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 장수하는 섬..1백세 이상 24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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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 장수하는 섬..1백세 이상 240명"
  • 이원종
  • 승인 2013.04.14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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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10배 면적 장수 섬- 이탈리아의 사르데냐(Sardinia)

 

▲ (사진제공=이원종 교수)

사르데냐섬, 백세 이상 노인이 240여명 살고 있다는 곳.

제주도의 10배정도 되는 면적에 160만명이 살고 있다.

이탈리아 본토의 큰 항구 도시인 시비타베키아항구에서 밤 10시 30분에 배가 출발하여 7시간만인 새벽 5시 반에 사르데냐섬의 북동쪽 올비아(Olbia)항구에 도착했다.


사르데냐는 남성이 장수하는 섬.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남성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 (사진제공=이원종 교수)

전 세계에서 남자로서 가장 오래 살아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인 안토니오 토드(Antonio Todde)도 이곳 블루존의 자그마한 마을 티아나(Tiana)에서 1889년에 태어났다.

그는 이미 2002년에 11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가정도 장수가정이다. 그녀의 여동생은 100세, 다른 여동생은 97세. 그의 아버지는 90세, 어머니는 99세까지 살았다.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에서의 100세 이상 장수하는 남녀의 비율이 4.7로 장수하는 여자가 월등히 많다. 그러나 사르데냐에서는 2.43, 그 중에서도 우르젤레이, 플라나, 아르제나 등 중동부의 블루존에는 1.35로 다른 지역에 비해 장수하는 남성들이 많다.

▲ (사진제공=이원종 교수)

마이클 폴레인 벨기에학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이곳 오글리아주를 중심으로한 오글리아연구를 실시했다.

사르데냐어인 (Akentannos, 백세까지)을 따서 아키아(AKEA)연구를 실시하여 블루존(blue zone)이라는 이름을 붙인 곳이다.


다음 날 블루존의 한 곳인 우르젤레이(Urzulei)로 향했다. 이 마을의 인구는 1,000명에 불과하지만 90세 이상 노인은 10여명.

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은 역시 남성으로 98세인 포투나토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아고스티노라는 아들과 손자들과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말없이 하루 종일 벽난로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아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말이 없다. 손을 만져보니 손이 차갑다.

▲ (사진제공=이원종 교수)

할아버지는 이제 삶의 끝자락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할아버지 아들의 설명으로는 할아버지는 아침에는 우유와 삶은 계란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점심과 저녁에는 파스타와 치즈, 채소로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아들은 “할아버지는 소식을 하여 평생 동안 살이 쪄 본 적이 없다”며 몇 년 전에 찍은 사진을 선물로 나에게 준다.

이미 아내와 첫째 아들은 세상을 떠났으며 이제 삶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할아버지. 지금 할아버지는 그의 삶에 만족을 할까? 죽음 이후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할아버지의 온화한 모습에 고개가 숙여진다. 할아버지의 아들은 할아버지가 1940년 이티오피아에서 찍어 고이 간직하고 있는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지금도 일요일이면 성당에 나가 예배를 드린다는 할아버지의 건강비결은 소식, 안정적인 가정생활, 종교적인 신앙심이 장수의 비결로 보인다.

▲ (사진제공=이원종 교수)

사르데냐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도시의 인구가 유입될 기회가 적고 사르데냐인들도 그 동안 씨족사회를 이루며 살아왔다. 이곳에서 나이가 많은 여성들의 체격이 독특하다.

작은 키에 엉덩이가 큰데, 검은 주름치마를 입고 있으며 어깨에는 검은 털실로 짠 쇼울을 걸치고 있다. 작은 사람들이 오래 산다고 한다고 하는 말에 실감이 간다. 여성들은 잘 웃지 않고 무뚝해 보이며 강인해 보인다. 웃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낮선 외국 사람인 내가 반갑게 인사를 건내 보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내보이지 않으려는 듯이 살며시 미소를 지을 뿐 말이 없다.

이곳은 모계 중심의 사회라고 한다. 여성들이 바닷가에 근접해 있는 산속에서 척박한 땅을 일구며 어려운 생활을 꾸려가다 보니 그들을 더 강인하게 만든 것 같다.

여성들은 억척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반면에 남성들의 삶은 무척 낙천적으로 보인다. 남성들의 낙천적인 생활 방식이 이곳 남성들을 장수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남성들이 살기에 좋은 곳으로 보인다.


사르데냐 사람들에겐 이들 사람들만이 먹을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이 있다. 사르데냐 섬에서도 산이 많은 블루존에서는 염소를 많이 키운다.

이곳 사람들은 돼지고기나 쇠고기보다는 염소고기를 더 많이 먹는다. 이곳에는 예전에는 산이 많아 교통이 불편하여 자급자족해야만 했다.

곡식마저도 귀한 산간마을이었다.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어 보리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펴서 빵을 구워 먹었다. 그 당시에는 얇게 바삭바삭하게 구운 빵 맛이 구수하고 고소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세몰리나’라는 노란색의 굵은 밀가루가 보리가루를 대신하게 되었고 그것이 발전하여 현재 그들이 즐겨먹는 ‘카르티무지카’가 되었다.

지금도 매년 일 년에 한번은 마을 전체가 옛날의 보리빵을 만들어 먹으며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카르티무지카’에는 올리브오일을 넣지 않고 얇게 구워 만든 피지오루(Pigiolu), 올리브오일을 섞어 구워 만든 구티아(Gutia), 세몰리나를 넣어 구워 만든 인테그랄레(Integrale) 등이 있다.


이 곳 사르데냐인들은 아침에는 신선한 과일과 통밀빵으로 식사를 한다. 점심과 저녁에는 파스타나 통밀빵을 주식으로 하고 양배추, 시금치, 케일, 브로콜리 등 신선한 야채와 올리브오일을 매일 먹는다. 생선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마늘과 양파를 양념으로 사용한다.

보통 점심이나 저녁 식사에는 한 두 잔의 레드와인을 마시는 등 지중해식 식사를 하고 있는 것이 장수의 비결로 보인다.
 

 필자 이원종 교수는..

   
이원종 교수
이원종교수는 22년 전부터 강원도 강릉 교외의 농가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다. 농사짓는 교수로도 유명한 이원종교수는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노스다코타주립대학교에서 식품공학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KBS 아침마당, 생로병사의 비밀, MBC 스페셜, SBS 건강스페셜 등 각종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으며, 그의 저서로는 ‘100세 건강 우연이 아니다’, ‘영혼의 식탁’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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