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물..국가개조의 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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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눈물..국가개조의 시발점
  • 고현준 기자
  • 승인 2014.05.19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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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단원고 학생들과 세월호 희생자들과 함께 흘린 눈물

 

 

국민들은 대통령의 눈물을 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공개석상에서 한 지도자의 눈물을 보는 일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대통령은 함부로 눈물을 보일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눈물을 많이 흘리는 지도자를 국민들은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런 대통령이 국민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대국민담화문 발표장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처음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이 많지 않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언젠가 슬픈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지켜보려던 많은 사진기자들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가 눈물을 보이지 않자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에게 “박 대표가 눈물을 흘리지 않아 아쉬운 말을 전했다”는 얘기를 들고 “나는 눈물이 매말라 버렸나 봐요”라는 말을 했다고 할 정도로 강인한 인물이다.


그처럼 역사속에서 가장 큰 슬픔을 겪었을 박 대통령에게 웬만한 일은 그다지 큰 일로 다가올 것 같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보였다(사진=청와대 제공)

하지만 이번 박 대통령이 흘린 눈물은 70년대 육영수 여사를 청와대에서 떠나 보내던 박 정희 대통령이 육 여사의 운구차를 밀며 보여준 눈물 이후 가장 이슈가 될 만한 눈물로 보여진다.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어린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권혁규군,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주고
또 다른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군,
세월호의 침몰 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군.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님과 양대홍 사무장님,
민간 잠수사 고 이광욱 님의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봅니다.

저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2월 한참 대선 유세로 바쁜 와중에 교통사고로 불의에 숨진 고 이춘상 보좌관의 발인식에 참석, 운구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오늘 처음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많은 눈물을 보였다.

이날 박 대통령이 흘린 눈물은 아마 단원고 학생들과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백여명 가까운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흘렸을 눈물임에 틀림없다.

함께 이 나라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다짐의 눈물이고 약속의 눈물이기도 하리라.

이날 박 대통령은 초기 구조에 실패한 해경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안전행정부에서 안전업무를 도려내고 행정자치업무만 수행토록 하겠다는 특단의 대책도 내놓았다.
 

앞으로 관피아를 없애고 공무원 발탁도 50% 정도는 일반인 중에서 전문가 집단으로 중앙에서 선발위원회를 만들어 뽑겠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먹을 거리를 통해 돈만 탐하는 악의 무리를 발본색원 하겠다는 뜻을 내놓았다.

앞으로 사람의 목숨을 갖고 장난하는 탐욕스러운 사람들은 물론 청해진해운처럼 문제가 발생한 업체가 국민의 세금으로 빚을 탕감받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은 절대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가 새롭게 개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담화문 발표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개혁에는 희생이 따른다.

박 대통령은 해경폐지라는 극단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는 읍참마속의 의미일 것이다.

더불어 다른 각 부처는 물론 공직사회에 변화와 개혁을 스스로 추진하라는 추상적인 명령과도 같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각급 기관과 학교에서는 안전훈련을 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제 보여주는 일회성 행사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대통령의 눈물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어이없는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더 이상 공직사회를 보며 한숨짓는 일이 없도록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나라가 어떻게 개조돼 갈 것인지 변화의 추이를 바라봐야 한다.

 국민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흘리는 눈물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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