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자배봉유아숲 체험..우리가 숲에서 호흡을 하면 숲이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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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커스)"자배봉유아숲 체험..우리가 숲에서 호흡을 하면 숲이 큰다.."
  • 고현준
  • 승인 2021.04.18 23: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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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산림휴양관리소 유아숲체험원 4월 처음 시작..숲치유 프로그램 만든 가시리포레스트 이미미 대표

 

 

 

”딱따구리체조 준비.. “

”야아..“

 

”더 크게..“

”야아아..“

 

”자 딱따구리 한 마리부터 갈게요..“

”네..“

 

”딱따구리 한 마리가 나무를 쪼아요..“

”쿵닥쿵닥..“

 

”딱따구리 두 마리가 나무를 쪼아요..“

”쿵닥쿵닥 쿵닥쿵닥..“

 

아이들의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발을 구른다,

”쿵닥쿵닥 쿵닥쿵닥..“

딱따구리 채조는 세 마리, 네 마리로 계속 이어진다.

 

 

 

유아원과 유치원 아이들이 참가하는 유아숲 체험이 최근 신설돼 서귀포시 지역에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입소문을 타고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5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위치한 자배봉유아숲체험원을 찾아 아이들이 자연에서 나무와 교감하고 나무씨앗을 심는 활동에 나서는 모습을 직접 따라가 보며 이를 현장 취재했다.

이날 자배봉유아숲에 버스를 타고 도착한 아이들은 삼삼오오 입구에 귀여운 모습으로 줄을 맞춰 서서 산림교육지도사인 권영란 선생의 구령에 맞춰 함께 체조를 하고 주의사항을 들었다.

이날 참가한 아이들은 이제 곧 만나게 될 자연과의 교감을 기대하는 궁금증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얼굴들을 한 모습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시대..아이들이라고 해서 이 전쟁보다 무서운 급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왜 모를까..

모두의 얼굴에는 마스크를 쓰고, “지렁이는 이렇게 걸을까, 이렇게 걸을까?‘라는 권영란 산림교육지도사의 질문에 ”이렇게요..“라며 꿈틀거리는 모습을 연출할 때는 이제 아이들도 자연과 동화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선생님은 이어 ”올라 갈 때는 지렁이 걸음으로 가요”라며 지그재그로 걸어가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렇게 시작된 숲체험..

이들 아이들이 처음 만난 숲은 솔방울 줍기 놀이를 하는 소나무 아래였다.

솔방울을 주워 그릇에 담아 옮기는 단순한 놀이였지만 아이들은 참 열심히도 솔방울을 그릇에 담아 날랐다.

 

 

 

그 다음은 나무의자에 앉아보는 체험이었다.

다음 코스는 봄이 되니 나무를 심는 체험으로 나무씨앗을 땅에 심고 그 씨앗에 물을 주는 체험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은 씨앗을 심고 물통에 물을 담아 금방 심은 씨앗에 물을 듬뿍 주었다.

아이들은 이렇게 숲을 걷고 마음껏 뛰놀며 봄 햇살이 가득한 숲을 마음껏 즐겼다. 꽃둘조차 이들 아이들이 반가운듯 봉오리 가득  꽃까지 피워 반겼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는 마지막 코스는 자배봉 정상에 올라 마음껏 소리를 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가시리포레스트 이미미 대표를 현장에서 만나 잠시 인터뷰를 했다.

 

-유아숲체험은 어떻게 이뤄지나..

“숲체험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9개월 동안 2주마다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절기라는 말은 들어가 있지 않지만 24절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기 때문에 한달에 두번은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언제 시작했으며 누가 참여하나..

"이 프로그램은 이미 육지부에서는 5년전부터 시작됐다. 제주에서는 올 4월5일부터 처음 시작했다. 서귀포시 지역에 있는 모든 유치원과 연락해 유치원생들을 선착순으로 받고 있고 이미 11월까지 계획이 만들어져 있다. 앞으로 연간 약 5천여명이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지원은 어디서 받나..

“산림청 지원으로 모두 무료로 운영된다.다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한달에 반드시 2번은 와야 한다는 다짐을 받고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단, 어린이 관리와 양질의 교육을 위해 보통 12명-16명 내외로 하여 이 인원은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참여한 이후 분위기는 어떤가..

“처음에는 보통 교사들이 한번 숲에 왔다 갔다고만 할 정도로 사진만 찍고 가시려는 분도 있었지만 그건 아이들에게 도움이 안된다고 했다. 먼저 그날 배우게 될 숲에 대해 미리 동화책을 읽게 하고 이 동화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이 프로그램에 다 들어가도록 했다. 여유롭게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 놓고 놀수 있도록 해주고 9개월 동안 월 2회 참여하여 연 18회 정도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런 여건이 안 된 분들은 한 달에 한번만 참여하도록 하는 곳도 있다.”

 

-한 달에 두 번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숲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니 적어도 2주에 한번은 와야 힐링이 되고 치유가 되었다는 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성과는 지금은 짧은 시간이라 말할 수 없지만 앞으로 부모님께 설문지를 보내 아이들의 변화를 알아볼 예정이다.”

숲치유 프로그램 만든 가시리포레스트 이미미 대표

 

-숲에 온 아이들은 어떤가..

