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사냥꾼, 생태계 교란 침입외래종 ‘등검은말벌’, 기생자 첫 발견..
상태바
꿀벌사냥꾼, 생태계 교란 침입외래종 ‘등검은말벌’, 기생자 첫 발견..
  • 고현준
  • 승인 2021.10.15 14: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수목원 '관련 산업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생태적, 공중 보건적 피해가 증가, 추가 연구 시급 '
등검은말벌 배 마디 사이에 관찰되는 큰턱말벌부채벌레의 머리 부분

 

 

침입외래종이면서 꿀벌을 주로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진 등검은말벌의 성충에서 기생자를 처음으로 확인됐다.

등검은말벌은 관련 산업의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생태적, 공중 보건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종으로 방제를 위한 연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최영태)은 15일 산림 내 말벌류의 생물학적 방제 방안에 관해 지난 2019년부터 경북대학교 최문보 교수팀과 함께 공동연구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의 경우 천적이 거의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며 이같은 우려를 전했다.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에서 첫 유입 사례가 보고된 이후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퍼졌으며, 2019년에는 환경부 생태계교란 생물로도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주로 사냥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관련 산업의 경제적 피해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생태적, 공중 보건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방제를 위한 연구가 시급한 종이다.

등검은말벌의 복부 내부에 기생한 말벌부채벌레 위용(유충이 번데기가 된 후 피부가 경화)

 

그 동안 등검은말벌의 생물학적 방제를 위한 노력을 통해 지난 2019년에 토착천적인 ‘은무늬줄명나방’, 2020년에는 포식천적 ‘멸종위기종 담비’를 발견한 바 있으며, 올해는 2종의 부채벌레가 등검은말벌에 기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국립수목원은 "전국 산림에 대한 말벌류 분포 조사 과정 도중 등검은말벌의 복부에 기생하고 있는 부채벌레류를 확인, DNA염기서열 등의 확인을 통해 말벌부채벌레(Xenos moutoni)와 큰턱말벌부채벌레(국명 신칭)(X. oxyodontes) 2종임을 최종적으로 밝혀냈다"고 밝혔다.

특히, "말벌부채벌레(X. moutoni)에 기생당한 일벌의 경우 사냥 및 둥지 건설 같은 본연의 임무를 거의 수행하지 않아, 해당 벌집의 확장을 저해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며 이는 말벌이 초기 단계의 군체에서 세력을 확장시키는데 악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등검은말벌 복부 속에서 꺼낸 말벌부채벌레 위용

 

연구에 함께 참여한 경북대학교 최문보 교수는 “국내 토착 말벌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등검은말벌이 최초 침입지역인 부산지방에서는 우점종이 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등검은말벌의 방제를 위한 천적 탐색 등의 기초연구는 지속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립수목원 김일권 연구사는 “등검은말벌 기생자의 발견은 국내 자생생물들의 외래종에 대한 적응을 보여주는 듯하다”며 “특히 이번에 확인된 기생자를 활용하면 등검은말벌의 세력확장을 저해할 수 있는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아직 이들의 정확한 생태적 특성 연구가 미비하여 추후 숙주나 말벌 군체에 미치는 영향 등 기생자로서의 가치를 알기 위한 추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