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일뤠중저’ 모시는 일뤠당.. 동광리 볼래낭도르할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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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일뤠중저’ 모시는 일뤠당.. 동광리 볼래낭도르할망당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1.08.19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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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 가지에 지전 물색 명실이 걸려 있는데 특이한 것은 복주머니들이 매달려 있다

동광리 볼래낭도르할망당

 

위치 ; 안덕면 동광리 오거리 남쪽 300m 지점. 동광로118번길14번지 남쪽 50여m
시대 ; 미상(조선시대 추정)
유형 ; 민속신앙

동광리_볼레낭도르할망당 신위석

 

동광리_볼레낭도르할망당 제단

 


동광리 볼래낭도르일뤠당(할망당)은 ‘일뤠중저’를 모시고 있는 일뤠당으로 매달 7, 17, 27일에 당에 다닌다. 당의 중앙에 신의 명칭을 새긴 비석이 있고, 그 앞에 신목이 있어 지전물색을 걸어 놓았다.

당에 갈 때에는 메 2기를 가지고 가며 서광동리 주민들이 다닌다. 이 당의 신은 호근이모르 정좌수의 딸이라고 하는데 산육․피부병을 고쳐 주는 신이다.(남제주군의 문화유적 348쪽)

시멘트로 만든 비각 속에 있는 비석에는 한글로 ‘건곤동 양씨 위하던 퐁남밭당 조상님 동광정씨 본향으로 청내합니다 乙巳四月二十日 李壬生 근입’이라고 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다른 마을에서와 같이 신의 이름만 쓴 것이 아니라 가지갈라다 모신다는 말을 쓴 것으로 뜻을 풀이할 수 있다. 여기서 乙巳年은 1965년이다.

동광리는 원래 무등이왓으로 불리던 마을로서 지금의 마을터가 아닌 동광 검문소 있는 동남쪽을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다. 사삼 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에 마을을 재건하면서는 사람이 살지 않았던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이 당은 ‘묵은동광’(촌로들은 원래의 동광 즉 무등이왓을 이렇게 표현한다) 때부터 현 위치에 있었다고 하는데, 내력을 보면 원래는 서광동리에서 가지갈라왔다고 한다.

현재 동광리에 거주하는 양성용씨의 고조부이신 양씨 할으방이 서광리 관전밭에서 ‘가지깽이’를 발견해서 그것이 본향이라고 동광으로 모셔다가 섬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4331년 9월 13일. 동광리 거주 80세 현정선 할머니, 66세 신원국 할아버지)

‘가지깽이’는 밥그릇 뚜껑을 뜻하기도 하고, 심방이 굿할 때 쓰는 무구(巫具)를 뜻하기도 하는 말이다.


메는 두 그릇 또는 세 그릇을 가지고 가는데 세 그릇을 가지고 가는 경우는 다른 고장에서 이곳에 시집온 사람들이 자기를 따라온 귀신이 있다고 해서 따로 모시는 경우라고 하는데 이 메는 작은 보시기를 이용한다.

그 밖에 ‘바르쾨기 두 마리나 시 마리 더 가졍 강 올려둠서 절 서너번 허곡 성은 아무가이 만고펜안허게 허여 줍서 허영 말 골앙, 메 호꼼 허곡 바르쾨기도 호꼼 끈엉 제반궁기드레 드리쳐뒁 오는 거주. 이딘 할마님이고 할으방은 서광리에 신디 할망이 돝 그시련 먹언 내움살 남뎅 허연 따로 좌정하게 되었젠 허주. 게난 서광리 당엔 돝괴길 안 쓰곡 이디 할망당에 돝괴길 올리는 법이 된 건디. 경헌디 이딘 당이 세여.’(4331년 9월 13일. 동광리 거주 80세 현정선 할머니)

1950년에 경찰이 당을 부순 적이 있다고 한다.

‘이봉춘 순경이 오란 총 쏘멍 동네 사름덜 모다 놓안 낭을 그치렌 허난 그 큰 후박낭을 끊어부렀주. 서광리 사름이 그 낭은 실러단 숯 구웡 팔았뎅 허는디. 그 이순경인가 하는 인 1년도 못 되연 사삼사건도 거의 끝나가는디 금악 아래 옹포리 가곡 고림동 가는 갈림길 시커리에서 습격받안 죽어부러서.’(4331년 9월 13일. 동광리 거주 66세 신원국 할아버지)

오래 전에 묵은동광 시절에는 당굿을 했었다고 하는데 포제로 바꾸어 버려서 현정선 할머니가 이곳에 시집온 뒤로는 당굿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포제는 묵은동광 정도왓에 제단이 있었는데 1973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고 한다.


당은 동광리마을회관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200여m 가다가 길 서(오른)쪽에 있는 소나무 등 여러 가지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곳으로 들어서면 숲 안에 당이 있다. 이름모를 커다란 나무를 휘감은 송악 가지에 지전 물색 명실이 걸려 있는데 특이한 것은 복주머니들이 매달려 있는 것이다.


본풀이는 다음과 같다.


〔동광본향은 일뤠중저한집님인디. 성친(姓親)은 호근모르 정좌수의 딸로서 제주목사 시절에 일수장(一所場) 이수장 삼수장 사수장 오수장 육수장 칠수장 팔수장 구수장 십수장 십일수장 십이수장 십삼수장까지 국매(國馬)를 심어선 일마감 이마감 삼마감까지 왼 귀를 떨어서 그 한집이 받고. 그러니 욕심이 씨고 어긋지긋하니 가는 이 오는 이에 인정을 받고 제주목사신디도 국매를 심어서 바찔 때엔 또시 왼 귀 한 착을 딱 끊어서 바치고.〕제일은 1월 14일 과세, 1월 15일 말 불임, 7월 14일 마불림, 10월 15일 시만국제 (제주도 무가본풀이사전 532~533쪽)
《작성 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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