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평리 군산일본군갱도진지
위치 ; 안덕면 대평리
시대 ; 일제강점기
유형 ; 방어유적(갱도진지)
안덕면 대평리에서 바라본 군산(표고 334.5m)은 영락없이 뿔이 두개 달린 형상이다. 정상부에 서면 모슬포 송악산에서부터 서귀포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제주섬 남서쪽 해안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요충지다. 한 때 이 오름은 고려 목종 10년(1007년)에 일어난 서산(瑞山)분출의 진원지가 군산이라는 설이 제기돼 주목받기도 했다.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이 곳 역시 일본군의 전쟁야욕이 남긴 갱도진지가 남아 있다. 한라일보(060928)에 따르면 군산에는 모두 8개의 갱도진지가 구축돼 있다고 한다.
일본군이 남긴 '제58군배비개견도' 등 관련 병력배치도를 종합하면 군산 일대에는 일본군 제111사단 포병연대와 제1야전병원 등이 주둔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또 군산 북측에는 111사단 예하 보병 제245연대가 주둔한다. 군산은 245연대본부 주둔지로 보이는 논오름과 월라봉 등과 함께 미군의 제주서남부 일대 상륙에 대비한 강력한 진지인 것이다.
군산의 많은 갱도들은 단산~산방산~월라봉~군산 라인이 일본군의 핵심 주저항진지임을 보여주는 흔적들이다. 군산, 월라봉, 안덕계곡 등지 주둔 일본군은 '모리야마(森山)부대’로 불렀다고 한다.
정서 방향 9부 능선에 있는 갱도는 총 길이가 1백20m 정도로 대형이다. 서남쪽으로 난 입구는 폭 90cm, 높이 60cm 정도로 작지만 내부 진입로는 최대 폭이 250cm에 이른다.
갱도는 송이층과 암반층을 뚫고 만들었다. 갱도는 30m 정도의 진입부를 지나면 양쪽으로 나뉜다. 하지만 왼쪽 갱도는 무너져 있는 반면 오른쪽으로 난 갱도는 70~80m 정도 이어졌다.
폭은 135cm, 높이는 180cm 내외다. 이 갱도는 길이에 비해 방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밖에 없다. 때문에 내부에 군병력 주둔용 보다는 병력의 이동로 용도로 구축되지 않았나 추측된다.
갱도 끝부분은 바깥쪽과 관통시키려던 한 흔적이 있으나 무너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필자는 서쪽 봉우리 바로 가까이에 있는 갱도와 예래동 지경 산책로 주변 갱도밖에 확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