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문창우 주교, "제주도민들에게 '사랑의 운동' 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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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문창우 주교, "제주도민들에게 '사랑의 운동' 해 나가고 싶다"
  • 김태홍
  • 승인 2020.11.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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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거행된 제5대 천주교 제주교구장 착좌식.
22일 거행된 제5대 천주교 제주교구장 착좌식.

천주교 제주교구는 22일 오후 2시 제주시 한림읍 이시돌 삼위일체대성당에서 제5대 천주교 제주교구장으로 문창우 주교의 착좌식을 거행했다.

문 주교는 착좌식에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교구장 직은)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세상을 지향하는데 저에게 작은 몫을 해 나가라고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제주에서는 4.3뿐만이 아니라 천주교와 연관됐던 신축교난(이재수의난), 이런 문화적 측면에서 제주와 천주교가 어떻게 만났는지 시발점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며 "오늘날 천주교인들이 그런 것을 반초하고 반성하면서, 다시는 그런 갈등과 상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천주교에서 4.3을 바라보는 한가지 치유의 방법은, 제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넘어서서 '하느님의 사랑의 눈'으로 4.3의 현실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시선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 주교는 "앞으로는 사랑의 가치를 저희 제주교구에 있는 신자들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에게 그러한 사랑의 가치를 전하는 '사랑의 운동'들을 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문 주교는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과 제주 제2공항 갈등 관련해 "모든 일을 해나갈 때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교구장이 되서 엄청난 것들을 해나가는 비책이나 이런 걸 가지고 있다기 보다 제주의 현실, 교회의 현실을 시작하면서 경청이라는 도구를 통해 소통이라고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신축교난(이재수의난)은 1901년 당시 제주천주교회와 당시 제주사회가 충돌했던 한 사건"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 여러 심포지엄 등을 진행했고, 지난 2003년에는 서로 화해선언문을 서로 나누기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신축교난 120주년을 맞으면서 심포지엄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도움을 받아서, 관덕정과 황사평, 과거 하논본당이라는 곳에서 신축교안과 같은 아픔이 있었던 곳들에 (기념비)제막을 준비해 가려고 한다"면서 "(화북동)황사평에 성당을 짓고 '화해의 탑' 성당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문 주교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관련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에 '성 김대건 신부 표착 기념관'이 있다"면서 "매달 한 번씩 성 김대건 신부 표착 기념관에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한 뒤 배를 타고 차귀도로 가 표착 재현 행사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문 주교는 "코로나로 인해 좋은 점은 신앙의 소중함을 발견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예전에는 의무적으로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미사를 참석했었던 상황이었다면, 코로나로 인해 자신에게 신앙이 무엇인지, 그 전에 당연하게 했던 것들의 소중함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문 주교는 "천주교 제주교구는 지난날 제주의 아픔을 평화와 사랑, 기쁨의 가치로 승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함에 보답할 수 있는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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