“숲에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 숲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는 등 나름 변화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숲은  아이들이 많은 교육을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닌 숲에 대해 알아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

우리가 숲과 따로 살아 가는게 아니라 숲이 바로 우리 곁에 있고 숲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살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 숲교육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아이들이 조금 전 숲을 걷다가 개미다 하면서 개미를 밟고 지나갔다. 아직은 아이들이 생명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숲에 있게 되면 개미도 있어야 하고 그래야 다른 곤충도 살게 된다는 것과 그들과 우리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개미도 생명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 명함에 생태명상공동체라고 돼 있는데 아이들 숲교육과 명상과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명상은 호흡이고 집중이다. 우리가 숲에 오는 이유는 좋은 공기를 마시러 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숲을 키우기 위해서 온다고 얘기한다. 우리 인간은 동물이고 숲은 식물이다. 동물과 식물의 교감은 호흡이다.

우리가 이산화탄소를 내놓으면 식물은 그것으로 호흡한다. 그러면 식물은 산소를 준다. 동물은 그 산소를 마시고 생명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한테 우리가 숲에 와서 호흡을 하면 숲이 큰다는 얘기를 하면 아이들이 굉장히 호흡도 잘하고 집중한다. 그래서 우리 다섯 번 숲을 위해서 호흡해 보자고 하면 아이들도 집중하면서 호흡한다. 나는 그것을 몰입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어른처럼 앉아서 좌선을 하는게 아니라 숲에서 호흡하면 숲을 키운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숲을 존중하면서 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그런 교육이 되면 어른이 되어서도 나무 하나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런 교육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원래 전공이 간호학이다. 나는 호스피스 전문간호사였다. 호스피스 간호사는 끝까지 생명줄을 놓지 않고 의료행위를 한다. 그러나 유럽에 가 보니 자기생명을 자기가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게 해서 숲과 연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치유적인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10년 전에 간호사를 그만 두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다른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인지..

“아이들이 숲에서 이런 명상을 통해 집중을 하게 되면 일탈도 하지 않을 거고 좀 더 건강하게 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유치원부터의 수업을 만든 것이다. 앞으로는 청소년 프로그램도 새로 만들 생각이다. 2-3년전부터 문체부와 연계된 청소년 꿈의 생태공장도 만들어 운영했다.

또 하나 숲밧줄 놀이터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다. 토요일에 열리는 이 놀이터는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여 아빠가 만든 놀이터에서 놀게 된다. 아빠는 밧줄을 배워서 밧줄을 매주고 아이들은 아빠를 위해서 만들기를 하게 된다.

그렇게 아빠와 만나 같이 노는 프로그램이다. 자배봉은 아빠가 만든 숲밧줄놀이가 있고, 붉은오름에서는 장애인 프로그램과 할머니 할아버지 등 가족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프로그램은 서귀포휴양림에서 시작할 에정이다.

결국은 이런 프로그램을 해서 좋다는 것이 아니라 통계로 또는 수치로 결과를 내고 싶은 연구를 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프로그램이 좋아 라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좋아? 하는 것이 수치이고 그게 내가 연구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장애인 관련 석사논문을 썼고 박사과정은 원예학을 전공, 숲치유 논문을 준비중이다”

 

-유아숲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부모님들에게 당부히고 싶은 말은..

“저희들은 비가 오는 날도 오라고 한다. 숲은 화창한 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비 오는 날은 비오는 날 대로 좋다. 그런 날은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허락한 날이기 때문에 망가져서 놀 수도 있어야 한다. 부모님들이 좀더 오픈된 마인드로 아이들에게 온 숲을 즐기려는 시간을 주려면 날씨에 상관없이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어린이들을 위한 이 유아숲 체험프로그램은 제주에서 지난 4월5일부터 처음 시작됐다.

서귀포 산림휴양관리소 유아숲체험원(서귀포자연휴양림,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자배봉유아숲)은 민간위탁 사업으로 '생태명상공동체'와 ’가시리포레스트(대표 이미미)‘가 운영하고 있다.

이미미 대표(56세)는 “제주에는 모두 7개의 유아숲이 운영되고 있다”며 " 3곳을 맡아 운영중"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태어난 고향은 서울이지만 경남 진주에서 자랐다. 이제 제주에 정착해 살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야 할 세대의 아동들이 자연 속에서 자라 생명을 존중히 여기고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고민할 수 있는 어른이 되도록 지도하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벌써 소문이 자자하다.

권영란 산림교육지도사
박영철 선생
박영철 산림교육지도사

 

이날 만난 어린이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권영란 산림교육지도사는  "숲에서 아동 스스로가 적응하며 자유롭게 자신의 내면을 발현 할 수 있도록 하고, 잠재적 능력을 개발하고 발휘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박영철 산림교육지도사 또한 "이미미 대표와 함께 이들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책임감 있게 이끌고 있는 산림교육지도사들은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기다릴 줄 아는 지도자들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높다"고 했다.

자배봉유아숲체험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이 유아숲 프로그램은 어릴 때부터 환경이 무엇인지, 또 얼마나 중요한 지를 직접 체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고 알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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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청암 2021-04-19 12:11:39
아주 유익하고 의미 있는 기사 잘 봤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보배입니다. 숲은 더 큰 보물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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