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 연무정의 부속건물 ..건입동 좌연각(左演閣)터(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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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문화] 연무정의 부속건물 ..건입동 좌연각(左演閣)터(멸실)
  • 고영철(제주문화유산답사회장)
  • 승인 2021.10.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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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예에 힘쓰던 병사들이 휴식과 여흥을 즐겼던 곳 추정

건입동 좌연각(左演閣)터(멸실)

 

위치 ; 건입동 제주동초등학교 북쪽 울타리 부근
시대 ; 조선후기
유형 ; 관아건물 터

좌연각터
건입동_좌연각터

 


좌연각은 건입동에 있던 조선 시대 누각이다. 『탐라지(耽羅誌)』에 “재연무정지북(在演武亭之北)”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연무정 북쪽에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인 헌종14년(1848)에 판관 탁종술이 세웠고, 액자는 김정희가 썼으나 전하지 않는다. 연무정과 함께 사라져서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디제문)

이 때 제주목사는 장인식이다. 김정희 글에‘與張兵使寅植’(장인식 병사에게)이라는 제목의 글이 여럿 있는데 그 가운데에 좌연각이라고 명명하게 된 사연이 있다.


“… 찬유헌(贊猷軒)은 자못 열백번 생각해 보아도 이곳 堂閣의 편제로는 끝내 적당하지 못하외다. 혹시 內地(=서울)에서 졸필을 청구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러는가 하고 의심도 했으나 명확하게 알지 못해서 지난 번 편지에 질문한 바 있었는데 지금 回示를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는구려.

찬유(贊猷) 두 글자는 만약 의정부 대신의 청사에 건다면 적당하며 또 혹 비국(備局)의 제재(諸宰)가 거처하는 곳이라면 어울리려니와 어찌 海島의 한낱 小吏가 휴게하는 곳에 이것으로 서편(署扁)한대서야 되겠소.

가령 지금 한 기문을 지으면서 이르기를 ‘통판의 직은 바로 찬유하는 것이다’라 한다면 타당하겠소, 않겠소? 이렇기 때문에 전번 답서에 아순(雅馴)하지 못하다고 말했고, 지금 또 襯當하지 못하다고 거듭거듭 말하는 것이외다.


속담에 한 가지 크게 웃을 만한 일이 있으니 ‘묘지기 집 제사에 대광보국(大匡輔國)의 계호(階號)를 썼다’는 것과 마찬가지요. 통판은 바로 치경생(治經生)인데 다만 외기만 하고 文意에 익숙하지 못하므로 이런 유오(謬誤=誤謬)가 있었으니 왜 바르게 고치지 않고 내버려 두는 거요? 이는 확실히 하나의 작은 일이지만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거외다.


인정(仁政) 두 글자는 상하를 통하여 다 쓸 만도 하지만 인정(仁政)만은 뽑아서 호를 건다면 이는 법전(法殿=대궐)에나 襯當하며 아순하지만 만약 監, 兵營의 징청각(澄淸閣) 운주헌에다 이 두 글자를 건다면 襯當하다 하겠소, 아순하다 하겠소?

이는 감히 題를 하지도 못할 거고 함부로 걸지도 못할 거외다. 어리석은 소견으로는 빨리 고치는 것이 온당할 것이며 만일 고친다면 좌연각(左演閣)으로써 게(揭)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좌연(左演)의 義는 곧 演武亭의 곁에 한 閣을 부설한 것이며 左는 바로 古字로 佐의 뜻이어서 演武를 參佐하는 일이니 의향에 어떨지 모르겠소.


상량문에도 다만 찬유헌 세 글자를 고쳐서 좌연각으로 한다면 원문이 이미 완성된 뒤라도 역시 무방할 것이며 상량문 끝 글귀에 나타난 八千里의 글자는 중국에 있어서는 된다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어울리지 않을 성싶으니 八을 二로 고치는 것이 아무래도 무방할 듯싶사외다.


편액 글씨는 神氣가 조금 안정될 때를 기다려서 쓰겠다고 전번 편지에도 말한 바 있거니와 지금 또 거듭 청하오니 잠시 늦추고 다그침이 없기를 바라오. 찬유도 고쳐 정한 뒤에 아울러 써서 봉정할 생각이니 편의에 따라 재량하여 다시 가르쳐 주시오.”(블로그 한산草堂)


좌연의 뜻을 풀이해 보면 左는 古字로 佐의 뜻이어서 演武를 參佐(=補佐)하는 의미라는 것이다. 연무정 건물은 현재 동초등학교의 북서 방향에 있었으니 연무정에서 보면 좌측이 되기도 한다. 즉, 좌연각은 연무정의 부속건물이었던 것이다.


제주동초등학교 북쪽 울타리에 붙여 세워진 현장의 안내 표석에 따르면 무예에 힘쓰던 병사들이 휴식과 여흥을 즐겼던 곳으로 본래 좌연각 주위에는 대나무로 울타리를 둘렀었다고 한다.
《작성 1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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