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 12주년 기념특집) 습지와 용천수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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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 12주년 기념특집) 습지와 용천수 보존
  • 양수남 제주환경연합 대안사회국장
  • 승인 2021.04.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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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고) 양수남 제주환경연합 대안사회국장, “용천수와 습지는 문화재 관리차원에서 다뤄져야”

 

본지는 창간12주년을 맞아 최근 제주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제2공항 문제와 계곡파괴, 습지와 숨골 등 다양한 화두를 정해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원고를 받아 특집을 기획, 보도합니다. 특히 제주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주도의회는 물론 세계환경도시와의 비교를 통해 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이들 기획특집에 참여하신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제주환경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에 그 기고와 인터뷰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사료됩니다. 아울러 이에 대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부터 대담을 통해 그 해결방안을 묻는 자리도 함께 마련했습니다. 부디 제주환경을 위해 잘 이해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시면 좋겠습니다(편집자주)

 

 

 

(특집기고)용암이 만든, 제주의 습지와 용천수

 

 

현대 과학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지구 외의 행성에서는 생명체의 존재를 찾지 못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을 때 가장 첫 번째 유력한 증거는 바로 물의 존재 여부이다.

즉, 지구도 물이 있었기에 생명체가 시작될 수 있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물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에 생태계에서도 물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물이 있는 곳 중에서도 습지는 땅과 물이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매우 높은 생태적 다양성을 갖춘 곳이다.

생태학에서는 지구상의 6%만이 습지이나 전 세계 모든 종의 20% 이상이 습지를 생활터전으로 살고 있으며 해양생물의 경우는 약 60%가 습지에서 산란 또는 서식을 한다고 본다.

또 어업활동의 약 90%가 직간접적으로 습지에 의존하고 있다 . 사실상, 습지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습지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늪, 수렁, 연못, 호수, 오아시스, 강의 하구와 가장자리뿐만 아니라 용천수, 논, 저수지도 습지에 포함된다. 이상은 내륙습지이고 연안습지는 조간대 자체를 가리킨다.

즉, 밀물 때는 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는 드러나는, 우리가 흔히 바릇잡이(고둥, 조개 등 해산물을 잡는다는 뜻의 제주어)하는 곳이다. 그래서 제주도 해안 253km 조간대 모두가 연안습지이다. 이를테면 도외 지역에서는 갯벌이 중요한 연안습지에 해당된다.

제주도에는 다양한 습지가 있다. 제주도 해안선 모두가 연안습지에 해당되고 내륙습지도 상당히 많다. 더군다나 육지부와는 달리 화산섬이기 때문에 매우 독특한 습지들을 갖고 있다.

제주어로는 ‘빌레’라고 부르는 용암지대 위에 습지가 형성된, 용암습지가 많이 분포해 있다. 또한 도외 지역에는 없는, 물장오리 습지 등 ‘오름’이라는 독립화산체 안에 형성된 특이한 습지도 많다.

하천의 습지도 도외 지역과는 다르다. 국내 습지보전법의 내륙습지의 범위 안에 강(江) 자체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주 하천은 다르다. 도내 146개의 하천 중 대부분이 건천이지만 용암이 굳으면서 만들어진 특성으로 인해 소(沼)가 수없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소도 내륙습지에 포함된다. 이 소를 중심으로 하천뿐만 아니라 하천 주변의 생태계도 건강하게 유지된다. 이 소에는 양서파충류, 어류, 수서곤충뿐 아니라 수많은 조류와 포유류가 드나든다. 생태계의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독특한 제주 하천의 습지는 지난 수십 년간 행정당국의 ‘하천정비’사업에 의해서 무참히 파괴되었다. 제주 하천의 특징인 소와 기암괴석들도 파괴되어 도로처럼 평탄화되었는가 하면 양변의 울창한 상록활엽수림도 사라졌다.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5년간에도 29곳의 하천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공사비만 3300억 원이 넘는다.

이뿐만이 아니라 중산간에 산재한 용암습지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매립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또한 습지정비 사업에 의해서 중산간 마을마다 하나씩 있던 마을연못도 원형을 잃고 콘크리트화 되었다. 연안습지는 해안도로에 의해서 파괴되거나 단절된 곳이 부지기수이고 해안매립, 관광단지 개발 등으로 상당부분 원형이 훼손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내륙습지인 용천수도 상황이 심각하다.

제주도는 국내에서 용천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하지만 1,000개가 넘어가던 용천수는 현재 700개도 채 남지 않았다. 그동안 도로개발, 택지개발 등 각종 개발 사업을 하면서 매립되거나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남아있는 용천수들도 정비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상당수가 원형이 훼손되었다.

용천수는 지하수의 얼굴이다. 또, 용천수는 제주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므로 문화재 관리차원에서도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용천수를 포함한 수많은 습지들은 법적 테두리 바깥에 있는 곳이 상당수다. 제주의 자연자원을 보전하는 것은 곧 제주의 관광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고 결국 제주경제에도 선순환을 가져온다. 자연생태계의 핵심축인 습지 보전의 제도화는 그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다음은 양수남 제주환경연합 대안사회국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용천수와 습지는 문화재 관리차원에서 다뤄져야”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제주의 용천수와 습지는 제주선조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문화재 관리차원에서도 다뤄져야 한다”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현대 과학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는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도 지구 외의 행성에서는 생명체의 존재를 찾지 못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을 때 가장 첫 번째 유력한 증거는 바로 물의 존재 여부”라고 강조했다.

양 국장은 “지구도 물이 있었기에 생명체가 시작될 수 있었다”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물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에 생태계에서도 물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이 있는 곳 중에서도 습지는 땅과 물이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매우 높은 생태적 다양성을 갖춘 곳이다. 생태학에서는 지구상의 6%만이 습지이나 전 세계 모든 종의 20% 이상이 습지를 생활터전으로 살고 있다"며 "사실상, 습지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습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습지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늪, 수렁, 연못, 호수, 오아시스, 강의 하구와 가장자리뿐만 아니라 용천수, 논, 저수지도 습지에 포함된다”며 “이상은 내륙습지이고 연안습지는 조간대 자체를 가리킨다"고 강조했다.

양 국장은 “제주도에는 다양한 습지가 있다. 제주도 해안선 모두가 연안습지에 해당되고 내륙습지도 상당히 많다”며  “제주어로는 ‘빌레’라고 부르는 용암지대 위에 습지가 형성된, 용암습지가 많이 분포해 있고 또한 도외 지역에는 없는, 물장오리 습지 등 ‘오름’이라는 독립화산체 안에 형성된 특이한 습지도 많다”고 말했다.

 “도내 146개의 하천 중 대부분이 건천이지만 용암이 굳으면서 만들어진 특성으로 인해 소(沼)가 수없이 산재해 있다”며  “이 소에는 양서파충류, 어류, 수서곤충뿐 아니라 수많은 조류와 포유류가 드나든다. 생태계의 오아시스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독특한 제주 하천의 습지는 지난 수십 년간 행정당국의 ‘하천정비’사업에 의해서 무참히 파괴됐다”며 “제주 하천의 특징인 소와 기암괴석들도 파괴되어 도로처럼 평탄화되면서 양변의 울창한 상록활엽수림도 사라졌다”고 우려했다.

 

인터뷰=김태홍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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