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칠 문화칼럼)쌍이굴(雙耳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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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칠 문화칼럼)쌍이굴(雙耳屈)
  • 강문칠 기자
  • 승인 2012.08.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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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의 숨어있는 문화재..선녀의 전설 애절
강문칠(전 제주예총 회장,음악평론가 .작곡가)


 

정방폭포 전경

서귀포에서 동쪽으로 가면 정방폭포가 나온다. 정방폭포는 동양에서는 바로 바다로 물줄기가 바로 떨어 진다고 해서 유명하다.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들이 폭포 주변에 몰려든다. 폭포를 뒤로하고 서쪽으로 약 200m여를 가면 굴이 하나가 나온다.


그것이 쌍이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장소를 모르고 있다. 서귀포시민도 잘 알지 못한다. 그곳을 가려한다면 높은 바위 틈을 올라가고 때로는 바위와 바위 사이를 뛰어 넘어야 한다. 대부분의 관광객과 주민들은 정방폭포 물줄기와 떨어지는 물줄기만을 감상하다 돌아간다. 서쪽으로는 더 이상 가지 않고, 쌍이굴에 대한 정보도 없어서 그쯤에서 관람을 끝내곤 한다.

쌍이굴에서 본 섭섬의 전경

쌍이굴(雙耳屈)에 대한 전설은 다음과 같다.


“옛날 옛날에 정방폭포 근처에 건장한 사내가 살았다. 사내는 농사와 어업에 종사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그는 보름날 밤이면 늘 정방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목욕을 했다고 한다. 늘 혼자서 목욕을 하고 나면 언제나 상쾌해지고, 바다 바람을 맞으면서 밤 바다를 감상하고는 집에 돌아가곤 했다.

어느 보름이 되어 마찬가지로 목욕을 하기 위해 정방폭포에 도착을 해 보니, 달빛 사이로 여인이 혼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무 사이에 몸을 숨기고는 여인의 모습을 한참 넋이 나가 감상을 하다가, 여인이 벗어 놓은 옷을 숨겨 버렸다.

쌍이굴 내부

목욕을 마친 여인은 자신의 옷을 찾아보니 총각이 이미 숨겨 버린 후라 찾을 길이 막막해 있는 사이에, 사내가 그녀 앞에 등장한다. 밤늦은 시각에 여인이 어이해서 혼자서 목욕을 하고 있는지를 묻고는, 여인은 정방폭포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목욕을 하고픈 생각에 이곳에 왔노라고 애기를 한다.

그러나 옷을 못 찾아서 허둥대고 있다고 말을 한다. 그러나 사내는 시치미를 떼고, 자신의 옷을 벗어서 임시방편으로 간단하게 몸을 감추어서 자신의 집으로 모셔서 가게 된다. 사실은 이 여인은 하늘에서 내려 온 옥황상제의 딸인 선녀이며, 선녀도 간혹 하늘에서 내려와 아름다운 정방폭포에서 목욕을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선녀의 옷을 입어야 하늘을 올라갈 수가 있는데 옷이 없어서 꼼짝 없이 서귀포에 살 수 밖에 없었다. 사내는 선녀와 결혼을 하게 되고 행복한 세월을 보내게 되었다. 아들과 딸을 낳아 행복한 생활을 하던 중에 옥황상제가 딸을 찾아 백방으로 찾고 있던 중에 자신의 딸이 서귀포 정방폭포 근처에서 이승의 총각하고 삵도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

옥황상제는 대노하여 사내를 꾸짖는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손자 손녀가 있지 않는가? 용서를 하고 딸만 데리고 하늘로 올라 가버린다. 그러면서 사내에게 딸이 보고 싶으면 뱀으로 환생하여 이 지역 바다를 찾으면 여의주가 있을 텐데, 그것을 찾으면 승천하여, 그때에는 그 모든 것을 용서하고 사위로 인정하고 행복하게 살게 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리고는 딸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 가버리고 만다. 그 사내는 실망하여 매일을 정방폭포가 떨어지는 물가로 가서 정신을 잃은 채 멍청하게 아내의 모습도 그려보고, 아내가 목욕을 했던 근처를 찾고는 떠날 줄을 몰랐다.

세월은 흘러 500년이 되었다. 하늘로 승천하기 위하여 귀가 두 개가 달린 뱀으로 환생한 사내는 이제 서귀포에서는 살 수가 없어 정방폭포 서쪽 동굴에 몸을 숨기고 살게 되었다. 매월 보름, 달이 휘엉청 밝은 밤이면, 폭포수로 몸을 언제나 정결하게 하면서 늘 기도를 한다.

 

제발 여의주를 찾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간곡하게 빌고 또 빌었다. 500년이 되는 해에 서귀포 앞 바다, 동쪽으로 지귀도(지귀도), 섭섬(섭섬), 문섬(문섬), 새섬(새섬), 범섬(범섬)의 구역을 샅샅이 훑어 보았다.

뱀은 매달 정월 초하루날과 여드렜 날이면 용이 되기 위하여 용왕에게 기도를 드리곤 하였다. 그러나 여의주는 찾을 길이 없었다. 아내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와의 깊은 사랑의 흔적이 남아있는 정방폭포,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굴에 오면 몸은 천근만근이 되어 힘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찾을 길 없는 여의주, 동시에 올라갈 수가 없는 하늘나라, 옥황상제께 기원한다. 제발 여의주를 못 찾아 하늘을 갈 수 없다 하드라도,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여전하며, 늘 아내를 그리면서 살아왔노라고--마침내 이무기는 여의주를 찾지 못하여 생명을 마감한다.

자신의 놀이터인 섭섬과 문섬 사이를 활동 무대로 했던 추억을 마음에 담고, 그 바다에 지치고 헐벗은 몸을 던진다”


 

이런 전설이 있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지금도 쌍이굴이 안으로 들어 갈수록 좁혀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서귀포에 소중한 문화재가 될 수 있는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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