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4-120"은 '마력의 민원해결' 전화 , 하지만 그 실상은 다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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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4-120"은 '마력의 민원해결' 전화 , 하지만 그 실상은 다르다고..?"
  • 고현준
  • 승인 2021.02.07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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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모처럼 칭찬받는 민원해결사지만 민원처리방식은 주먹구구 못 벗어나

 

 

 

제주도의 종합민원전화 064-120은 마력의 전화번호다.

제주도에 대한 모든 민원이 이곳에서 모두 해결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전화한 후 “제주도에 대한 인식을 좋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많이 듣는다.

실제로 육지에서 제주도에 촬영을 왔다가 필요한 렌즈가 없어 부심하던 한 촬영감독은 “이곳 민원전화번호에 전화를 한 후 해결돼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제주도의 이같은 민원처리방식을 크게 칭찬한 바 있다.

또한 본지에 예술인에 대한 지원 등에 대한 문의를 해온 한 도민에 대해서도 이 번호를 알려준 후 “안내를 잘 받았다”며 “이런 번호가 있을 줄 몰랐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이처럼 언제 버스가 도착하는 지, 버스시간이나 버스노선 문의는 물론 사소한 일상생활의 각종 민원사항 등 064-120이 주는 마력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 민원전화는 일종의 제주도의 해결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응대 또한 친절해서 좋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아직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본지에 제보해 온 도민들의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이를 지적하며 모자란 부분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한다.

한 도민이 연로한 모친을 병원으로 모셔가야 해서 064-120에 “노인을 병원으로 모셔가야 하는데 차량을 지원하는 부서가 있는지 전화번호를 알고싶다”고 했더니 “그런 지원차량이 있다”며 전화번호를 주었다고 한다,

해당부서에 전화를 했더니 “치량지원은 가능한데 먼저 등록을 하야 한다”며 “심사기간은 3일 정도가 걸리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선정될 수 있을 지는 모른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지금 당장 필요해서 전화를 했는데 될지 말지도 모르는 심사를 언제 기다리느냐”고 했더니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 도민은 “상위부서가 어디냐”고 묻고 “민원전화 안내와 실제가 다르니 민원전화에서 안내할 때는 정확한 안내를 하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이 직원은 “사실 이 차량지원은 전국적인 일이고 전국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그렇다면 안내를 제대로 잘 하도록 민원전화 안내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전화내용과 실제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는 안내만 제대로 했으면 민원인이 기대를 갖고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고 실제로 병원이동에 대한 사설 교통이용회사가 있어 민원전화에서 이를 안내하면 되는 일이라 아쉬움이 컸다는 얘기였다.

또 하나의 사례다.

건물에 물이 나오지 않아 064-120에 수도 민원전화를 했더니 제주시상하수도본부에서 “곧 직원을 보내 확인하겠다”고 했다.

얼마후 제주특별자치도 표지를 한 차량이 나타나 수도계량기를 찾아 몽키로 한번 돌리고 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수도는 문제가 없다”며 “내용을 모르겠으니 수도업체에 문의하라”며 그냥 가 버렸다고 한다.

몽키 한번 돌려보고 “시청에서 공사를 한 것이라고 해도 업체에 알아보라”고 하는 것이 전부였다는 설명이었다.

할 수 없이 이 도민은 설비공사를 하는 사람을 불렀다고 한다.

이 업체사람은 “펌프실이 어디 있느냐고 묻고는 가장 먼저 펌프실부터 확인했다”고 한다.

펌프실로 갔을 때 이미 물은 콸콸 소리를 내며 수돗물이 나오고 있었다는 것.

이 업체는 “물이 있을 때 잠겼다가 물이 없으면 자동으로 펌프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고 자세히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고 한다.

물이 잠긴 곳을 확인해 보면서 이미 수돗물이 다 고쳐져 정상화된 것을 알았다는 것이었다.

이 도민은 “소방공사 중 잠시 상수도 밸브를 잠근 것을 모르고 물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았다는 사실도 뒤늦게 확인했다”고 한다.

이는 일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민원인은 해결을 원하는 것이지, “민원이 생겼으니 가서, 왔다 간 흔적만 남기라”는 뜻은 아닐 것이다.

돈이 안 되는 작은 일이라는 생각이었을까.

이 건물에는 물이 이틀이나 나오지 않아 식사는 물론 화장실 등 엉망인 상황이었다.

입주 주민들은 거의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몽키 한번 돌리고, 업체에 문의하라며 가 버리는 그 모습은 전문직 해결사의 자세는 아니었다는 얘기다.

노약자 차량지원은 사실 이해할 만한 일이라 하더라도 제주시 상하수도본부의 이같은 보여주기식 민원처리는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상하수도본부가 수도민원에 대해 만약 용역을 준 사람이라면 이런 용역업체는 강력한 페널티를 주던가 용역을 해지토록 해야 할 것이다.

일반 설비업체보다 못한 실력으로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대강대강, 얼렁뚱땅, 하는 척 하는 행정은 제주도가 자랑할 수 있는 민원전화의 평가에는 맞지 않는 태도다.

제주도가 모처럼 칭찬받고 있는 민원전화의 마력에 걸맞게 행정도 민원인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도록 한 차원 더 발전해 주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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