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문화칼럼)한라산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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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문화칼럼)한라산의 숨결
  • 강문칠 기자
  • 승인 2012.06.18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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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전 제주예총 회장,음악평론가. 작곡가)

 

 

 

요즘음의 한라산은 신록이 한창이다. 연두색이던 나뭇잎은 어느새 짙푸른 색으로 가득하다. 푸르름으로 변한 한라산에서 계곡을 찾는다. 산을 보며 계곡을 잊어버린 지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며, 계곡 아래를 뒤척인다.

물이 흐르지 않는 계곡, 왠지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당연히 흐르고 있어야 하는 물이 없다. 제주에는 이런 곳이 많다. 그늘에 앉아 잠시 호흡을 고른다.

 

나는 물이 있는 계곡을 찾는 중이다.
항상 기억하는 곳 중에 물이 흐르는 장소를 찾아서 길을 떠난다.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것만큼 기쁜 만남을 위한 곳,

물이 흐르는 계곡을 찾아야 한다.
그곳은 새가 날고, 지저귀는 곳이다.
물이 있어야 내가 숨 쉬고 있음을 알고, 너도 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내가 찾는 길은 원(圓)이 아니다. 나는 현재의 길에서 전혀 다른 길을 찾고 있으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한라산의 숨결을 듣고 그의 호흡을 같이하려 한다. 물이 흐르고 있음을 안다는 것은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새로운 물, 새로운 길,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뜻하는 그러한 길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걸어가는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계곡에서 만난 물만큼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그 속에서흔적을 찾는다. 그와 나 사이에 숨겨진 존재 가치를 찾으며, 잔잔히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며, 산새가 우지 짓는 한라산의 어느 계곡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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