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먹이연쇄 파괴 도미노현상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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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먹이연쇄 파괴 도미노현상 일으켜
  • 제주환경일보
  • 승인 2009.04.2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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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가 개구리에 미치는 영향이란 반치명적인 농축에 의한 것이다. 치사량에 이르지는 않는다. 새로 생태응용학지(Ecological Applications)에 실린 연구가 내린 결론이다. 유명한 살충제인 말라시온(malathion)을 극소량으로 개구리(wood frogs와 leopard frogs)에 투입한 연구진들은 이 화학물질이 개구리들을 직접적으로 죽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그 대신 과학자들은 간접적으로 이 살충제가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에 영향을 미쳐 전체 먹이연쇄를 망가트린다는 분석을 내렸다. 지구적으로 양서류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살충제가 그 영향 중 하나이며 화학물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다 많은 연구조사를 제안했다.

학계는 양서류에 미치는 직접적인 독성학적 영향은 해석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인식해 왔다. 독성테스트의 대부분은 동물이 살고 있는 생태계에서 몇몇 종을 샘플링한 후, 실험실에서 특정의 한 종에 살충제가 미치는 치사효과를 살폈다.

EPA와 같은 규제관청들은 살충제가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이런 연구들에 의존해 왔다. 그렇지만 이런 연구들은 환경중에서 발견되는 것보다 보다 높은 농도의 화학물질을 사용했다. 게다가 연구들은 단일노출 시나리오를 이용한다. 현실 생태계에서는 불가능한 얘기다. 다양한 화학물질이 비와 바람에 끊임 없이 이동해 오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기 위해 피츠버그대(University of Pittsburgh)의 릭 렐리아 교수와 니콜 딕스 교수는 300갤런의 탱크에 인공 연못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 연못에는 두 종류의 부유 유기물질이 투입됐다. 피토플랑크톤(phytoplankton; 식물성 플랑크톤)과 주플랑크톤(zooplankton; 동물성 플랑크톤)이다. 피토플랑크톤은 작은 조류로 주플랑크톤이 잡아 먹고 산다. 연못 바닥에는 다른 종류의 조류가 투입됐다. 페리피톤(periphyton)이다. 올챙이의 먹이다. 그리고 이 연구의 저자들은 두 종류의 개구리를 투입했다. 나무개구리(wood frogs)와 범개구리(leopard frogs)다. 나무개구리는 올챙이가 다 자라기까지 5주가 걸리며 범개구리의 경우 성장이 느려 9주가 걸린다. 두 종 모두가 연못에 산다.

연구진은 많이 사용되는 말라시온을 탱크에 투입했다. 다양한 종류의 곤충을 박멸하기 위해 농장이나 주거지역에서 사용되는 살충제다. 모기약으로 보건당국이 이용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적은 양으로 환경적으로 가능한 농도를 투입했다. 리터 당 10-250 마이크로그램 정도다. 이 실험은 7주에 걸쳐 진행됐다. 그 결과 연구진은 해당 농도로 올챙이들이 직접적으로 죽지는 않지만 동물성 플랑크톤 대부분이 죽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성 플랑크톤이 줄어 식물성 플랑크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그리고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페리피톤의 에 햇빛 공급을 차단, 그 수를 급속도로 줄었다. 그 결과 올챙이들의 먹이가 부족해졌다.

빨리 자라는 나무개구리들은 이 변화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렇지만 범개구리 올챙이들은 이 현상에 심각하게 반응했다. 80일 뒤, 연구진은 범개구리 중 40%가 성숙하지 못 하고 괴사한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지구적으로 양서류의 수가 줄어드는 이유를 살충제 때문이라고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겉보기에는 무해한 수준의 널리 사용되는 살충제가 먹이연쇄를 통해 연쇄작용을 일으킨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캐나다 환경부 과학연구부 독성학자인 크리스틴 비숍 박사는 이 연구에 대해 “독특한 분석”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말라시온이 일으키는 복잡한 연쇄작용을 연구한 것으로서 실험이 상당히 어렵다는 이유다. 비숍 박사는 연구진이 거대하고 복잡한 실험 세팅을 해야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이 연구에서 찾은 함의는 살충제가 개개의 종에 미치는 영향 대신 한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생태응용학회/인바이론먼트 캐나다(캐나다 환경부), 정리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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