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생태숲』 꽃이 저리 고운데 이름이 야속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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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와 사초 그리고 찔레꽃, 청미래덩굴 등이 어지럽게 헝클어져 자라는 사이에서 연분홍 꽃차례들이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냅니다.
고사리와 나란히 자란 줄기 끝에서 펼쳐진 연분홍 산방꽃차례가 어찌 그리 고운지 홀린 듯 다가가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곁 고사리 잎 뒷면에 매달린 연녹색 물체가 먼저 눈길을 끌더군요. 다름 아닌 메뚜기가 벗어놓은 허물입니다. 허물조차도 살아 움직일 것처럼 생생하여 그 모습이 아주 신기합니다.
다시 고개를 돌려보면 역시나 분홍빛 꽃차례가 어여쁩니다. ‘쥐오줌풀’ 꽃이 피었습니다. 저리 예쁜 꽃을 펼치는 식물의 이름이 쥐오줌풀이라니 누가 이름을 지은 것인지 얄궂습니다. 그렇지만 다 이유가 있겠지요? 뿌리에서 풍기는 냄새가 쥐오줌 냄새와 비슷하다고 하여 ‘쥐오줌풀’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쥐오줌풀은 산지의 약간 습한 곳이나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은 5-8월에 가지와 줄기 끝에서 연분홍빛으로 피어 산방꽃차례를 이루지요. 끝이 다섯 개로 갈라진 통모양 꽃부리 안쪽에서 3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길게 뻗어 나온 모습이 참 곱습니다. 꽃이 핀 모습은 마타리나 뚝갈을 닮았습니다.
꽃 아래쪽으로 아직 시들지 않은 잎들이 보입니다.
줄기에서는 5-7개로 갈라진 잎들이 서로 마주 보고 돋아나 있더군요.
그 줄기 끝에서 피어난 꽃들이 아주 곱습니다. 곤충들이 많이 모여들 텐데 날이 흐려서인지 좀처럼 날아들지 않더군요. 어쩌면 꽃 앞에 쪼그리고 앉은 사람 때문에 모여들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쥐오줌풀은 어린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뿌리를 약재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
한라생태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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