는 집을 새둥지라고 한다.

새둥지는 새가 알을 낳아 부화하고 새끼를 키우는 곳으로 새들은 사람을 제외한 동물들 중에서 가장 발달한 집을 짓고 살아간다.

 

'집을 떠난 사람을 둥지를 떠난 사람'이라고도 한다.

흔히, 부모의 곁을 떠나 독립된 생활을 하거나 조국을 떠나 낯선 나라 낯선 곳에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을 '둥지를 떠난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새들이 사는 집과 연관 지어 부르는 말이다.

모든 새들은 날아다니기 편하게 나무위에 집을 지을 것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으나 새들이 사는 집은 새들마다 다양하게 만들고 있다.

땅위나 땅속, 동굴 속, 나무 위, 절벽, 물가, 강가, 해안가, 죽은 나무속, 처마 밑 등 새들마다 독특한 장소에 독특하게 집을 짓고 산다.

마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새둥지는 까치집일 것이다.

까치들은 높은 나무위에 집을 짓고 사는데 이 중 일부는 전봇대 위에 집을 짓고 살아서 정전(停電)의 빌미를 제공하여 사람들의 원성(怨聲)을 사기도 한다.

 

제비는 처마 밑에 둥지를 만드는데 대부분 날짐승들은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을 멀리 하는데 제비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므로 사람들이 사는 집에 자신들이 살 집을 짓고 살아간다.

제비가 사람들이 사는 집에 자신들이 집을 짓고 살므로 '흥부와 놀부' 같은 이야기에서와 같이 제비에 대해서 전해오는 이야기들도 많다.

새들은 새들마다 특성에 따라 새둥지를 만든다.

뭍에서 사는 새들은 나무 위에 둥지를 만들기도 하고 동굴을 보금자리로 이용하기도 하며 땅 속을 파서 둥지를 만들기도 하고 진흙을 개어서 둥지를 만들며 땅 위에나 절벽 틈에 둥지를 만들고 나무의 빈 곳을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기도 한다.

물가에서 사는 새들은 강가나 연못, 해안가 등에 둥지를 만드는데 새들은 수생 식물의 잎과 줄기 또는 조류(말류) 따위를 쌓아올려 뜬집(浮巢)을 만들기도 하고 갈대 속이나 얕은 물속에 마른 나뭇잎이나 마른 나뭇가지 등을 쌓아 둥지를 만들기도 하며 작은 새들은 갈대 등의 줄기를 휘어서 둥지를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새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둥지를 만든다.

식물 중에 새들이 만든 둥지처럼 생겼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식물이 있다.

 

새둥지란이다.

새둥지란은 난초과 식물 중 하나다.

뿌리가 모여 있는 모습이 새둥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 새둥지란이다.

새둥지란은 평안북도 대홍산 숲속의 부식질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 부생식물(腐生植物)로 키가 50cm 까지 자라나 식물체에는 잎은 없고 짧은 뿌리줄기가 뭉쳐나서 새둥지를 닮았고 한 개의 긴 꽃대에 꽃자루가 없는 여러 개의 작은 꽃들이 이삭과 같은 모양으로 피는 부생식물(腐生植物)이다.

새둥지란과 같은 과(科) 같은 속(屬)에 속하는 식물이 있다.

 

한라새둥지란이다.

한라새둥지란은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된 식물로 제주특산식물이다.

한라새둥지란도 새둥지란과 같은 부생식물(腐生植物)이다.

부생식물(腐生植物)이란 동식물의 사체(死體)나 배출물(排出物) 등 유기물(有機物)을 영양원(營養原)으로 하여 생활하는 식물로 엽록소(葉綠素)가 없어서 광합성(光合成)을 할 능력이 없는 식물이므로 사물(死物) 기생식물(寄生植物)이라고 한다.

엽록소(葉綠素)가 없어 식물이 주 업무인 광합성(光合成)을 하지 못하는 식물이므로 썩은 낙엽이 많은 어두운 숲 아래에서 자라고 낙엽과 비슷해서 자세히 찾아보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눈에 쉽게 보이지 않은 식물이다.

그러면서도 한라새둥지란은 난초과 식물 중 하나다.

 

난초과 식물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우아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한란(寒蘭)을 떠올이면서 한라새둥지란도 한란(寒蘭)처럼 아름다운 식물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작 한라새둥지란은 우아하고 화려한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식물이므로 한라새둥지란을 처음 본 사람들은 이 식물이 난초과 식물이 맞느냐고 묻기도 한다.

한라새둥지란을 더부살이(가지더부살이) 식물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버섯이나 이끼종류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라새둥지란은 키가 10cm 미만이고 썩은 낙엽에 덮여서 자라므로 낙엽처럼 보여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면서도 식물체(한라새둥지란)를 밟고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므로 한라새둥지란은 사람들이 발에 밟혀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

 

자연 현상의 변화로도 점차 한라새둥지란이 사라지고 있다.

몇 해 전 태풍이 불 때 폭우가 쏟아진 후 한라새둥지란이 자라던 곳을 찾아가보니 그곳에 있던 흙들이 물에 쓸려 내려가면서 한라새둥지 군락지가 파괴된 후 지금까지 찾아봐도 그곳에서 한라새둥지란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또, 몇 해 전에는 다른 장소에 한라새둥지란 서식지가 발견되었다는 내용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보도가 나간 후 전국에서 야생화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몰려 와 사진을 찍으면서 밟아버려 그 후론 지금까지 그곳에서도 한라새둥지란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새롭게 한라새둥지란이 발견되면 발견한 사람 중에는 한라새둥지란을 보존(保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라새둥지란이 보이지 않게 낙엽을 덮고 가는 경우가 있다.

 

그런 연후에 다른 사람들이 한라새둥지란이 찾겠다고 몰려다니면서 그곳 낙엽 속에 한라새둥지란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밟아버려 한라새둥지란의 살 수 있는 환경들이 하나 둘 파괴되고 있다.

한라새둥지란이 크기가 작은 식물이지만 여러 개체가 한꺼번에 나오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땅에 엎드리게 되는데 이 때 옆에 있는 한 두개체가 따로 나온 한라새둥지란은 사람들이 무의식속에서 꺾이거나 밟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래저래 한라새둥지란은 수난을 당하면서 현재는 한라새둥지란이 자생하는 장소가 극소수로 줄어들면서 제주특산식물이라는 존재감마저 유유님의 시(詩)처럼 희미해지고 있다.

 

한라새둥지란

 

새야 새야 지하에 사는 새야

둥지엔 알도 없고 아기 새도 없다 보니

낙엽 먹는 부생초가 사는 구나

 

땅 위로 고개 내미니

어느 인간 찾아와 넙죽 절을 하여 당황케 하도다

덩달아 무릎 끓고 잘못을 사죄하는 자

고개 숙이며 회개하는 자

온통 낮은 자세로 숭배하는 자 많으니

이참에 종교 하나 만들어 교주가 되고 싶어진다.

 

그런데 아니다.

실컷 떠받들어주는 척하더니만

낙엽으로 덮어 놓고 모두 다 떠나가 버리고 만다

빌어먹을

교주되기는 다 틀렸다

숨 막혀 죽겠네.

 

[유유님의 시(詩) “낙엽 덮이는 한라새둥지란”을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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